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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구의 자원경제] 리튬 선점하고도 포기…반면교사로 삼아야


[아이뉴스24] 2차전지는 '리튬이온전지'이다. 즉, 배터리의 핵심 원료 중 하나가 리튬이다. 리튬은 지구상에 미량으로 널리 분포돼 있다. 리튬의 형태는 크게 광석과 염수상태로 나눌 수 있다. 광석 상태의 리튬은 호주·캐나다·중국·브라질 등에 많이 부존돼 있고, 염수 상태의 탄산리튬은 남미에 있다. 예전에는 리튬이 세라믹 및 유리·윤활유·알루미늄·공기청정·주조·고무·제약용 등에 주로 쓰였다. 하지만 2차전지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주목 받게 됐다. 2차전지는 충전해 재사용 할 수 있는 배터리로 주로 전기차·IT제품·에너지저장 분야 등에 쓰이고 있다.

탄산리튬의 경우 칠레·아르헨티나·볼리비아 등 3개국에 부존량이 집중돼 있다. 이들 3개국이 세계 탄산리튬 매장량의 74%(약 940만톤)를 갖고 있다. 그래서 칠레·아르헨티나·볼리비아 국경 지역을 리튬 트라이앵글이라 부른다. 이 중 현재 생산이 되고 있는 국가는 칠레이다. 칠레는 리튬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고자 생산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칠레는 63개의 염호가 있으며, 세계 리튬 생산량의 58%를 차지하고 있다. 북부 아타카마 지역에 주로 부존돼 있다. 탄산리튬 매장량으로는 볼리비아가 단연 세계 1위다. 전 세계 매장량의 약 55%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리튬 수요가 늘어나면서 여러 국가가 리튬 개발에 앞 다퉈 뛰어들고 있다. 특히 중국은 자국은 물론 호주·캐나다에서 리튬 광산에 대한 지분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텐치리튬은 호주 텔리슨, 간평리튬은 호주 필바라미네랄에 투자했다. 중국 목표는 올해 세계 2위 리튬 생산국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한국은 지난 이명박 정부 때 미래 먹거리 산업이 전기차용 배터리에 있다는 것을 알고 핵심 원료인 리튬자원 확보 전략을 수립해 추진했다. 제일 먼저 칠레 공략에 나섰다. 한국광물자원공사(이하 광물공사)는 2009년 7월 삼성물산과 함께 칠레 엔엑스우노 리튬사업에 나서 2010년 11월 지분 30%를 획득했다. 두 번째 진출은 아르헨티나 살데비아 리튬사업이다. 광물공사는 2010년 6월 GS칼텍스·LG상사 등 3개사가 각 10%씩 동일 지분율로 총 30%를 취득했다. 마지막 진출은 볼리비아 우유니 염호 리튬사업이다. 광물공사와 포스코는 2010년 5월부터 시작된 긴 여정의 볼리비아 리튬 추출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성공시킴에 따라 2011년 9월 볼리비아 정부와 최종 리튬 개발 계약을 맺었다.

당시 극비 방한했던 볼리비아 리튬사업 결정권자인 루이스 알베르토 에차수 증발자원총국장(전 광업부 장관)은 "한국이 우유니 염호 개발 최종 사업자로 결정될 확률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한국을 극비리에 방한해 광물공사의 안내로 SK이노베이션·삼성SDI·LG화학·포스코켐텍 등 기업들을 둘러보고 리튬을 활용해 배터리 및 핵심 소재와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인했다.

그러나 칠레·아르헨티나·볼리비아에서 진행했던 사업들은 모두 포기하고 말았다.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적폐로 낙인찍어 버렸다. 공기업인 광물공사가 사업 포기를 선언하고 철수해 함께 진출한 민간 기업은 자연스럽게 발을 뺐다.

최근 리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중국에서 거래되는 탄산리튬 가격은 최근 톤당 27만7천500위안(약 5천200만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초 4만4천위안 선이었던 데 비하면 약 6배로 가격이 뛰었다. 작년 11월 이후 두 달간 상승 폭이 44%나 된다. 리튬을 배터리 소재로 사용하려면 까다로운 화학처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리튬 공급을 늘리려면 투자와 설비 증설이 필요한데 신규 투자가 실제 생산량 증가로 이어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만약 12년전 진출했던 리튬사업이 지금도 계속 됐다면 어떤 모습일까를 상상해 볼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포스코가 당시 볼리비아에서 확보한 염수를 통해 리튬추출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포스코는 이를 바탕으로 2018년 8월 아르헨티나의 리튬 개발사업에 진출해 지난해 2월 투자비(3천100억원) 대비 지분 가치가 1만%(35조원)가 넘는 수익률을 거뒀다고 밝혔다. 포스코의 아르헨티나 '잭팟'은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덕분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문제는 아직도 정부가 자원개발을 적폐 사업으로 계속 몰고 있는 상태에서 자원개발은 지금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

산업부는 광물공사가 지난 정부 때 확보한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니 니켈 광산, 파나마의 꼬브레 파나마 구리 광산, 호주 와이옹 유연탄 광산 등 알짜베기 광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 방침은 광물공사의 부채를 줄이는 것인데 공기업이 정부의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맡아 빚더미를 떠안은 만큼 정부에서 실효성 있는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 해법이 이미 확보한 해외 광구를 파는데 목적을 둬 서는 안 된다. 한국에 있어 자원개발은 광물 가격 등락에 상관없이 꾸준히 추진해야 하는 필수 과제 이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

◇ 강천구 교수는?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는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 30여 년 근무한 자원전문가이다. 인하대 공대, 중앙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 공대 최고산업과정을 수료했다. 주요경력은 현대제철 경영자문위원, 동양시멘트 사외이사,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에너텍 부회장,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이사, 에너지경제신문 주필 등을 지냈다. 현재 한국광업회 기술자문위원, 세아베스틸 사외이사, 한국남동발전 사외이사, 인하대 대학원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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