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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전자, 이르면 8월께 'RE100' 참여…정부와 막판 조율


비용·韓 에너지 정책 등으로 부담 크지만 '친환경' 선택…연내 참여 계획 변동 없어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세계적으로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올해 안에 'RE100'에 참여키로 했다.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국제 캠페인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8월께, 늦어도 연내에 'RE100'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애플 등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LG에너지솔루션 등이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8월께, 늦어도 연내에 'RE100'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아이뉴스24 DB]
삼성전자는 이르면 8월께, 늦어도 연내에 'RE100'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아이뉴스24 DB]

'RE100'의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ESG 경영을 추진하는 글로벌 금융회사·기관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향해 재생에너지 관련 계획을 내놓으라고 꾸준히 압박해 왔다. 일부 자산운용사는 삼성이 명확한 탄소 저감 목표를 세우고, 이에 대한 지원을 받기 위해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직접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이와 관련해 압박받고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해 CDP 웹사이트에 게시한 성명에서 삼성전자는 "고객들은 목표 달성을 위해 100% 재생 에너지를 상용하는 제품을 생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런 요구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명백한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RE100' 참여를 결정했다고 알렸으나, 시기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았다. 또 삼성의 환경 연구를 담당하던 삼성안전환경연구소는 올해 1분기에 사명을 삼성ESH(환경·안전·보건)전략연구소로 명칭을 바꾸고 환경정책과 탄소감축 분야 인재 확보에 나서는 등 'RE100' 참여를 위해 차분히 준비해 왔다.

재계 관계자는 "당초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특히 6월쯤 'RE100'에 참여하려고 내부적으로 논의했지만, 전자뿐 아니라 금융, 건설 등 다른 계열사 등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기를 올 하반기로 연기했다"며 "올해는 'RE100' 참여를 안할 수 없다고 보고 최근 각 계열사뿐 아니라 정부와 막판 조율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RE100' 참여 시기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도 "연내에 할 것 같다는 정도로만 결론이 나온 상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RE100' 참여는 국내외 다른 기업보다 늦은 편이다. 삼성전자는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미국, 유럽, 중국 사업장에서 사용 전력을 모두 재생에너지로 전환했다고 밝혔으나, 화석 연료 의존도가 높은 국내와 베트남 사업장 등에서는 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는 것이 과제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RE100' 참여 기업 수는 350개 정도로, 미국·유럽 기업이 참여 기업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사무 공간과 데이터센터가 전부인 구글과 제품 생산을 중국 현지 공장에 맡기고 있는 애플은 이미 'RE100'을 달성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상황이 다르다. 한국의 지리 조건과 국가 에너지 정책 등 여러 요인으로 자국 내에서 재생에너지를 100% 충당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는 대표적인 에너지 다(多)소비 산업으로, 삼성전자는 핵심 생산 시설을 대부분 한국에 두고 있어 'RE100' 참여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국의 환경문제 싱크탱크인 엠버에 따르면 대량의 에너지가 소비되는 반도체 생산공정 특성상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국내 풍력·태양광 전체 발전량보다 20% 더 많은 에너지를 홀로 썼다.

업계 관계자는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한국 내 전력 구조 때문에 삼성전자가 재생에너지 전환을 선뜻 선언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며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가 부족한 한국 전력 구조가 'RE100' 참여 시기를 자꾸 미루게 되는 요인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유럽은 풍력·태양광 등 상대적으로 풍부한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데다 결정적으로 제조업 비중이 높지 않다"며 "그나마도 중국, 동남아 국가 등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있어 부담이 적은 반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핵심 부품 생산 기지를 한국에 둔 삼성전자는 어려움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도 삼성전자는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발간한 '2022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5천278GWh(기가와트시) 로 집계됐다. 다만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와 관련해 '단기 전력 비용 상승에 따른 생산 비용 증가'를 위기 요소로 꼽고 있다.

삼성전자는 보고서를 통해 "2020년 미국과 유럽, 중국 지역 내 사업장의 사용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했다"며 "이어 중남미, 서남아 지역 사업장에서도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전환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도 'RE100' 참여에 대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한 부회장은 지난 5월 31일 삼성 호암상 시상식 만찬 행사 후 취재진이 'RE100' 참여 시기를 묻자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하나하나 이야기하기는 그렇고 전체적으로 큰 선언을 하게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RE100'에 적극 참여하기 위해선 정부가 재생에너지 공급을 대폭 늘리고, 재생에너지 구매에 따른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 등을 우선적으로 내놓아야 할 것"이라며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국내 환경에 제약이 큰 만큼, 해외 재생에너지 구매(PPA)도 제한된 범위 내에서 인정해주는 방안을 국제 사회에 제안해 논의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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