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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영 논란] ② IPO 앞두고 '적자 늪' 中 법인에 '좌불안석'


상하이법인 매출 늘었지만…CJ올리브영과 내부거래·외상도 늘어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CJ올리브영이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몸값 띄우기에 한창이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중국 법인이 발목을 잡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상하이법인에 추가 자본을 투입하고 디지털 전환이라는 승부수를 띄우며 매출 성장을 견인했지만,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상하이법인의 매출이 증가하는 과정에서 CJ올리브영과의 내부거래와 외상이 크게 늘어나 인위적으로 실적을 끌어올리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CJ올리브영의 상하이법인은 2014년 설립 이후 적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현재 모든 오프라인 매장을 폐점하고 디지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국내 CJ올리브영 매장 전경.  [사진=CJ올리브영]
CJ올리브영의 상하이법인은 2014년 설립 이후 적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현재 모든 오프라인 매장을 폐점하고 디지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국내 CJ올리브영 매장 전경. [사진=CJ올리브영]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상하이법인은 지난 2020년 매출액 230억원을 올렸다. 이는 2019년 144억원보다 86억원(60%) 늘어난 수준이다. 당기순손실 규모도 2019년 43억원에서 2020년 21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CJ올리브영은 2018년부터 시작한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며 오프라인 매장을 없애고 디지털로 사업을 전환하며 고정비를 절감한 효과를 봤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녹록지 않다. 상하이법인은 지난 2014년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설립 첫해 2억원대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2018년 150억원대까지 규모를 늘렸지만, 그만큼 적자도 늘었다.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CJ올리브영으로 독립돼 나왔던 2019년까지 상하이법인의 누적 손실액은 222억원에 달했다.

상하이법인은 CJ올리브영이 설립 초기 48억원을 출자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증자를 통해 176억원가량을 지원했지만, 결국 적자 누적으로 2019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98억원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경제 보복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컸다.

중국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자 CJ올리브영은 2018년부터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2018년 말 두 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폐점한 이후 2019년 1분기까지 4개의 매장을 운영했다. 이마저도 같은 해 2분기부터 한 개 매장만 남긴 채 모두 문을 닫았고, 2020년을 끝으로 마지막 매장도 폐점하며 현재 중국 현지에 CJ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은 없는 상태다.

오프라인 매장을 없앴지만, 상하이법인은 그대로 둔 채 디지털로 사업을 전환했다. 2019년 알리바바의 온라인몰인 '티몰'에 올리브영관을 오픈했고, 2020년에는 '카오라'에도 입점했다. 2020년에는 CJ올리브영이 추가로 약 116억원을 추가 출자하기도 했다. 아울러 오프라인 매장을 없애고 디지털로 사업을 전환한 데 따른 고정비 절감 효과 등으로 2020년 매출액이 2019년보다 크게 높아졌다.

다만 상하이법인의 매출 증가가 IPO를 앞두고 몸값을 올려야 하는 CJ올리브영의 조급함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2020년 상하이법인은 모기업인 CJ올리브영으로부터 물품을 구매하며 95억원 규모 내부거래를 했는데, 이 중 약 60억원이 매출채권으로 남아 있다. 상하이법인이 CJ올리브영으로부터 현금이 아닌 외상으로 물건을 떼 와서 판매한 셈이다. 2019년 상하이법인과 CJ올리브영의 거래규모는 3억원대, 매출채권은 약 10억원에 불과했는데, 1년 사이에 전체 거래규모와 외상 거래가 동시에 크게 늘어난 것이다.

IPO를 앞두고 해외법인의 구조조정과 디지털 전환 성과를 보일 필요가 있는 CJ올리브영이 물품대금 납입 기한을 미뤄주면서까지 상하이법인의 실적 끌어 올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2020년은 CJ올리브영의 IPO를 앞두고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자금 유치를 추진하는 시기였다.

지난해 상장을 위한 주간사를 선정하고, 올해 IPO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CJ올리브영 입장에서는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위해 부진한 해외법인의 실적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CJ올리브영은 디지털 전환을 전면에 내세우며 2019년부터 해외시장 전용 이커머스 플랫폼 '글로벌몰'을 운영하고, 각 지역 온라인 판매채널에 입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온라인을 통한 해외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중국 사업의 디지털 전환 전략이 적중하면서 2020년도 상하이법인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이에 따라 당사로부터 상품 매입이 늘어나면서 내부 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실적 부풀리기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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