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혹한기에 장비업계 '빨간불'… K-디스플레이 생태계 악화 우려


중국도 OLED 수율과 코로나19로 투자 기조 꺾여…장비 업계, 사업다각화·M&A 나서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가 패널 업체들의 보수적인 투자와 생산 지연 등으로 난관에 봉착했다. 일부 업체들은 사업 다각화나 인수·합병(M&A)으로 대안을 찾고 있지만 K-디스플레이 생태계가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들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 공급 계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액정표시장치(LCD)에서 OLED로 라인을 전환하고 있지만 장비 업체들은 수혜를 보지 못한다고 호소한다.

원익IPS는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천87억원, 영업이익 2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영업이익은 9% 감소했다. AP시스템도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보다 29% 감소한 802억원, 영업이익은 6% 준 115억원을 기록했다.

SFA 디스플레이 장비 '스토커' [사진=SFA ]

업계 관계자는 "큰 손인 중국만해도 OLED 투자를 엄청할 거 같았다"며 "하지만 BOE나 CSOT 등 중국 업체들도 예상보다 수율이 안 나오다보니 작년부터 투자가 꺾였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한국 LG디스플레이나 삼성디스플레이도 투자에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중국 디스플레업체들이 최근 코로나19로 장비 공급 계약 종료일을 미루면서 국내 장비 업체들의 근심은 깊어지고 있다. 한국 장비 업체들이 장부에 매출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일부 대금을 받지 못하는 등 부담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인 인베니아는 중국 HKC와 체결한 317억원 규모 단일판매공급계약 종료일을 지난달 23일에서 12월 31일로 7개월 연기했다. 다른 장비 업체인 DMS는 중국 CSOT에 납품키로 했던 502억원 규모 장비 공급계약 종료일을 지난달 20일에서 10월로 5개월 미뤘다.

이같은 디스플레이 장비 불황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내년 전 세계 LCD와 OLED 장비 투자 규모가 53억 달러(약 6조7천억원)로 올해보다 57% 감소할 전망이다. 패널별로는 LCD가 19억 달러, OLED가 34억 달러로 각각 올해보다 79%, 4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사업 다각화, M&A로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다. SFA는 디스플레이 장비에 주력하다 전기차 반도체, 유통 물류 장비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김영민 SFA 대표는 "장비 업체이다보니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투자 전략에 실적 변동이 많았다"며 "2015년 매출이 2011년 절반 수준에 그칠 정도로 아픈 과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SFA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2차 전지(배터리), 반도체, 유통물류 장비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사업다각화를 통해 점프할 수 있는 기반을 이뤄냈다"고 덧붙였다.

디스플레이 모듈 공정 장비 업체 엘이티는 지난해 7월 검사 장비 업체 케이맥과 합병해 HB솔루션으로 재탄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3년 정도는 지나야 디스플레이 업황이 좋아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사업 다각화 등을 통해 버티고 있지만 잇몸으로 버티는 형국"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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