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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2년]한화 이용규(인터뷰①)"선수들, 오기와 욕심 생겼다"


한화로 FA 이적 후 3번째 시즌 아쉬움 속에 마쳐, 다시 한 번 팬들과 약속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화제의 팀이었다. 우승후보로 꼽히며 야심차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숱한 논란의 중심에만 놓인 채 정규시즌 7위에 머물렀다. 팀은 9년 연속 가을잔치에 나서지 못했지만 각자 의미있는 시즌을 보낸 선수들도 있었다. 한화 이적 후 3년차 시즌을 보내는 이용규(31)가 대표적이다.

이용규는 올 시즌 부상 속에 113경기밖에 뛰지 못했음에도 타율 3위(0.352), 출루율 4위(0.438), 도루 9위(21도루), 득점 12위(98득점)의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안타도 159개를 기록, 부상만 없었다면 200안타 고지를 밟을 수도 있었다는 평가다. '모범 FA'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용규를 조이뉴스24가 창간 12주년을 기념해 만났다.

[정명의기자] 이용규가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은 지난 2013년 겨울이었다. 그 해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은 이용규는 정들었던 KIA 타이거즈를 떠나 한화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이용규와 정근우를 동시에 영입한 한화는 순식간에 '국가대표 테이블세터'를 보유하게 됐다.

이용규의 가세 이후로도 한화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2014년에는 팀 전력이 워낙 약했던 탓에 이용규와 정근우만으로 성적을 끌어올릴 수 없었다. 2014년 한화의 성적은 최하위. 지난해에는 김성근 감독의 부임과 함께 끈끈한 경기력으로 시즌 막판까지 순위 경쟁을 벌였으나 6위에 그쳤고, 올 시즌은 초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며 7위에 머물렀다.

이용규에게도 한화 이적 후 3년은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특히 올 시즌은 팀 성적이 개막 전 기대에서 크게 빗나갔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남긴 것이 빛을 잃고 말았다. 아쉬움을 씻기 위한 방법은 내년 시즌 독수리군단의 비상 뿐. 이용규는 일찌감치 2017년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운동하면서 지낸다. 정규시즌이 끝나고 일주일을 쉰 뒤 바로 운동을 시작했다."

-한화가 2년 연속 아쉬움 속에 시즌을 마감했다. 시즌 마친 소감은 어떤가.

"매년 똑같다. 항상 끝나면 아쉽고, 올해도 그렇다. 특히 부상으로 마지막을 동료들과 같이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

-마지막 경기라도 뛰고 싶어했다고 들었다.

"나도 팀원이고, 동료들과 일년 동안 시즌을 치르면서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했기 때문에 마무리는 같이 하고 싶었다. (재활차 떠난) 일본에서 빨리 돌아와 같이 뛰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부상 재발 위험이 있다고 쉬게 하셨다. 5강이 걸린 중요한 경기도 아니라고."

-올 시즌은 큰 기대 속에 시작해서인지 아쉬움이 더 큰 것 같다.

"작년에는 한화에 힘이 생겼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쉽게 무너지지는 않는 팀이 된 것 같았다. 시즌 전 인터뷰에서도 초반만 잘 버티면 좋은 성적이 날 것 같다고 했는데, 뭐에 씌었느지 초반 성적이 너무 안 좋았다. 그걸 복구하는게 정말 힘들었다. 아무리 힘이 있다고 해도 다시 돌리기에는 버거운 상황이었다."

-구체적으로 뭐가 부족했다고 보나.

"부상 선수들이 나왔다. 베스트 멤버로 한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이 아쉽다. 주전들이 좀 더 책임감을 갖고 해야 됐지만, 뒤를 받쳐줄 수 있는 선수들이 부족한 것도 인정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부상은 어쩔 수 없이 당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자기 관리를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운도 실력이라고, 같은 부위(종아리)를 두 번(몸에 맞는 공, 파울 타구)이나 다치니까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종아리 보호대를 특별 주문해 놓은 것도 그 때문이다."

-한화가 벌써 9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탈락했다. 그 중 ⅓을 함께했기 때문에 책임감도 느껴질 것 같다.

"그런 마음은 한화에 올 때부터 있었다. 내가 신인도 아니고. FA로 온 선수인데. 솔선수범하면서 잘해야 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임감보다는 할 수 있는 역할을 하자는 생각을 한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일단 그라운드에서는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중요하다. 그런 마음가짐이면 성적은 따라오게 돼 있다고 본다."

-대전이 제3의 고향이라는 생각이 들 것 같다.(이용규는 LG에서 데뷔, KIA를 거쳐 한화에서 뛰고 있다)

"그렇다. 돌이켜보면 3년이라는 시간이 많이 아쉽다. 매년 팬들에게 약속은 하지만 항상 어기니까. 내년에는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족들도 대전에서 잘 지낸다. 그런데 야구선수의 아내는 할 수 있는게 한정돼 있다. 내 뒷바라지가 우선이니까. 다행히 아내(배우 유하나)도 개인적인 일을 조금씩 하면서 지내고 있다."

-꼴찌도 경험했고, '마리한화'의 중심에도 있었다. '보살팬'이라고 불리는 대전, 한화팬들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처음엔 놀란 부분도 있었다. 이 정도로 팬들이 많을 줄은 사실 기대 안했었다. (김성근) 감독님이 오시면서 팬이 늘어난 부분도 있겠지만, 정말 많은 팬들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책임감도 강해진 것 같고, 팬들에게 고맙지만 미안한 부분들이 더 많다. 우리가 보답할 수 있는 것은 성적인데 2년 동안 그러지 못했으니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앞서 직접 말한 대로 최근 2년 동안은 팀이 쉽게 지지 않는 이미지를 만든 것 같다. 변화가 어떻게 느껴지는가.

"감독님의 영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워낙 많은 훈련을 하다보니까 오기가 생기는 면도 있다. 그러면서 각자 욕심이 생기지 않았나 싶다. 그런 욕심들이 팀을 바꾸는데 영향을 미쳤다. 팀이 전체적으로 바뀌기 위해서는 선수 각자가 움직여야 한다."

-라커룸 분위기도 궁금하다.

"항상 좋다. (정)근우 형이 항상 밝고, 어린 선수들이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소통하려 한다. 근우 형을 필두로 (김)태균이 형도 그렇고. 그런데 성적이 나야 하는데, 그게 안되고 있으니…"

-절친한 최진행이 부상으로 빠져서 아쉬울 것 같기도 한데.

"팀에서 비중이 있는 선수고, 필요로 하는 선수니까. 그런 한 명이 빠졌을 때 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그런데 경기 중에 열심히 하려다 부상을 당한 것이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친한 친구가 빠졌다는 개인적인 아쉬움은 없나?

"팀 전력이 약해진 부분이 아쉬울 뿐이다. 경기장에서는 개인 간의 그런 감정은 잘 못느낀다. 아마추어가 아니라 프로니까."

-박종훈 단장이 새로 부임한다. 프런트 혁신이라는 자체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솔직히 야구를 하면서 단장님의 영향력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나는 선수이기 때문에 운동을 열심히 하고 그라운드에서 성적을 내는 일만 생각을 했다. 어떤 단장, 어떤 감독, 그런 생각을 한 번도 안했다. 지금은 선수니까 내 역할을 열심히 하는 것에 모든 것을 맞추고 있다."

<②편에 계속…>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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