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 가능할까…치료제 효과 높이는 방법 찾아내


유니스트 연구팀, 치료제 약효 떨어트리는 원인 규명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마땅한 치료제가 없던 비알콜성 지방간 치료에 청신호가 켜졌다. 그 동안 임상 실험에서 비알콜성 지방간 치료제 후보물질들의 약효가 신통치 않았던 원인을 국내 연구팀이 알아냈다.

유니스트(UNIST, 총장 이용훈) 생명과학과 최장현·남덕우 교수 공동연구팀은 간 속의 MIR20B라는 유전물질이 지방 분해를 돕는 단백질의 합성(발현)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MIR20B는 단백질 정보가 담긴 유전자(DNA)의 발현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존 치료 후보물질들은 이 단백질을 활성화 시켜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막는 것을 목표로 했다. MIR20B가 이 단백질 합성 자체를 방해해 효과가 떨어졌던 것이다. 이 유전물질 억제제를 투입하자 치료 후보물질의 효능이 개선됨을 동물 실험으로도 입증했다.

MIR20B 억제제를 투여했을 때 비알코올성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유니스트]

비알콜성 지방간은 간에 중성지방이 지나치게 쌓여 염증이 생기거나 염증으로 간에 흉터조직이 생기는(간 섬유화) 광범위한 질환이다. 이 흉터조직이 지속적으로 쌓이면 간경변증으로까지 진행된다. 현재까지 효과적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가장 많은 치료제 개발 임상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질환 중 하나다.

고지혈증 치료제 등으로 쓰이는 파이브레이트 계열 약물을 비알콜성 지방간 치료제로 쓰려는 시도가 많았는데 간 섬유화 호전 등 조직학적 효과가 없어 임상 단계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 파이브레이트 계열 약물은 PPARA 단백질 활성을 높여 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원리로 작용한다.

연구팀은 동물 실험을 통해 MIR20B가 PPARA 단백질 발현을 방해해 상용 파이브레이트계 약물인 페노파브레이트(Fenofibrate)의 약효를 억제하고 있음 밝혀냈다.

연구팀은 먼저 환자의 간을 분석해 MIR20B와 PPARA 유전체 간 상관관계를 알 낸 뒤 이를 동물실험으로 검증해냈다. MIR20B가 PPARA 단백질 정보가 담긴 전사체(복사본)인 mRNA의 특정부분에 작용해 PPARA 단백질 합성을 떨어트리는 구체적 과정도 알아냈다.

실제로 MIR20B 억제제를 페노파이브레이트와 함께 지방간 모델 동물에 처방할 경우 간 섬유화 개선에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최장현 교수는 “단일 약물을 통한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제 개발에는 한계가 있어 최근 복합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MIR20B 억제제와 기존 치료제를 같이 처방하는 것은 효과적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 요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논문명: Hepatic MIR20B promotes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by suppressing PPARA)는 지난해 12월 30일 생명과학분야 국제학술지 이라이프(eLife) 온라인판에 실렸다.

최장현 유니스트 교수는 남덕우 교수와 함께 이번 논문의 교신저자로 유니스트 이요한 연구원, 장현준 박사, 김순구 연구원이 공동 1저자로 참여했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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