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루 작동 핵심장치, 원형대로 복원한다


중앙과학관, 서울 인사동 출토 유물로 주전시스템 복원 설계

복원 설계한 주전시스템을 중종 보루각 자격루에 적용한 조감도 [사진=국립중앙과학관]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국립중앙과학관(관장 이석래)은 지난해(2021년)에 서울 인사동에서 출토된 유물을 바탕으로 조선 전기 자격루의 핵심부품인 ‘주전(籌箭)’을 복원 설계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주전은 자격루의 동력전달과 시각조절 장치다. 이로써 '조선왕조실록'에서 문헌으로만 전해져 베일에 쌓여있던 ‘주전’의 실체가 명확히 규명됐다. 중앙과학관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보다 원형에 가깝게 자격루를 복원해 전시할 계획이다.

자격루는 세종대왕 때 장영실이 제작한 자동물시계로 조선의 표준시계이다. 자격루의 구조와 설명은 '세종실록'의 '보루각기(報漏閣記)'와 '보루각명병서(報漏閣銘幷序)'에 자세히 설명돼 있다.

자격루는 외형적으로 두 개의 대형 장치가 결합되어 보이는데, 하나는 물의 양과 유속을 조절하는 파수호(물 공급 항아리)와 수수호(나오는 물을 받는 항아리)가 있는 수량제어 부분이고, 다른 하나는 인형의 움직임을 통해 시간을 알리는 자동시보 부분이다. 이때 수량에 따라 일정한 시각마다 구슬을 방출시켜 동력을 전달하고 시각을 조절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번에 복원한 주전시스템이 바로 수량제어장치와 자동시보장치를 연결해 자격루 표준물시계의 두뇌 역할을 하는 동력 전달 및 시각조절 장치다.

주전시스템은 수수호 안에 있는 부전인 주전죽(籌箭竹)과 그 위에 있는 방목(方木), 방목 속 좌우에 설치되는 2종류의 동판(銅板), 동판에서 구슬을 장전하는 구슬방출기구로 구성된다.

주전의 원형을 588년만에 새롭게 복원해 낸 이번 작업에는 흠경각 옥루를 복원한 바 있는 윤용현 박사(국립중앙과학관 한국과학기술사과장)를 주축으로 한국천문연구원의 김상혁 박사, 민병희 박사, (재)수도문물연구원 오경택 원장이 함께 했다.

출토된 자격루 주전 동판과 구슬방출기구를 결합한 모습.[사진=(재)수도문물연구원]

조선에서는 하루 12시(時)를 알려주는 정시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밤 시간이 되면, 그 길이를 5등분하여 5경(更)을 만들고 경(更)마다 다시 5등분한 점(點)을 만들어 사용했다. 이를 경점법(更點法)이라고 한다. 밤시간을 25등분한 시각체계는 절기마다 변하는 부정시법인데, '누주통의(漏籌通義)'에는 총 11개의 경점용 주전이 언제 사용되는지 자세히 기록돼 있다. 예를 들어 1전은 동지 전후, 6전은 춘추분경, 11전은 하지 전후에 사용한다.

출토된 동판과 구슬방출기구 유물은 경점용 주전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주전 사용법을 설명한 '누주통의'와 비교해, 동판 유물은 명문이 표시된 ‘일전(一箭)’ 이외에도 ‘3전’과 ‘6전’에 해당되는 주전이 함께 출토된 것임을 밝혀냈다.

또한 발굴된 경점주전인 동판과 구슬방출기구를 '보루각기'내용과 비교하고, 함께 출토된 일성정시의, 금속활자, 총통, 동종의 제작시기, 조선전기 자동물시계인 보루각 자격루와 흠경각 옥루의 구조를 고려해 출토 주전유물의 제작 시기를 1536년 중종 보루각의 주전으로 제시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현재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사관에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복원 자격루를 이관한 뒤 이번에 연구된 조선전기 자동물시계 주전시스템을 적용해 보다 원형에 가까운 복원 자격루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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