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가입자, '4세대' 실손 전환 외면…속타는 보험사


소비자 불리하단 인식 팽배…보험료 반값 할인 혜택 등 전환 유도

[아이뉴스24 임성원 기자] 4세대 실손의료보험이 출시된 지 1년이 됐지만, 기존 보험 가입자들의 외면 속에 보험 전환율은 고작 1%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생명·손해보험사의 지난 1년간(2021년 7월~2022년 6월) 4세대 실손보험 전환 건수는 41만7천627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신규 가입 건수는 100만1천540건이다. 전체 개인 실손보험 가입자 수 4천만명(추산)과 비교하면 1.04%에 불과했다.

지난해 7월 4세대 실손의료보험이 출시된 이후 1년이 지났지만 계약 전환율이 1%대 불과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4세대 실손보험 출시 안내문. [사진=손해보험협회]

월평균 전환 건수를 보면 주요 손보사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1만7천건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4만4천724건으로 약 2.6배 늘었다.

특히 올해 손보사의 전환 추이를 보면 지난 1월(3만174건)부터 2월(3만2천255건), 3월(4만5천296건), 4월(3만9천795건), 5월(4만4천879건), 6월(7만5천946건)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4세대 실손 전환을 독려하기 위해 보험업계가 제공한 혜택과 서비스 덕분으로 분석된다.

보험사들은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기존 1~3세대 가입자를 대상으로 1년 동안 보험료 50% 할인 혜택을 한시적으로 제공했다. 현재 보험업계는 아직 손해율 개선이 안됐다는 판단에 해당 보험료 할인 혜택을 올해 말까지 연장했다.

여기에 최근 생·손보협회는 금융 소비자들의 4세대 실손 전환 판단에 도움을 주기 위해 온라인 보험 슈퍼마켓 '보험다모아' 홈페이지 내 '실손 계약전환 간편계산기'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소비자가 연간 의료 이용량을 입력할 경우 4세대 실손 전환에 대한 유·불리를 구체적 수치 산출로 비교해 주는 서비스다.

생보사들은 온라인 계약 전환 활성화를 위해 비대면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삼성생명·한화생명 등 대형사 중심으로 보험설계사나 콜센터 대신 활용할 수 있는 비대면 서비스를 연내 선보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밖에도 보험사들은 판매 설계사들을 통해 기존 가입자를 전환할 경우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는 방안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 소비자들은 보험 전환을 외면하고 있다. 기존에 가입한 보험을 유지하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4세대 실손보험은 그동안 보험사의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 보험료를 적게 내는 대신 자기부담금이 높게 설계됐다. 금융당국이 그동안 과잉 진료를 통해 실손 손실이 커졌다는 지적에 직전 1년 동안 받은 비급여 보험금이 많을 수록 보험료를 더 내게 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실손보험 사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 판매사들의 적자 규모는 2조8천6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3천600억원 늘어난 수준으로 손보사의 손실이 더 컸다. 손보사 손실은 2조6천887억원, 생보사의 손실은 1천714억원이다.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는 차등 적용된다. 비급여로 100만원 이상의 보험금을 받은 가입자는 보험료 100% 할증이, 150만원 이상에서 300만원 미만인 4등급과 300만원 이상인 5등급 가입자는 각각 200%, 300% 할증이 적용된다.

소비자 입장에선 4세대 실손 보험에 가입하면 오히려 손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병원에 자주 가는 고령층의 경우 비급여 진료를 많이 받을수록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보험업계가 금융 소비자의 4세대 전환을 위해 노력하지만 이러한 인식을 개선하지 못하면 당분간 보험 전환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배홍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은 "보험사들이 실손 보험 적자 개선을 위해 혜택과 서비스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금융 소비자들에게는 이미 전환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원 기자(one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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