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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 '자연주의 육아', 예방접종 거부가 최선일까


지난 9월 BCG(결핵) 예방접종 부작용으로 허벅지 뼈에 염증이 생기고 성장판이 손상돼 제대로 걷지 못하게 된 박모 군의 사례가 보도되면서 신생아 예방접종에 대한 찬반논란이 뜨겁다. 결핵 예방접종은 생후 4주 이내 맞는 신생아 필수 예방접종 중 하나다.

박모 군의 사례처럼 백신이 자폐증이나 아토피, 경련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고 약이 아닌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면역력을 획득하고 싶다는 것이 이유다.

특히 백신에 함유된 수은과 페놀, 포르말린이 질환보다 더 위험하고 영아의 경우, 백신에 대응하는 힘이 약해 부작용 발생 우려가 더 크다는 것. 또 홍역과 백일해, 풍진 등은 예방주사를 맞지 않아도 질환이 발생했을 때 치료가 가능하고 감염병도 평소 외출 후 손 씻기만 잘해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점도 근거다.

최근에는 이를 ''자연주의 육아''라 칭하며 아기를 키우는 부모들 사이에서 화두로 자리 잡고 있다.

■ 우리나라 예방접종 부작용 신고, 5년 간 1200건 이상

예방접종 부작용에 대한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2년부터 2016년 7월) 예방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는 1268건이다. 이 중 사망 신고도 26건에 달한다. 하지만 예방접종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백신 종류별로는 BCG가 334건으로 가장 많았고 폐렴구균(23가다당질) 225건, 인플루엔자 161건, 일본뇌염 56건, 폐렴구균 36건, B형간염 33건, DTaP(DPT) 31건, DTaPIPV 28건, Td 15건, Tdap 11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중 다수가 신생아 필수 예방접종에 포함된 백신이다. 태어나 돌(생후 12개월)까지 맞아야 하는 필수 예방접종은 9개다. 결핵 예방하는 BCG, B형 간염, 뇌수막염 예방접종, 소아마비 예방접종, 폐렴구균, 그리고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등을 예방하는 DPT와 홍역과 유행성이하선염(볼거리), 풍진을 예방하는 MMR, 수두, 일본 뇌염 등이 기본이다. 최근에는 로타바이러스 예방약도 출시돼 시판되는 등 늘어가는 추세다.

■ 백신에 포함된 미량의 수은 함유량, 부작용 일으킬까

''자연주의 육아''가 부작용의 원인으로 꼽는 수은 문제도 처음 제기된 것은 아니다. 지난 2007년 제32회 보건학종합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국내 유통 백신 중 수은함량 및 인체노출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전체 함량 중 56.7%가 에틸 수은으로 구성된 유기수은화합물의 일종인 치메로살(Thimerosal)은 DPT, B형간염, b형 헤모필루스(Haemophilus)인플루엔자와 같은 백신의 살균 및 보존제로 사용되고 있다고 적혀있다. 에틸수은은 인체에 유입되면 신경발달장애와 언어장애, 자폐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백신에서 최고 843.55㎍/L의 수은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국가필수예방접종표를 기준으로 백신 접종으로 인한 수은 노출량은 횟수 당 0.00~0.42㎍이며 평균 수명을 70세로 가정했을 때 최대 22.24㎍의 수은에 노출된다고 발표했다.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의 저자 스테파니 케이브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반드시 접종해야 하는 백신에는 수은, 페놀, 포르말린, 알루미늄 등 중금속이 들어있다"며 "생후 6개월까지 아이들의 간은 담즙 생산을 제대로 못해 해독작용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수은의 양이 적더라도 신생아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 예방접종과 자폐증 연관관계, 끊임없는 논란

MMR 주사와 자폐증의 연관관계에 대한 논란도 많았다. <예방접종을 어떻게 믿습니까>에는 2004년 뉴욕타임즈에 게재된 기사를 소개하며 MMR이 도입되던 1987년에서 1988년 사이 자폐증 환자가 3배로 증가했으며 1998년에서 2002년 사이 또 2배 증가했다고 설명한다. 또 MMR 주사가 크론병과 염증성 장 질환, 대장염을 포함한 다른 위장질환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방접종 부작용으로 자폐가 생겼다는 부모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예방접종이 자폐를 부른다>)도 있다. 4개월 된 엘리아스는 9가지 질환을 예방하는 주사 4대를 맞은 뒤 심한 발작성 경련을 일으켰다. 이후 돌을 맞을 때까지 45번의 경련을 겪으면서 자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결국 중증 자폐진단을 받았고 책에는 엘리아스처럼 예방접종 후 자폐증상이 나타난 다양한 사례를 담고 있다.

2010년 환경성 질환을 주제로 한 한 논문을 보면 퇴행성 자폐증은 정상적인 발달을 하다가 어느 시점부터 증상이 나타나면서 자폐증으로 가는 형태를 말한다. 자폐 아동의 25%가 퇴행성 자폐증이다. 정상 발달 과정 중 나타나기 때문에 산후의 환경적 요인을 중요한 원인으로 보는 데 그 중 주목을 받는 것이 MMR 예방접종이다. 하지만 명확한 인과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적혀있다.

■ 자연면역 오히려 위험할 수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생아에게 백신을 맞히지 않겠다는 ''자연주의 육아''가 더 위험하다 주장하는 쪽도 있다. 접종받는 아이들에 비해 부작용의 비율이 낮고 예방접종과의 인과가 명확치 않다는 것. 또 전문가들은 오히려 자연적으로 질환에 노출돼 생기는 면역이 예방접종보다 효과는 크지만 질환이 유발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확률도 크다고 설명한다. 예방접종은 바이러스를 약하게 만들어 항체를 생성하게 하는 반면 자연면역은 바이러스에 직접 감염되면서 면역력을 획득하는 데 그 과정에서 바이러스 자체가 일으키는 부작용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두의 경우, 뇌수막염이 대표적이다. 또 예방접종은 개인의 건강관리 목적도 있지만 학교와 같이 단체 생활을 하는 데 있어 감염병 예방이라는 목적에서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예방접종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확률이 높다. 백신 자체의 효과와 부작용 모두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예방접종의 불편한 진실7>의 저자의 주장이 눈길을 끈다. 저자인 후지이 스케 씨는 "홍역, 백일해, 디프테리아, 파상풍, 풍진, BCG 등 과거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켰던 전염병은 이제 무서운 질병이 아니다"라며 "집단 예방접종을 중단하고 아이 개개인의 환경과 상태에 맞춘 맞춤 접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덧붙여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보고과정도 체계화 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현재는 부작용이 나타나도 접종과의 연관성으로 보기보다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방접종, 선택은 개인의 몫이 맞다. 하지만 정부와 의료진은 효과만큼 부작용에 대한 연구와 정확한 정보를 개인에게 제공해야 할 책임도 반드시 있다.

글 :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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