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사이에서 눈치 보는 삼성·SK…고민 깊어지는 K-반도체


美, 中 반도체 투자·수출 제한 검토…지원 기대 속 '최대 수요처' 中 견제 부담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 속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투자 및 수출 제한 등을 검토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타격을 우려하는 눈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YMTC 등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에 자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웨스턴 디지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미국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만일 수출 제한 방안이 시행될 경우 중국 반도체 기업은 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를 수입할 수 없게 되면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사진=아이뉴스24 포토 DB]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생산 시설과 쑤저우에 테스트·패키징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중국 우시에 D램 공장, 충칭에 후공정 공장, 다롄에 낸드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하원은 최근 총 2천800억 달러(약 366조1천억원)에 달하는 '반도체칩과 과학법(반도체법)'을 통과시켰다. 현재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종 서명만을 남겨둔 상태다.

미국 내 반도체 시설 건립 지원 390억 달러(약 51조원), 연구 및 노동력 개발 110억 달러(약 14조4천억원), 국방 관련 반도체 칩 제조 20억 달러(약 2조6천억원) 등 반도체산업에 520억 달러(약 68조원)가 지원된다. 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게 25%의 세액공제 혜택도 제공한다.

반도체법이 발효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2조2천억원)를 투자해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현재 미국에 신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과 화상 면담을 통해 미국에 220억 달러(약 28조8천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에선 미국의 반도체법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 받는 기업이 향후 10년 동안 중국을 포함한 '우려 국가'에 첨단 반도체 관련 투자를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현지 사업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이 '칩4 동맹' 가입을 압박하는 것 역시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미국은 한국, 일본, 대만과 함께 '칩4 동맹'을 결성할 계획을 세운 상태다. 동맹 국가간 협업 강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고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중국과 선을 긋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홍콩 포함)이 국내 반도체 수출의 60%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반도체법이 발효될 경우 국내 반도체 업체들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면서도 "중국이 우리나라 반도체에 중요한 시장인 만큼 셈법이 복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5년간 340조원 규모 투자, 10년간 15만 명 이상 인력 육성을 골자로 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법안'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법안은 오는 4일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시행일에 맞춰 발의될 예정이다.

'국가첨단전략산업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묶인 패키지 법안으로, ▲전략산업 특화단지 조성 지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범위 확대 ▲전문인력 양성 지원 ▲첨단산업 설비·인력투자 세액공제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