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별사] '스킵' 하면 안 되는 스토리 RPG '라그나로크 로스트 더 메모리즈'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로 진하게 우려낸 최신작…싱글 게임 즐기는 기분

'겜별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게임들이 쏟아져 무엇을 플레이해야 할지 모를 게이머들을 위한 게임 리뷰 코너입니다. 새로 출시됐거나 추천할 가치가 있는 게임들을 가감없이 감별해 전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주]
'라그나로크 더 로스트 메모리즈'. [사진=그라비티 네오싸이언]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2002년 출시돼 올해로 20년을 맞이한 PC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현재 가장 많이 '우려지고' 있는 지식재산권(IP)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타이틀을 내건 수많은 타이틀들을 선보였다. 나름 흥행한 게임들도 있었고 소리소문없이 묻힌 게임들도 적지 않았다.

'그만 좀 우려먹으라'는 지적에도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에만 집중하는 건 그만큼 성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라비티는 올해 2분기 매출 965억원, 영업이익 221억원을 달성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씩 성장한 수치다. 한국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선방한 각종 라그나로크 기반 게임들이 일궈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사골' 신작 '라그나로크 더 로스트 메모리즈'가 출시됐다. 그라비티의 자회사인 그라비티 네오싸이언이 서비스를 맡은 이 게임은 라그나로크 20주년을 기념해 선보이는 '라그나로크 트릴로지(3부작)' 중 첫 포문을 연 신작이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IP를 우려먹는 과정에서 모바일 MMORPG, 수집 RPG, 퍼즐, 액션 등 온갖 장르로 변신을 시도했는데 이번작은 '스토리 RPG' 장르를 택했다. '스킵'을 연발하는 엄지족들이 많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스토리 중심의 게임을 내놓겠다니. 보통 용감한 선택이 아닌 셈이다.

라그나로크 더 로스트 메모리즈는 라그나로크 IP 팬이라면 친숙한 그래픽과 캐릭터로 출발한다. 기억을 잃었으나 죽지 않는 육신을 지닌 주인공을 둘러싼 모험이 펼쳐진다. 스토리 RPG 답게 대화를 주고받는 비중이 여타 게임에 비해 굉장히 큰 편이다. 대화는 진중하다기보다는 가볍고 톡톡 튀는 편이라 웹소설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다음 대화 진행을 위해 쉴 새 없이 화면을 눌러줘야 해서 예기치 못한 피로감이 들긴 했다.

스킵 버튼도 존재하기는 한다. 시나리오 스킵시 대략적인 상황을 설명해주며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스토리 RPG를 표방하는 메모리즈는 이러한 스킵 빈도를 낮추기 위한 장치를 도입한 점이 눈에 띄었다. 가령 정상적으로 대화를 진행하다 보면 간간히 게임 내 재화인 '젬스톤'이 게임 화면에 등장하는데, 이를 터치하면 소량의 젬스톤을 획득할 수 있다. 스킵을 해버리면 이러한 소소한 젬스톤을 얻을 수 없다는 얘기다.

자동 베이스에 스킬 카드를 조합한 전투 방식도 특이했다. 필드에서 적과 조우시 해당 필드를 무대로 즉각 전투가 벌어지는데 캐릭터들은 스스로 가까운 몬스터를 자동으로 공격하게 된다. 이용자는 자원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덱으로 구성한 스킬 카드들을 활용해 전투를 풀어갈 수 있다. 카드로 아군의 체력을 회복하거나 적에게 광역 기절을 선사할수도 있다. 다만 실시간으로 전투가 진행되는 만큼 빠른 판단이 요구된다. 초반에야 손쉽게 클리어 가능하지만 보스와 같은 강력한 적을 상대할 때는 적절한 스킬 카드로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

이처럼 라그나로크 더 로스트 메모리즈는 전반적으로 싱글 RPG를 하는 듯한 디자인이어서 그런지 느긋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오로지 타인과의 경쟁을 유발하는 MMORPG에서는 선사할 수 없는 재미인 셈이다. 스토리를 꼼꼼하게 읽어보거나 평소 웹소설을 즐겨 읽는 게이머라면 라그나로크 더 로스트 메모리즈로 의외의 재미를 느낄 듯하다. 물론 오로지 효율적인 육성을 위해 스토리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사람이라면 이 게임을 플레이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라그나로크 더 로스트 메모리즈'의 플레이 화면. [사진=그라비티 네오싸이언]

/문영수 기자(mj@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