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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딸기 전쟁'…유통업계 '농장부터 잡는다'


딸기 디저트 제품 인기에 매출↑…3~6개월 전부터 산지와 공급계약 체결해 물량 확보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딸기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유통업계에서는 '딸기 전쟁'이라 불릴 만큼 딸기 제품 출시와 관련 마케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업체들은 미리 산지와 공급계약을 체결해 사전 매입에 나서는 등 겨울철 딸기 특수에 대응하고 있다.

CU는 딸기 디저트 메뉴 출시를 위해 3개월 전부터 산지와 공급계약을 맺고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CU는 딸기 디저트 메뉴 출시를 위해 3개월 전부터 산지와 공급계약을 맺고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이날 딸기 도매가격(2kg)은 3만7천460원으로 한 달 전(3만4천160원)보다 9.6%, 1년(2만7천760원)보다 34.9% 올랐다. 올해 들어 1월 평균 가격은 3만9천865원으로, 약 2달 전인 11월(2만9천319원)과 비교해도 35.9% 높은 수준이다.

일반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소매가격의 상승폭은 더 크다. 이날 딸기 소매가격(100g)은 2천318원으로, 1년 전(1천489원)보다 두배 가까이 비싼 수준이다.

최근 딸기 값 폭등은 이상 고온으로 딸기 모종에 위황병, 시들음병, 탄저병 등이 번지면서 지난 11월 수확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새로 심은 모종은 40~50일이 걸려야 자라는데 한파로 생육이 부진하면서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으로, 예년보다 30~40%가량 수확량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딸기의 공급은 크게 줄어든 반면,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딸기 디저트 수요는 크게 늘고 있다.

편의점 CU의 경우, 디저트 시리즈 제품 매출은 지난 2019년에 전년대비 2배 늘었고, 지난해에도 33.1% 급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월 들어 편의점 냉장 디저트 상품 중 매출 상위 5개 품목 중 3개 품목을 딸기 디저트 제품이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난해에는 달기 디저트 제품이 전체 냉장 디저트 매출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달 15일 출시된 '딸기 티라미수'는 예상 물량을 뛰어넘는 인기에 1차 물량으로 계약한 딸기가 동이 나면서 일주일 간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GS25는 2015년 편의점 업체 최초로 딸기 샌드위치를 출시한 이후 현재까지 누적 1천800만개를 판매했다. 매년 11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 한정 기간에만 운영됨에도 큰 인기를 끌자 딸기 디저트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에서도 딸기 샌드위치의 인기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2019년 겨울 시즌(12~2월) 딸기 샌드위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5.4% 증가했고, 2020년 시즌에도 20% 성장했다.

호텔 업계도 딸기를 활용한 마케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서울드래곤시티는 지난달 '딸기 스튜디오' 뷔페 이용권을 카카오메이커스를 통해 판매하기 시작한 지 하루 만에 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호텔 서울은 IKA 세계 요리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나성주 제과장의 독창적인 딸기 디저트로 구성된 올해 '2022 머스트 비 스트로베리(Must be Strawberry : Show Your Color)' 프로모션을 지난 12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도 정통 딸기 디저트 뷔페 스타일의 '스트로베리 애비뉴(Strawberry Avenue)'를 매주 주말 한정 좌석으로 선보인다. 켄싱턴호텔앤리조트도 오는 3월까지 다양한 맛의 딸기 디저트와 프리미엄 티 브랜드 '스티븐 스미스 티메이커(Steven Smith Teamaker)'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딸기 애프터눈 티 세트'를 내놓았다.

해를 더할수록 치열해지는 딸기 제품 경쟁에 업체들은 저마다 안정적인 딸기 물량 확보를 위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GS25는 이번 겨울 시즌 딸기 샌드위치와 딸기 관련 티저트 판매량을 고려할 때 이에 사용되는 딸기의 양이 원물 기준으로 약 500톤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GS25 관계자는 "안정적인 딸기 공급을 위해 GS25 원재료 구매 담당자는 딸기 출시 6개월 전인 매년 5월부터 논산, 고령, 산청, 하동 등 전국의 딸기 유명 재배지를 돌며 딸기 원물의 공급 협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관계자는 "메뉴 출시를 위해 3개월 전부터 산지와 공급 계약을 맺고 상품 개발을 준비해야 한다"며 "딸기를 아이템으로 한 디저트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겨울철 딸기 활용 상품 출시와 딸기 물량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충청남도 논산시에 위치한 비타베리 재배 농가에서 청년농부 박태준씨가 비타베리를 활용한 파리바게뜨 케이크를 들고 있다. [사진=SPC]
충청남도 논산시에 위치한 비타베리 재배 농가에서 청년농부 박태준씨가 비타베리를 활용한 파리바게뜨 케이크를 들고 있다. [사진=SPC]

딸기 농가의 신품종 확대에 직접 나선 곳도 있다. SPC그룹은 최근 논산 청년농부들이 키운 '비타베리' 품종을 활용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파리바게뜨가 새로 출시한 케이크 제품 '비타베리 딸기 프레지에'로, '비타베리' 품종과 논산 딸기를 사용했다. SPC그룹은 이를 통해 논산 농가가 재배하는 딸기 80톤을 수매한다는 계획이다.

비타베리는 충청남도 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가 2019년에 수출용으로 개발한 신품종으로, 과일의 경도와 향, 당도, 비타민C 함유량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SPC그룹 연구소인 이노베이션랩은 지난 2019년 1월부터 비타베리의 제품화를 위해 충남 딸기연구소, 논산시와 함께 베이커리에 최적화된 품종으로 만들기 위해 함께 연구해왔다.

SPC그룹 관계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행복상생 프로젝트를 통해 농산물 수매와 제품화를 넘어 농산물 신품종 확대, 청년농부 육성 등 농가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회사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로 저변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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