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국희 원안위원장 “한수원 조사방해 심각, 특사경에 수사의뢰”


"원안위, '투명성'과 '실력' 두 가지 버팀목에 우뚝 서겠다"

유국희 원안위 위원장은 "한수원의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 조사방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특사경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사진=원안위]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의 조사를 한국수력원자력이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원전은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다. 민간조사단의 조사를 방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14일 아이뉴스24와 신년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은 과학적이고 객관적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지난해 조사과정에서 한수원의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원안위가 법적 조치를 강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라고 말했다. 특사경은 전문 분야 수사를 위해 행정공무원에게 수사권을 부여한 것을 말한다. 이번 사안에 대해 특사경에 수사를 의뢰했다는 것은 이날 처음 공개한 것이다. 특사경에 수사를 의뢰한 만큼 한수원의 조사방해에 대한 정확한 실태가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019년 5월 전남 영광 한빛 원자력발전소 1호기 열출력 급증과 수동정지 과정에서 한수원의 원자력안전법(원안법) 위반 사실에 대해 원안위는 특사경 조사를 벌인 바 있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사업자가 검사과정에서 규제전문기관 검사원에게 허위진술을 하거나 검사를 방해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원안법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을 비롯해 이번 조사방해를 두고 한수원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유 위원장은 재임기간 동안 원안위를 ‘투명성’과 ‘실력’ 두 가지 버팀목에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기관은 규제를 제대로 할 때 기능을 다하는 것이란 강조점이다. 유 위원장은 “원전의 안전은 어느 것 하나 속이지 않고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나아가야 한다”며 “또한 원전 안전을 다루기 위해서는 원안위 직원들의 실력이 그 누구보다 뛰어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 위원장은 “그동안 원안위는 여러 사건·사고에 대응하고 이를 국민에게 설명하면서 투명한 정보 공개를 위해 노력해 왔는데 원자력분야 고유의 전문성으로 국민들께 깊이 와 닿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지난해 원자력안전소통법이 제정돼 원자력안전정보공유센터의 운영 등 국민들께 원자력 안전과 관련된 정보를 알기 쉽고 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앞으로 국민과 원자력안전 현안에 대해 빠르고 정확한 소통을 통해 우려 사항을 적기에 해소해 나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원안위는 올해 주요 업무 계획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투명한 원자력 안전 ▲문제를 잘 찾아 예방하는 유능한 규제체계 마련 ▲대규모 방사능 재난·사고 대응 역량 강화 ▲사각지대 없는 촘촘한 방사선 규제 ▲기초가 튼튼한 안전규제 기반 조성 등 5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다음은 유 위원장 일문일답.

-탈원전, 친원전, 감원전 등 다양한 키워드로 원전 정책이 다뤄지고 있다. 어떤 입장이든 그 중심에는 ‘안전’이 가장 핵심이다. 안전이 사전에 담보되지 않으니 이 같은 논란이 있는 게 현실이다. 원전 부품 비리, 각종 사고에 대한 은폐 등등 그동안 문제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원전 안전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정보공개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과학적 전문성에 근거한 안전 규제를 실현하며 소통 체계를 강화할 것이다.

규제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해서 원자력 시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선제적으로 찾아내겠다.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규제역량을 갖춰야 한다.

지난 10년 동안 원안위는 고리원전 정전 은폐 사건(2012년 3월), 원전 부품 품질 성적서 위조사건(2012년 11월), 라돈침대 사건(2018년 5월) 등 여러 사건·사고에 대응하면서 국내 안전 규제체계를 다져왔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교훈을 반영해 중대사고 규제를 법제화했다. 원안위의 모든 심의 과정을 공개하는 등 규제의 투명성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원안위는 근본 원인을 분석하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는 등 안전 불감증을 뿌리 뽑고 안전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기후변화 파고가 매섭다. 우리나라도 최근 규모 5 정도의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강력한 폭풍 등 이상 기후 현상이 악화하고 있다. 해안에 있는 우리나라 원전은 밀집도가 높고 좁은 국토 상황에서 위험은 더 높다.

유국희 위원장은 원안위를 '투명성'과 '실력'이란 두 가지 버팀목에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원안위]

“기후변화로 나타날 수 있는 극한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원전 안전성 대응 방안을 수립했다. 후쿠시마 후속대책을 수립·이행하는 과정에서 원전 주요안전계통의 내진성능을 강화했다. 침수에 대비해 방수문을 설치했다. 전력 상실에 대비해 이동형 발전차를 도입했다.

2013년부터 스트레스 테스트를 수행해 1만 년 빈도로 일어나는 지진, 폭풍, 홍수, 산불 등 원전 설계기준을 초과하는 극한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도 원전이 안전성과 대응능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물론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것처럼 지난해에만 한울 원전에서 해양생물(살파)로 원자로나 터빈이 정지하는 원전 사건이 발생했다. 그 대응책으로 (고작) 그물망에 의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해양생물 포집어선, 고압살수, 진공 흡입 장치 추가 도입을 추진 중이다.

원안위는 지난해부터 기후변화로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가 원전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비한 안전규제 대책을 마련하고자 기초 연구개발(R&D)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이를 토대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에 따른 원전 영향평가, 보호설계와 방호대책 수립 등을 위한 과학적 후속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그동안 문제가 있을 때마다 사실을 공개하기 보다는 숨기기에 급급했다.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의 방해 또한 다르지 않다. 한수원은 조사대상인 차수막을 제거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등 방해 작업을 했다. 이런 시스템으론 원전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원안위가 강력한 점검과 처벌 시스템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국민은 주문하고 있다.

"나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특사경에 관련 사안 수사를 의뢰했다. 여기에만 머물지 않겠다. 사업자가 검사과정에서 규제전문기관 검사원에게 허위진술을 하거나 검사를 방해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원안법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은 과학적이고 객관적 조사를 실시하고 조사과정에서 밝혀진 한수원의 문제점을 대외적으로 신뢰성 있게 공개하기 위해 현안소통협의회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그 과정에서 한수원의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원안위가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언론에는 처음으로) 특사경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이다.

앞으로 조사단은 전문적이고 객관적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사업자의 조사방해 행위가 있을 경우 원안법 98조에 의거해 엄중히 대처하겠다. 안전문화를 튼튼하게 구축하기 위한 유인책과 강력한 제재방안의 병행 추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소형원자로(SMR), 파이로프로세싱, 소듐냉각고속로, 핵융합 등 올해 과기정통부는 원전 기술 개발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 그에 따른 새로운 안전 대책도 마련돼야 할 텐데.

“국내 새로운 원자력 기술이 개발돼 실증하거나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규제기관의 안전성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 현행 원자력 안전 규제체계만으로 안전성 검증에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경우 R&D 등을 통해 해당 시설의 인허가 신청 전에 필요한 안전기준과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는 규제체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

최근 과기정통부와 산업부가 공동으로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원안위는 SMR 인·허가 신청(2026년 예상) 이전에 필요한 규제체계 정비와 안전규제 기반기술 개발을 위해 올해부터 R&D를 추진할 예정이다.”

-고준위 폐기물에 대한 논란이 여전하다.

유 위원장은 새로운 원전기술에 대해서는 규제체계 정비와 안전규제 기반기술 개발을 위해 R&D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원안위]

"원안위는 고준위 폐기물 심층처분 안전규제를 위해 지하 암반에서의 안정성, 지하수위의 유동성 등 심층처분 방식이 폐기물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규제요건을 제시한다. 폐기물 처분 사업자가 규제요건을 준수하는지 감시‧확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지난해 12월 27일 국무총리 주재 제10회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기본계획(안)’ 의결했다. 원안위는 원자력 안전 규제기관으로서 사용후핵연료 심층처분시스템 세부 규제요건과 안전성 검증체계 개발을 위해 ‘사용후핵연료 저장·처분 안전성 확보를 위한 핵심기술개발(R&D)’ 다부처 협력 연구개발사업을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2029년까지 약 427억원을 투입해 사용후핵연료 심층처분 안전규제를 위한 선행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세부 규제요건, 안전성 검증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련 차관급 독립위원회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원안위 업무와 겹치는 부분은 없는지.

“산업부에서 추진 중인 독립 행정위원회에서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정책 수립, 부지선정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원안위는 부지선정 이후 절차인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운반‧저장‧처분의 모든 단계에서 규제기준을 제시하고, 원자력 안전과 규제기준에 따라 적절히 이행되고 있는지를 확인‧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독립 행정위원회 설립과 관계없이 원자력진흥과 규제의 독립이라는 원칙에 따라 우리 위원회의 안전규제 업무에는 실제적 변화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장이 바뀌었다. 이유가 궁금하다. 시민단체와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주민 수용성과 객관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전 조사단장이었던 함세영 단장이 개인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함에 따라 나머지 조사위원들 간 합의를 거쳐 홍성걸 위원을 조사단장으로 위촉했다. 전 단장의 사퇴 이유는 일산상의 이유로만 알고 있다.

현안소통협의회와 조사단은 합동회의(현재 총6회)를 통해 조사내용을 공유하고 앞으로 조사계획을 협의하는 등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1차 경과 발표과정에서와 같이 앞으로도 지역, 언론, 국회 등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갈 것이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