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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적열적소(適熱適所) 전자레인지’ 나온다


한국전기연구원, 원하는 곳에 필요한 만큼만 가열 ‘스마트 전자레인지’ 개발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원하는 곳에 필요한 만큼만 가열할 수 있는 ‘스마트 전자레인지’ 기술이 나왔다. 국내 연구팀이 이용자가 원하는 곳을 필요한 만큼만 가열할 수 있게 만든 이른바 ‘적열적소(適熱適所), 스마트 마이크로파 가열 기술’을 내놓았다.

스마트 전자레인지는 A, B, C 등 물건을 같이 집어 넣었을 때 그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외부에서 제어 기능을 통해 A는 100도, B는 70도, C는 50도 가열 등이 가능하게 한다. 이번에 국내 연구팀이 개발한 것은 가열 위치를 제어하는 기술 등이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명성호) 전기환경연구센터 정순신 박사팀이 원하는 곳이나 대상을 필요한 만큼만 원하는 온도로 가열할 수 있는 차세대 ‘스마트 전자레인지’ 핵심 원천기술을 6일 개발했다.

전자기파의 일종인 마이크로파로 음식을 가열하는 전자레인지는 집안의 필수 가전제품이다. 마이크로파의 파동이 공간적으로 강약이 있고 하나하나 조절하지 못하다 보니 가열이 고르게 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정순신 박사팀이 원하는 곳이나 대상을 필요한 만큼만 원하는 온도로 가열할 수 있는 차세대 ‘스마트 전자레인지’ 핵심 원천기술을 6일 개발했다. [사진=한국전기연구원]
정순신 박사팀이 원하는 곳이나 대상을 필요한 만큼만 원하는 온도로 가열할 수 있는 차세대 ‘스마트 전자레인지’ 핵심 원천기술을 6일 개발했다. [사진=한국전기연구원]

지금은 음식물 등 피가열물을 한정된 범위 내에서 일정하게 움직이면서 데우는 방식이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온도 분포를 반영하지 못해 가열되는 곳은 더 뜨거워지고, 그렇지 않은 곳은 계속 미지근한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KERI 연구팀은 약간의 주파수 조절로도 마이크로파의 파장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이용자가 원하는 곳을 필요한 만큼만 가열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적열적소, 스마트 마이크로파 가열 기술’이다. 기본 원리는 마이크로파의 파장을 마음대로 늘렸다 줄였다 해 마이크로파 공간 분포를 조절함으로써 가열 위치를 제어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파장 변화를 빠르고 정교하게 주기 위해 주파수 조절 방식을 활용했다. 흔히 전자기파를 활용하는 기기마다 허용된 주파수 대역이 있다. 기존에는 주파수를 바꿔도 파장 변화가 미미해 실제 활용 단계까지 가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이번에 KERI가 수년 동안의 노력 끝에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주파수를 1%만 조절해도 파장 변화가 기존 대비 무려 100배나 커질 수 있다.

이런 파장 변화를 통해 마이크로파 가열 위치를 폭넓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균일 가열’과 ‘표적 가열’이 모두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KERI 연구팀의 ‘균일 가열’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피가열물을 가열할 때 전체 온도 차이가 10% 미만으로 고르게 가열한다.

‘표적 가열’은 피가열물의 부위별 목표 온도를 반영해 이용자가 가열 위치를 정하면 그곳을 원하는 온도로 집중적으로 가열한다. 이를 발전시킨다면, 여러 가지 음식물이 함께 있어도 각각 원하는 다른 온도로 가열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은 가정과 상업용 차세대 ‘스마트 전자레인지’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산업에서는 반도체, 자동차, 탄소섬유, 다이아몬드 등 각종 생산 공정에서의 효율적 가열에 활용될 수 있다.

정순신 KERI 박사는 “약간의 주파수 조절로 파장을 크게 변화시켜 가열 위치를 제어하는 세계 최초의 성과로 이용자 편의성은 높이고 불필요한 대상을 가열하는 데 소모되는 에너지는 절감하는 기술”이라며 “꾸준한 연구를 통해 마이크로파 가열이 잘 안되는 금속체도 효과적으로 가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활용 범위를 크게 넓히고 싶다”라고 말했다.

정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원천기술은 산업용으로 우선 생각해 개발했다"며 "산업용은 빠르면 3년 이내에 관련 제품이 나올 수 있고 일반용 적열적소 전자레인지는 5년 쯤 뒤에는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전했다.

연구 결과는 열 공학과 전기재료 각각의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지고 있는 국제 학술지 ‘Applied Thermal Engineering’과 ‘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에 실렸다.

관련 원천기술과 국내외 특허 출원을 완료한 KERI는 이번 성과가 효율적 가열이 필요한 다양한 산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판단해 관련 수요 업체를 발굴,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적열적소 전자레인지 나온다(https://youtu.be/FFc4CyJMzeM)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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