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1위' 삼성 위협하는 SK하이닉스·마이크론…'초격차' 기술 전쟁 본격화


마이크론 232단·SK하이닉스 238단 잇따라 발표…기술력으로 1위 삼성 추월 빨라져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인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이 업계 최초로 232단 낸드 양산을 시작했다고 알린지 일주일만에 SK하이닉스가 업계 최고층 238단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며 기술 경쟁에 나섰지만, 삼성전자는 176단 낸드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상태다.

삼성전자 평택반도체 공장 2라인. [사진=삼성전자]

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 35.5%로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는 키옥시아(19%), 3위는 SK하이닉스(18.1%), 4위는 웨스턴디지털(12.2%), 5위는 마이크론(11.3%)이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1위 자리에 걸맞지 않게 최근 낸드플래시 업계 내 기술 경쟁에선 설 자리를 잃은 모습이다. 하위 업체들이 초고적층 기술 개발에 연달아 성공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128단은 SK하이닉스가 지난 2019년 먼저 도달했고, 176단은 마이크론이 달성하면서 '최초' 타이틀을 뺏겼다. 또 SK하이닉스는 지난 2020년 12월 176단 낸드를 개발한 지 1년 8개월 만에 238단을 업계 처음으로 선보였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238단 4D 낸드 [사진=SK하이닉스]

적층 기술은 삼성전자가 최초로 고안해 낸 '초격차' 기술이지만, 점차 적층 경쟁에서 잇따라 추월 당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013년 24단 1세대 3차원(3D) V(세로·vertical)낸드를 발표해 업계의 주목을 받은 후 100단 이상 6세대까지 항상 세계 '최초' 자리를 지켰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이론적으로 삼성전자 역시 256단의 '더블 스택'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은 보유하고 있다.

낸드플래시 제조 핵심 기술은 고층으로 층층이 쌓은 셀을 연결하기 위한 미세한 구멍(hole)을 뚫는 것으로, 삼성전자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128단을 한 번에 뚫는 '싱글 스택'이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경쟁사들은 두 차례에 나눠 뚫은 후 이를 쌓는 '더블 스택' 기술을 사용 중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단수 자체에 경쟁력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200단 이상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은 갖추고 있지만 소비자 수요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양산을 시작한 176단 7세대 낸드를 주력 제품으로 삼고 있다.

송재혁 삼성전자 플래시 개발실장 부사장은 지난해 회사 뉴스룸 기고문에서 "이미 200단이 넘는 8세대 V낸드 동작 칩을 확보한 상황"이라며 "시장 상황과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적기에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한 번에 100단 이상을 쌓고 10억 개가 넘는 구멍을 뚫을 수 있는 '싱글스택 에칭' 기술력을 가진 유일한 기업"이라며 "1천단 이상을 바라보고 있는 V낸드의 시대에도 삼성전자는 혁신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업계 최초로 232단 낸드플래시를 출하했다. [사진=마이크론테크놀로지 홈페이지]

반면 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그 동안 200단 이상을 삼성전자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이들도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의 잇따른 '최초' 타이틀 선점 움직임으로 삼성전자와의 기술 격차가 많이 좁혀진 것으로 봤다. 또 YMTC(양쯔메모리)도 지난 6월 192단 낸드 시제품을 고객사에 전달하는 등 중국 업체들의 움직임도 삼성전자를 더 압박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은 200단 이상 초고적층 낸드 양산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200단 이상 낸드 양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200단 고지를 넘었고, YMTC 등 중국 업체들도 관련 기술력을 높여가고 있다"며 "공정 난도가 올라가면서 업체들의 기술 격차도 예전에 비해 많이 좁혀져 삼성전자의 초격차 유지 전략도 최근 들어 흔들리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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