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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미중 갈등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올해도 '살얼음판'


도시 봉쇄령에 반도체 업계 '노심초사'…미국 현지 대응에도 총력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미·중 갈등으로 살얼음판을 걷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도 반도체 생산에 비상등이 켜졌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관계가 악화일로라 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된 국내 업체들이 경영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생산라인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중국 시안시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도시 봉쇄령을 내리면서 삼성전자도 반도체 생산량 조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삼성으로선 시안 봉쇄령이 단기적인 조치에 그친다면 통제가능한 변수지만 장기화되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세계 낸드플래시의 10% 이상이 삼성전자 시안 공장에서 생산된다.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공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공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한파로 오스틴 반도체 공장 가동을 중단해 4천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봤다.

업계 관계자는 "라인을 멈추면 수천억원의 손실을 감당해야 한다"며 "각종 변이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어느 라인이 생산에 차질을 빚을까 노심초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로선 평행선을 이어가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도 악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재용 부회장이 미국으로 직접 건너가 20조원 규모의 미국 테일러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확정지었다. SK하이닉스는 천신만고 끝에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와 관련해 중국의 승인을 받았다. 양국의 눈치를 보면서도 결과적으로 투자, 인수·합병(M&A)을 확정한 셈이다.

올해도 두 회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 사업을 해야 한다. 미국은 지난해에도 반도체 기업에 공급망 정보를 요구하고, 장비업체에 대(對)중국 수출을 막는 등 '반도체 자립주의', '중국 견제 강화' 노선을 취했다.

특히 올해는 미국에서 반도체 지원법이 통과되면 이에 대한 대응도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6월 미국 상원을 통과한 520억 달러(약 61조7천억원) 규모의 '반도체 인센티브' 법안은 아직 하원을 통과하지 못했다. 현지에서는 이 법안의 지원 혜택을 미국 기업으로 한정해야 하는지, 삼성전자와 같은 외국 기업에도 줄지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현지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디바이스솔루션(DS) 미주총괄(DSA·Device Solutions America) 조직의 수장으로 강인엽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을 선임했다. 기존 부사장급이 총괄했던 조직을 사장급으로 처음 격상시킨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DSA는 삼성전자 DS부문의 선행 연구조직으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혁신을 선도하는 전진 기지로 알려져 있다.

SK하이닉스는 미주사업 조직을 신설하고 최고경영자(CEO)인 이석희 사장이 함께 총괄하도록 했다. 또 낸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ICT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주사업 산하에 미주 연구·개발(R&D) 조직도 함께 신설했다. 이를 통해 '인사이드 아메리카' 전략을 구체화시켜 북미 사업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포석이다.

중국과 파트너십도 놓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코로나19가 변수긴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올해 첫 출장지로 중국이 거론되고 있다. 중국도 반도체 사업에 중요한 전략기지인만큼 이 부회장이 중국 정재계 인사들과 회동하고, 현지 생산라인을 점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지난해와 같은 대외적 이슈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우려가 크다"며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에 대한 대응 인력을 강화했지만 예측도, 해결도 쉽지 않은 리스크"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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