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라…美·中 사이에 낀 K반도체


정부, 美에 '칩4' 예비회의 참여 의사 전달…中 자극될까 '전전긍긍'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이른바 '칩4 동맹' 예비회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반도체업계가 이에 따른 여파가 미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8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최근 미국 측에 칩4 예비회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관련 부처와 잘 살피고 논의해서 우리 국익을 잘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시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재 미국은 한국, 일본, 대만과 함께 '칩4 동맹' 결성을 계획하고 있다. 팹리스(미국), 파운드리(한국·대만), 소재·장비(일본)에 강점이 있는 4개국이 모여 반도체 협업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선 사실상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4개국의 협력 강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중국과 선을 긋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 중 중국(홍콩 포함)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생산 시설과 쑤저우에 테스트·패키징 공장을,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D램 공장, 충칭에 후공정 공장, 다롄에 낸드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한국이 '칩4'에 가입할 경우 중국이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자칫 제2의 사드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와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은 미국의 위협에 맞서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지난해 한국의 반도체 수출 1천280억 달러 중 중국과 홍콩에 대한 수출이 60%에 이른다"며 "이렇게 큰 시장과 단절하는 것은 상업적 자살행위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셈법이 복잡한 상황"이라며 "'칩4' 가입이 현실화될 경우 중국이 즉각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칩4'에 가입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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