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이공삼칠' 홍예지, 충무로 기대주의 기분 좋은 출발


신예 홍예지, 데뷔작 '이공삼칠'서 능숙한 연기 "믿고 보는 배우 되고파"

[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신예 홍예지의 시작이 산뜻하다. 아이돌 연습생에서 배우로 전향한 그는 스크린 데뷔작 '이공삼칠'로 단번에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고, 또 다음을 기대케 했다.

최근 개봉한 '이공삼칠'은 열아홉 소녀에게 일어난 믿기 힘든 현실, 그리고 다시 일어설 희망을 주고 싶은 감방 동기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 홍예지는 극 중 주인공 윤영으로 분했다.

배우 홍예지가 영화 '이공삼칠'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빅웨일엔터테인먼트]

청각장애인 엄마를 모시고 사는 착한 딸 윤영은 가정을 이끌기 위해 학업을 뒤로하고 공무원 준비에 열심이다. 아픈 엄마를 걱정하고 19살 답지 않게 성숙한 모습으로 평범하고 행복한 나날을 살던 그에게 예기치 못한 사건이 일어나고, 하루아침에 일상이 완전히 뒤바뀌어버린다. 교도소에 수감된 것.

홍예지는 윤영을 맡아 극 전체를 이끈다. 청각장애가 있는 경숙과 대화할 때는 생동감 넘치는 표정과 수어 연기로 시선을 잡아끌고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땐 좌절한 눈빛과 분위기로 관객에게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교도소 12호실 감방 동기들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고 가까워지는 과정, 마지막까지 절망스러운 윤영의 현실을 담담하게 표현해내 더욱 눈물짓게 만든다.

'프로듀스48'에 출연해 아이돌을 꿈꿨던 홍예지는 오디션 탈락 후 아이돌 데뷔를 준비하다 무산이 됐다. 이후 배우로 전향,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이공삼칠' 출연이 결정되기까지 수많은 오디션을 봤지만, 그중에서도 '이공삼칠'은 가장 탐이 나는 작품이었다고. 그는 "대본이 마음에 들었고 윤영도 성격적으로 맞는 부분이 있어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며 "다른 친구들은 실수해도 그냥 넘어갔는데 저는 손을 들고 다시 해보겠다고 했었다. 감독님이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라고 출연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어린 소녀에게 갑자기 일어난 사건, 이로 인해 내외적으로 큰 고통을 겪는 과정을 표현하기 위해 영화 '죄 많은 소녀', 도서 '인간실격'을 참고했다. '이공삼칠'과 같은 소재는 아니지만, 윤영을 표현하기 위해선 적격이라 판단했다.

배우 홍예지가 영화 '이공삼칠'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빅웨일엔터테인먼트]

신인 배우가 소화하기란 쉽지 않은 소재임에도 홍예지는 거뜬히 해냈다. 특히 수어 연기를 하며 대사와 함께 감정을 전달하는 장면에서는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이 느껴지기도. 극 초반 사건이 일어난 후 경찰서에서 경숙과 눈물을 흘리며 대화하는 장면에선 관객도 오열하게 만든다. 해당 장면에 홍예지는 "가장 힘들었던 장면 중 하나"라며 "슬프게 전달을 해야 할지, 덤덤하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감독님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했고, 감독님께서 '사람을 죽이고 잡혀 온 거니 힘이 없을 것'이라고 하셨다. 엄마에게 도움받지 말라고 말하는 장면이라 단호하게 요청을 해야 할 것 같아 감정을 최소한으로 표현하려 했다"라고 말했다.

수어 연기에도 그에겐 넘어야 할 장벽 중 하나였다. 손동작으로 대사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표정과 뉘앙스도 수어에 포함돼 있기 때문. 그는 "표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더라. 손동작은 조금 달라도 이해하는데 표정에 따라서 전하고자 하는 얘기가 달라진다고, 농인들에겐 억양이 표정이라고 하셔서 신경을 많이 썼다"라며 "표정 위주로 연습하고 수어 연기를 했다. 대사도 전달해야 하고 수어로도 전달해야 하니 쉽지 않았다"라고 토로했다.

홍예지는 '이공삼칠'을 준비하면서 세 장면이 가장 고민이 컸다고 밝혔다. 윤영이 안 좋은 일을 당했을 때, 임신 소식을 알고 뛰쳐나갈 때, 출산할 때 표현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출산을 해본 적도 없고 경험한 적도 없으니 걱정이 들었다. 카메라 뒤에서 감독님께서 계속 윤영의 상태를 얘기해 주셨다"라며 "감독님 덕분에 잘 끝냈던 것 같다"라고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윤영의 아픔을 그림과 동시에 교도소 수감자들과의 우정을 함께 다룬 '이공삼칠'. 극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어둡고 윤영에게 닥친 현실이 감내하기가 어려운 만큼 홍예지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본인은 윤영에게 이입이 됐다고 느끼지 못했으나 주변 사람들이 달라졌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는 "촬영이 끝난 뒤에도 꿈에 윤영이 나와 힘들기도 했다"라며 "윤영을 찍기 전후가 많이 달라졌다는 말을 들었다. 제가 깊게 빠져들지 않게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셨다"라고 했다. 덕분에 빠르게 윤영의 우울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2호실 감방 동기로 함께 호흡을 맞춘 김미화, 황석정, 신은정, 전소민, 윤미경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신은정은 홍예지에게 임신했을 때 자세의 변화를 주로 알려줬고 김미화는 든든한 맏언니처럼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됐다. 홍예지와 함께 '이공삼칠'로 스크린 데뷔에 나선 윤미경도 서로 연기 얘기를 나누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료였다.

배우 홍예지가 영화 '이공삼칠'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빅웨일엔터테인먼트]

수년 동안 데뷔를 기다린 홍예지에게 '이공삼칠'은 가족에게 떳떳하게 보여줄 수 있는 첫 성과였다. 시사회를 통해 딸의 연기를 본 가족들은 그에게 칭찬을 쏟아냈다고. 억울한 상황에 부닥친 윤영의 감정을 공감하고 많은 눈물을 터트렸다고 전했다. 홍예지는 "동생이 가슴을 치면서 나왔다고 하더라. 아빠도 오열하셨다고 했다. 휴지를 줘도 끝없이 눈물을 흘리셨다고. 저한텐 말씀을 안 하셨는데 엄마가 알려주셨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연기 첫발을 제대로 뗀 홍예지는 다음이 기다려지는 배우를 꿈꾼다. 그는 "믿고 보는 배우, '홍예지가 나온 작품은 다 좋아'라는 말을 듣는 배우가 되고 싶다"라며 "그 나이대에만 표현할 수 있는 농익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열의를 다졌다.

한편 홍예지는 차기작 '더 디너'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더 디너'는 노숙자를 상대로 치명적 사건을 발생시킨 자식들로 인해 은폐와 자수의 기로에서 고민과 혼란에 빠지는 한 형제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다. 홍예지는 설경구의 딸 역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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