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지희 기자] 신지예 전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미투' 관련 발언이 "2차 가해가 성립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2차 가해든 아니든 따지고 있을 게 아니라 응당 사과할 일"이라고 말했다.
신 전 부위원장은 지난 18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법적으로써 2차 가해의 양태로 구분될 수 있는 행위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추후에 피해자들을 입막음하고 2차 가해를 할 수 있는 근거로 남을 수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16일 MBC '스트레이트'에서 공개된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의 통화 녹취록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해 "솔직히 불쌍하더라. 나랑 우리 아저씨(윤 후보)는 되게 안희정 편"이라고 했다. 안 전 지사는 과거 충남지사 시절 수행비서를 위력을 동원해 성폭행 등을 한 혐의로 지난 2019년 9월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 받아 수감 중이다.
이 같은 발언에 해당 사건의 피해자인 김지은 씨가 성명을 내고 사과를 요구하며 "당신들이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 결국 2차 가해의 씨앗이 되었고 지금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고 비판하자, 이 대표는 "후보 배우자가 공개 장소에서 다수를 상대로 사견을 피력했다면 2차 가해이지만 사적인 통화 상에서 2차 가해라는 건 성립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신 전 부위원장은 "우선 사적이냐 공적인 자리였냐를 따지기 전 이전 사례들을 봐야 될 것 같다"며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과거 기자들과 사적 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 취급하면 된다' 발언을 하고 파면된 사례가 있다. 당시에도 술자리에서 한 이야기였고 사담에 가까운 이야기였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국민들의 분노를 샀기 때문에 응당한 처분을 받았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씨의 발언도) 같은 선상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전 부위원장은 "2차 가해가 성립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도 생각하지만 '2차 가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일단 이미 김지은 씨는 협박을 일상에서도 지금 당하고 있다. 재판 전에도 당했고 끝나고도 당했고 (안 전 지사가) 유죄판결을 받고 나서도 조롱을 당하고 있다"며 "여기에 야권 대선후보자가 '나는 가해자를 불쌍하게 여긴다 라'는 이야기가 나온 것인데 당연히 2차 가해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야권 대선후보자마저 피해자 곁에 서 있지 못한다면 대체 대한민국 이 땅의 성폭력 피해자들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느냐. 게다가 김지은 씨 같은 경우에는 안희정이라고 하는 굉장히 큰 권력을 갖고 있는 대선주자로 불렸던 사람의 피해자"라며 "그런 분들이 일상을 찾지 못하고 아직까지도 이런 상황에 계속 발목을 잡히고 숨죽여 살아야 한다면 그건 정의로운 나라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신 전 부위원장은 "일단 녹취록을 통해 부적절한 발언이 방송이 됐고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그 발언은 사과해야 할 내용이 맞다"며 "사적인 대화라고 하지만 이미 기자 신분을 밝힌 상황에서 공직후보자 배우자로서 전화 통화를 한 내용이지 않느냐. 그것이 이미 공공에 송출된 상황이고 피해자 분께서도 사과를 요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피해자가 요청하시는 대로 응당 사과를 피해자 분께 직접 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윤 후보를 향해서도 "지금도 안희정의 편인지, 정말 안희정 씨가 불쌍하다고 느끼시는지, 전직 검찰총장으로서 그리고 법치주의를 강조하고 있는 대통령 후보자로서 지금도 그런 인식을 갖고 있는지 유권자에게 정확하게 말을 해줘야 할 때"라고 밝혔다.
/유지희 기자(y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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