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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겨울, 이제 시작"…내년 수요 증가 역대 최저 전망에 삼성·SK '비상'


트렌드포스 "내년 D램 수요 증가율 사상 첫 한자릿수"…가격 하락세 지속될 듯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D램 가격이 지난달에만 14% 넘게 급락한 가운데 내년에도 수요 증가율이 역대 최저 수준에 그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경기둔화로 정보기술(IT) 기기 시장까지 위축된 탓에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이 끝나고 '메모리 겨울'이 시작됐다는 주장에 점차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DDR5 D램 영상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 DDR5 D램 영상 [사진=삼성전자 ]

4일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D램의 비트 단위 수요 증가율은 8.3%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가 예상한 연간 D램 수요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내년 D램 공급 증가율은 14.1% 수준으로 예상된다.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이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D램 가격은 올해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 초엔 2분기부터 단가 상승세가 전망됐지만 최근 가격이 급락한 모습이다. 특히 D램의 고정 거래 가격은 지난달에만 14% 이상 하락한 상태로,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의 7월 평균 고정 거래 가격은 전달(3.35달러)보다 14.03% 하락한 평균 2.88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9년 2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인 동시에 2020년 이후 처음으로 2달러대로 떨어진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2분기 대비 각각 5~10%, 8~13%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PC D램 구매자들의 재고가 충분하기 때문이란 판단에서다.

다만 낸드플래시는 내년에 D램보다 수요 성장세가 비교적 견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낸드플래시의 수요와 공급 증가율 전망치를 각각 28.9%, 32.1%로 예상했다.

트렌드포스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PC와 노트북 등 메모리 시장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대부분의 메모리 제조사들이 재고 조정 작업을 벌이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M16 전경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M16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시장에서는 당분간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메모리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하반기 실적도 꺾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D램 현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이라며 "PC와 스마트폰 판매 부진 우려 속에 제조사들이 (메모리) 재고 조정에 나설 경우 코로나19 특수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매크로 이슈로 인해 완제품 출하량이 예상을 하회하면서 메모리 재고가 늘고 있다"며 "전방 업체들이 메모리 주문량을 기존 계획보다 빠르게 축소함에 따라 가격 하락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한국 경제에도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내외로 가장 높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사업이 메모리반도체인 만큼 시장 둔화에 따라 두 회사 실적이 타격을 입으면 국내 경제 역시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005930)는 D램 시장에서 42.7%의 점유율(매출 기준)을 기록해 세계 1위를 지켰다. SK하이닉스(000660)는 27.1%로 2위였다.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 점유율 부문에서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각각 35.5%, 18.1%로 1위, 3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업황 둔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고 나섰다. SK하이닉스는 4조원 규모의 충북 청주 반도체 공장 증설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고,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단기 설비투자는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판단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각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에 IT 제품 수요 둔화 등이 이어지며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메모리 가격이 얼마나 더 하락할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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