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이선빈 "술 마시고 전라도랩…'술맛' 알 것 같아요"


'술꾼도시 여자들' 종영 인터뷰…"자신감 얻은 작품"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내게도 이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면 했어요."

그녀들이 기울이는 술잔에, 따스한 우정이 출렁였다. 팍팍한 일상, 고단한 오늘을 토닥여줄 친구들이 있어 따뜻했다. '술냄새' 나는 드라마인줄 알았더니, 진한 '사람냄새'를 담아낸 '술꾼도시 여자들'. 이선빈은 내 옆에 있을 법한 친구를 그려내며 공감을 이끌어냈다.

최근 종영한 '술꾼도시여자들'은 미깡 작가의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로, '하루 끝의 술 한 잔'이 신념인 동갑내기 세 친구의 일상을 그린 작품. 이선빈은 친구들과 술잔을 부딪치며 분위기를 이끄는 예능 작가 안소희 역을 맡았다. 털털한 매력부터 공감을 자아내는 현실 연기, 파격적인 코믹 연기까지 소화하며 호평 받았다.

이선빈이 티빙 드라마 '술꾼도시 여자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이니셜엔터테인먼트 ]

드라마 종영을 마치고 만난 이선빈은 "('술도녀'가) 이렇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을 거라고 생각 못했다"라고 활짝 웃었다.

"공감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고, SNS로 DM도 많이 와요. 굉장히 부담감이 컸고 걱정도 많았다. 그걸 이겨내고 웃음과 감동을 드리고 싶었는데 오히려 제가 위로를 받고 있어요, 많은 분들과 함께 저도 시즌2를 기다리고 있어요."

드라마는 술에 진심인 세 친구들의 일상이 담겼다. 예능작가 안소희와 요가 강사 한지연, 종이접기 유튜버 강지구는 하는 일도 성격도 다르지만, 술로 하나가 됐다. 기분이 좋을 때도, 속상할 때도, 화나거나 민망한 일이 생길 때도 늘 술과 함께였다.

실제로 술을 적당히 즐길 줄 아는 '주당'인 정은지, 한선화와 달리 이선빈은 술을 잘 먹지 못한다고.

"일찍 연습생 생활을 했는데, 제 친구들은 '몰래 술을 먹다가 혼날까봐' 안 먹는 부류였어요. 그렇게 지내고 연기자 생활을 하다보니 술을 마시지 않게 됐어요. 사실 아이스아메리카노도 써서 못 먹는데, 마찬가지 이유로 술도 써서 못 먹어요. 단맛 나는 과일술이나 달달한 샴페인 정도는 먹죠. 술자리는 좋아해서 가는데, 술을 마신 것 같은 텐션으로 함께 해요."

각종 현란한 기술들이 쏟아지는 이번 드라마에서 이선빈은 '술의 신세계'를 경험했다. 이선빈은 "미지근한 소주도 처음 알았다"라며 "배추잎에 술을 따라서 먹는 장면도 있었는데 쇼맨십 같은 것들이 재미있고 충격적이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극중 '술 따기' 신공을 보여주는 장면들을 위해 손가락에 멍이 들 정도로 연습을 했다고도 털어놨다. 이선빈은 "처음엔 힘으로 하니까 안 됐는데 기술을 아니까 쉽더라. 숟가락으로 하다가 '국자 한 번 해봐도 될까요?'라고 했다. 그 때부터 국자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주량이 늘진 않았지만 '술'과 친해졌다. 그는 "술을 마시고 촬영한 적도 있는데, 텐션이 좋았다. 몰입도 잘 되고 신기했다"라며 "사람들이 '지금 너무 술 먹고 싶다'는 이야기를 예전엔 몰랐는데 이제는 '이런 기분 때문에 그렇구나' 그 무드와 기분을 알게 됐다. 세뇌 당한건가"라고 웃었다.

'술꾼도시 여자들'에 술만 있는 건 아니었다. '쓴' 인생, 그리고 그것을 함께 해주는 세 여자들의 우정이 있었다.

이선빈은 정은지, 한선화에 대해 "찐친 같다, 부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라며 "세 명의 여배우라 '기싸움'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도 했었는데 너무 친해지고 편해졌다. 한 번은 저희집에서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는데, 새벽 네시 반까지 수다를 떨었다"고 웃었다.

무엇보다 이선빈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될만큼, 캐릭터의 다채로운 면을 끄집어냈다. 전라도 사투리를 랩처럼 내뱉으며 웃음을 책임졌고, 쫄쫄이 의상으로 한껏 망가졌다.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아버지의 장례식에서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파격적인 코믹 연기부터 깊은 감정 연기까지, 한 드라마 안에 다 있었다.

"살면서 앞으로 못해볼 법한 일들을 다했어요. 박영규 선배님 면전에 숟가락을 들이밀고 랩을 하는데, 너무 부담스러웠죠. 그 정도로 깡이 센 사람이 아니거든요(웃음). 극중에서는 산삼주가 나왔는데 진짜 맥주를 먹고 했어요. 맨정신으로 못 하겠더라구요. 쫄쫄이 의상은 해외에서 공수했어요. 남녀 공용인데 줄이고 자르느라 스태프들이 고생했죠. 너무 창피한데 환호해주니까 부끄러우면서도 노력하는 제 모습을 봤어요. 방송을 보는데 '저 때 더할걸' 아쉽더라구요."

이선빈이 티빙 드라마 '술꾼도시 여자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이니셜엔터테인먼트 ]

깊은 감정을 이끌어내야 하는 장례식 에피소드는 가장 어렵고, 고민이 많았던 회차였다고도 고백했다.

"장례식 에피소드가 9화, 아버지를 그리워하면서 혼자 우는 모습이 10화에 나와요. 현실적인 장례식 절차가 나올 정도로, 이렇게 긴 시간 장례식을 보여준 드라마가 있을까 싶었죠. 실제로 3일 동안 촬영을 했어요. 내가 내내 우는 걸 보며 시청자들이 힘들어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어요. 본방송을 혼자 보지 못할 만큼 겁이 나고, 걱정이 됐죠. 그런데 같이 본 친구들이 엄청 울더라구요. 소희의 감정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느껴졌나보다,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선빈은 자신이 연기한 소희에 대한 진한 애정도 드러냈다. 범상치 않은 친구들 사이에서 조금은 평범한 소희는, 어쩌면 우리들의 모습이 투영된 인물이기도 하다.

"소희는 중립을 지키면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 친구 포지션이 있어요. 너무 튀거나 딥하지 않고, 제일 우리같은 모습들이죠. 시청자들에게는 소희의 욕이나 감정신이 부각됐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고 지나쳤던 신들이 진짜 소희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평범한 사람냄새 나는 소희요."

세 친구 중 실제 이선빈과 가장 싱크로율이 높은 캐릭터를 묻자 "비율의 차이"라며 "세 명의 모습들이 다 있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세 타입의 다른 부류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한 사람에게 모두 다 들어가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흥미로운 사람을 봤을 때 지연이처럼 텐션이 올라갈 때도 있고, 내 친구나 가족을 건드렸을 때는 지구처럼 화내는 모습도 있고, 소희처럼 현실에 부딪혀서 순응하지만 긍정적인 면을 찾는. 세 명의 자아가 있어요. 그래도 소희와 싱크로율이 가장 잘 맞는다고 하더라구요. 소희에 공감도 많이 했어요. 눈치 빠르게 행동해야 하거나 속으로 참는 모습이요. 소희가 속마음으로 '느는건 마음의 소리뿐'이라고 이야기 했는데, 정말 공감했죠."

이선빈에게 '술꾼도시 여자들'은 특별한 이정표가 됐고, 자신감을 안겨준 작품이 됐다.

"예전부터 인터뷰 할 때 '다음 작품'에 대해서 물으면 사람 냄새 나는 작품, 워맨스를 해보고 싶다고 했어요. 이런 평범한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해보고 싶다는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어요. 굉장히 자신감을 얻었죠. 사실 배우들에게 다음 작품 어떤거 해보고 싶냐고 하면, 보통 가장 자신있어 하는 걸 이야기 하잖아요. 저도 '사람냄새' 나는 작품을 자신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반응도 좋고 사랑을 많이 받았어요. 시험문제를 풀었는데 맞았다고 확인 받는 느낌이 들어요."

이선빈은 현재 차기작을 검토 중이다. 그는 "감동적이고 따뜻한 이야기 혹은 장르물도 해보고 싶다"고 새로운 작품을 기다렸다.

이선빈이 티빙 드라마 '술꾼도시 여자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이니셜엔터테인먼트 ]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