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류호정 "내 몸 간판으로 써도 괜찮다, 절실함 전할 수 있다면"


류호정 정의당 의원 인터뷰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꿈은 집권여당… 5년 뒤 안 된다고 포기할 꿈 아냐"

"체통 신경쓰면 다양한 시도 못해… 의전? 내려놨다"

"노동·여성·녹색이 핵심 노선… 잘할 분야 집중해야"

"당대표 출마 안 한다… 빚지지 않은 새 리더십 필요"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3·9 대선 득표율 2.37%, 6·1 지선 당선자 9명. 의원들이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아 당에 빌려줘야 할 만큼 재정도 열악하다. 그야말로 '비상 상황'. 정의당 이야기다. 당장 2년도 채 남지 않은 총선부터 걱정될 것 같은데, 11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아이뉴스24와 만난 류호정 의원은 웃으며 "내 꿈은 집권여당 정의당"이라고 말했다. 21대 국회 최연소 의원의 남다른 허세일까, 패기일까.

1992년생으로 올해 서른 살인 류 의원은 "나는 아직 젊다. 5년 뒤에 되지 않는다고 해서 포기할 꿈은 아니다"라며 "'정의로운 복지 국가'가 당 슬로건인데, 당장 5년 앞을 바라보기보다는 내 인생에 걸쳐 살아가고 싶은 사회를 꿈꾸고, 실현하고 싶다. 그러려면 단기적 계획도 필요하지만 큰 목표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꿈'의 실현 가능성과 별개로, 노동·여성 문제 등 당의 핵심 의제를 국민에 알리려는 류 의원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이미 그의 상징처럼 된 이른바 '타투 드레스', '킬 빌 복장' 퍼포먼스는 타투업법·채용비리 등 노동 의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과정에서 여론의 따가운 시선도 적지 않게 받았지만, 존재감 만큼은 당을 대표할 수준으로 성장했다.

류 의원은 "어떤 절실한 현장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면 내 몸도 간판으로 써도 괜찮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정의당의 주요 의제가 일상에 녹아드는 그날까지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홍보 분야에서 일했다. 디지털 환경을 조금 더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체통을 신경쓰게 되면 이런 저런 것들을 시도하기 힘들다"며 "관습, 의전 같은 것을 내려놓은 편이다. 처지가 다르니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내가 대변하고자 하는 시민의 목소리가 바깥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7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청년정의당 채용비리신고센터 '킬비리' 설립 기자회견에서 센터장을 맡은 류호정 의원이 채용비리 척결을 의미하는 집행검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거대양당 구도가 굳어진 정치판에서 정의당이 제 역할을 못하고 국민과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에도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

류 의원은 "정의당에는 좋은 일이 있어도 나쁜 일이 있어도 카메라가 먼저 오지 않기 때문에 많은 노력해야 한다"며 "많은 비판을 받아야 우리가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뉴스에서 정의당이 완전히 없어진 느낌"이라며 "어제(10일) 스타벅스 노동인권 문제 기자회견을 했는데 관심이 별로 없었다. 더 분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의 주요 문제 요인으로는 ▲존재감 부족 ▲정파 간 밀실 논의 ▲불확실한 노선 등을 제시했다.

류 의원은 "대안세력으로서 존재감이 부족했다. 조국 사태부터 공수처, 검수완박까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더 많은 갑론을박이 공개된 곳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큰 정파가 3~4개 있는데, 선거나 중요한 시기가 오면 주요 의사결정기구가 정파 인사를 임명한다"며 "물밑 합의로 이뤄지니 당원에게 설명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했다.

전략 문제에 대해서도 "노동, 여성, 녹색이 당의 주요 노선이어야 하는데 어느 것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며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조차 뾰족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차기 당대표 선거에는 직접 출마하지 않고 특정 인사를 지지할 계획이다. 당대표 필수 요건으로는 '빚지지 않은 리더십'을 꼽았다.

류 의원은 "차기 당대표가 당원의 강력한 선택을 받아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출마하는 것보다는 그것을 실행할 인적·물적 자원을 지원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원, 지지자 외에는 빚지지 않은 사람이 필요하다"며 "최대한 빚진 게 없는 사람이 당대표가 돼서 당원과 지지자의 힘을 믿고 정의당의 변화를 위해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6월 타투업을 합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왼쪽)이 같은 해 11월 3일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열린 타투이스트와 함께 하는 타투 스티커 체험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당 일각에서 비례대표 의원 사퇴 권고 당원총투표안이 추진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당이 선거에서 크게 지는 상황이 이어졌고, 계속 가난해졌고, 인재가 떠나는 상황이 악순환처럼 반복됐다"며 "의원단은 당에서 가장 많은 자원을 가졌는데, 그만큼 기대가 크기 때문에 책임도 크게 져야 한다는 취지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내 쓸모를 스스로 증명해야 할 것"이라며 "투표 전에 토론하는 기간이 있을 텐데 적극적인 태도로 임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정치인으로서 목표를 묻는 말에는 "늘 똑같이 대답한다"고 운을 떼며 "권력이 없는 사람이 필요로 할 때 옆에 있었던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정치는 사회적 약자의 무기다. 더 잘 드는 무기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막바지 류 의원은 "정치가 혼자의 힘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라며 최근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지난 2년간 저를 지지해준 분들이 많이 계셨지만, 같은 뜻을 가진 사람을 모으는 일에 서툴렀다"며 "뭔가를 알리는 데 능숙한 의원이라는 시선이 생기기는 했지만, 더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부족했다는 말이다. 그 역량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1992년 경남 창원에서 태어난 류 의원은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게임개발사 이노스파크 게임기획팀·스마일게이트 마케팅실에서 각각 근무했다. 2018년 퇴사 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선전홍보부장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정의당에 입당해 성남시위원회 부위원장·경기도당 여성위원장을 거쳐 21대 총선에서 당 비례대표 1번으로 금배지를 달았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다음은 류 의원과의 일문일답.

-근황이 궁금하다.

"이제 전반기 끝나고 후반기로 들어간다. 이전에는 새롭거나 처음이었던 것들이 지금은 한 번쯤 경험한 일이 됐다. 조금 더 익숙해진 만큼 잘하려고 한다. 전반기 때는 여러 방향으로 발의했지만 후반기에는 발의한 법안을 더 통과시킬 수 있으면 좋겠다. 발의 수에 연연하기보다 하나라도 더 통과시키고 임기를 마무리 하고 싶다."

-소개하고 싶은 법안이 있다면.

"채용비리처벌법을 발의한 지 좀 됐는데 계속 다뤄지지 않고 있다. 공정 채용에 대해 한국 사회의 눈높이에 맞는 법률을 우리가 가져야 하지 않을까. 타투업법도 주목을 많이 받았는데, 그동안 정의당 의원이 복지위에 없었다. 이번에 강은미 의원이 복지위에 갔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입법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원내 1, 2, 3당이 전부 비대위 체제다.

"뜻하는 대로 잘 되지 않으면 보통 비상이 되고, 비대위 체제로 넘어간다. 민주당과 정의당의 비상은 어떻게 보면 이해된다. 선거를 통한 권력 획득이 정당의 존재 이유라면 두 당 모두 선거에서 원하는 목표를 성취하지 못했기 때문에 비상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왜 비상일까. 정부 지지율 하락은 윤석열 대통령 책임이 1차적으로 있는 것 같고, 이준석 대표 성 상납 사건은 아직 분명한 결론이 나기 전이긴 하다. 어쩌다 저렇게까지 갔을까. 선거에서 승리하고도 비상 사태라니 의아하다."

-17일이 윤석열 정부 출범 100일인데.

"어느 정도 기본은 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지금 지지율이 그것을 반영한다. 엘리트 검사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대통령 말 한마디에 부처 업무 계획을 통째로 뒤엎는다. 여론 반응을 예측하지 못하는 건지, 상관이 없다는 것인지. 그런 정책과 메시지가 매일 튀어나온다. 국민에게 갑작스럽게 통보하고, 제기된 문제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는 태도로 대답하는 것이 100일 동안 있었다. 갑작스럽고 언짢은 감정이 반복된 것이다. 출근길 브리핑도 그렇고, 장관 정책 발표도 그렇고. 정부는 아니지만 방금 전에도 (김성원 국민으힘 의원이) 수해 현장 가서 '비 좀 왔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 보셨나. 지지율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것 같다."

-정부가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약속했던 '공정과 상식'을 지키기만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국민에게 더 잘 설명하고, 경청하는 과정을 거치고. 정치인이 해야 할 기본적인 일이다. 지지율이 말도 안 되게 떨어진 것은 기본이 안 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당이 존폐 위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무엇이 원인인가.

"첫 번째로 대안세력으로서 존재감이 부족했다. 방금 윤석열 정부에 대해 했던 말이기도 한데, 설명을 잘하지 못했다. 조국 사태부터 시작해서 공수처, 검수완박까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문제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은 왜 찬성하는지, 반대하는 사람은 왜 반대하는지 공개적으로 토론해서 어떤 결론이 도출돼야 이해를 할 수 있다. 결론이 마음에 안 들어도 이해를 할 텐데 이런 첨예한 이런 안건이 있을 때마다 개개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지 못했다. 대변인 입장으로 정리돼 나갔다."

-의총이라든지 다 같이 모여서 얘기를 하는 과정이 없었나.

"있었다. 비공개 토론이었다는 것이다."

-그게 당론이 된 것 아닌가.

"더 많은 갑론을박이 공개된 곳에서 이뤄져야 한다. 당론 결정 과정에서 대표단과 의원단이 공개된 곳에서 토론하며 당원, 지지자의 평가를 받는 문화가 생겨야 한다."

"다음은 정파 문제다. 민주당은 각 계파와 정파의 갈등이 첨예하게 드러나는 게 문제라면 저희는 그게 드러나지 않는다. 정파들이 물밑에서 합의하기 때문에. 선거 때나 중요한 시기가 오면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기구들이 정파 인사를 임명한다. 물밑에서 합의하다 보니 당원들에게 설명이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정파에 대해 잘 모르는 저도 어떤 안이 어느 정파 것인지 안다. 다수 정파 안이 전국위 가결 확률이 높다. 큰 정파는 3~4개 있다. 거대 정파는 국회의원도 배출한다. 이번에도 저번에도. 당대표도 만들 수 있다. 안이 공개된 곳에서 토론되지 않고 이미 합의돼서 온다. 그런 것들이 당을 민심에서 멀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전략 문제도 있다. 노동, 여성, 녹색이 당의 주요 노선이어야 하는데, 어느 것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우리가 많이 부족해도 국민은 '이거 하나 정도는 정의당이 잘한다'면서 지지해줬을 것인데, 그것 하나가 무엇인지 보여주지 못했다. 단 하나도. '노동'은 의원단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의제인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외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여성'은 조금 논란이 되려고 하면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녹색'은 당에 더 많은 전문가가 필요하다."

-노동, 여성, 녹색을 표면적으로 다 배제하는 정당은 없지 않나.

"다 하려고 했던 것도 지금 당 규모에서 무리한 게 아니었나 싶다. 뾰족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 하나라도 잘 보여줬어야 했다. 의원실에 10명의 보좌진이 있다고 하면 우리는 60명이다. 180석 정당은 1천800명이다. 우리는 6개 상임위만 들어가 있다. 다른 상임위를 부전공, 부부전공으로 다뤄야 한다.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조차 뾰족하지 않은 게 문제다. 하나라도 잘해야 한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발전노조 조합원들이 4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발전소 폐쇄 따른 노동자 대량해고, 정부는 알고 있었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해법은 무엇인가.

"정의당에는 카메라가 먼저 오지 않는다. 좋은 일에도, 나쁜 일에도 안 온다. 우리는 그런 환경과 구조를 바꿔보고자 하는 당이기 때문에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이번 당직 선거가 이런 원인을 진단하고 해법을 내는 과정이 될 것이다. 차기 당대표 후보들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앞으로 20년은 어떻게 갈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를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개된 갑론을박, 각 의제들을 뾰족하게 다룰 것, 더 할 수 있다면 언론 홍보 대응 능력을 조금 더 키울 것, 회의체를 더 가볍게 만들 것 등이다. 대선 때 선대위원장이 17명이었다. 회의장에서 한번 뛰쳐나온 적이 있다. 숫자가 너무 과해서. 이후 선대위가 해체되고 실무진 위주로 날렵하게 바꿨다. 다른 큰 당도 선대위를 비효율적으로 구성했을 때 언론이 가서 취재해서 비판하니 바꿨는데 우리는 이마저도 알려지지 않았다. 많은 비판을 받아야 우리가 건강해진다."

-퍼포먼스 정치를 통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당에서 존재감이 높은 편인데, 다른 의원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보나.

"원래 홍보 분야에서 일했다. 이럴 때 젊음을(웃음) 이야기하긴 좀 그렇지만, 디지털 환경에 대해 조금 더 잘 이해하고 있지 않나 싶다. 뭐랄까, 체통을 많이 신경쓰게 되면 이런 저런 것들을 시도하기 힘들다. 관습, 의전 이런 것을 내려놓은 편이다. (다른 당과) 처지가 다른 만큼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제가 대변하고자 하는 시민의 목소리가 바깥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이은주 비대위원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전국을 돌아다니며 밤낮, 주말도 없이 일하고 있다. 당직 선거 때까지만 운영되는 비대위이기 때문에, 당을 잘 이끌어갈 수 있도록 대변인으로서 제대로 지원할 생각이다. 여러 사건 사고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 사태에 비해 안정적으로 하고 있지 않나 싶다."

-당대표 출마 계획은.

"차기 당대표가 당원의 강력한 선택을 받아서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출마하는 것보다는 그것을 실행할 인적·물적 자원을 지원하는 데 지금은 관심이 있다."

-출마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그렇다. 세상은 변했고, 국민이 진보정당에 바라는 소망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그래서 거기에 맞는 새로운 가치와 비전,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아직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당에 새로운 목소리가 모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국민이 진보정당에 바라는 소망은 이전과 어떻게 다른가.

"이제는 결과를 내주기를 기대하는 것 같다. 20년 전에는 정당으로서는 신입사원인데, 지금은 많은 경험이 쌓였다. 정의당만 보면 10여년. 국민은 조금 부족하더라도 기다려줬다고 생각한다. 많이 기다려주셨다. 그런데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예전에는 '진보정당 하나 있으면 우리 삶이 어떻게 나아지는데?' '사회적 약자의 삶이 어떻게 나아지는데?' 라는 말에 무상교육·무상급식을 이야기하면서 성과를 내기도 했는데, 지금은 다음 20년을 어떻게 해야할지 뚜렷한 비전을 내놓지 못한 것 같다."

-당장 2년 뒤 총선 때 당이 어떻게 될까 하는 고민보다 20년 뒤까지, 더 멀리 바라보고 있는 것인가.

"제 꿈은 집권여당 정의당이다.(웃음)"

"당 이름은 바뀔 수도 있다. 지금 상황 보니까. 그리고 저는 아직 젊지 않나. 그게 5년 뒤에 되지 않는다고 해서 포기할 꿈은 아니다. '정의로운 복지 국가'가 우리 당 슬로건이다. 당장 5년 앞을 바라보기보다는 내 인생에 걸쳐 살아가고 싶은 사회를 꿈꾸고, 실현하고 싶다. 그러려면 단기적인 계획도 필요하겠지만 그것도 큰 목표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지금 당은 어떤 리더십을 가장 필요로 하나.

"빚진 게 없는 사람이 필요하다. 당원, 지지자 외에는 최대한 빚을 지지 않은 사람. 노동 정책만 해도 환경이 많이 바뀌어서 같은 정책도 다르게 봐야 할 때가 있다. 새로운 사람도 계속 유입돼야 하고, 그들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최대한 빚진 게 없는 사람이 당대표가 돼서 당원과 지지자의 힘을 믿고 정의당의 변화를 위해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 있나.

"있다. 마음 속에 있지만, 지금 말하기는 어렵다. 정의당이 계속 멈춰있지 않도록 하려면 빚진 게 적을수록 좋다는 생각이다."

-류 의원은 빚을 졌나.

"저는 소속된 정파가 없다. 청년 할당을 통해 비례대표로 당선됐고, 당원과 지지자들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

-그래도 다음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는 것으로 굳힌 것인가.

"나에게는 '항상 혼자 뭘 한다'는 평가도 있다. 이번에는 뭔가 역할을 맡아서 누군가와 같이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다."

-퍼포먼스 정치인 이미지가 강했는데 요즘은 덜한 느낌이다. 심경의 변화가 있었나.

"마음은 늘 같다. 어떤 절실한 현장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면 내 몸도 간판으로 써도 괜찮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요즘은 뉴스에서 정의당 자리가 완전히 없어진 느낌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국민의힘은 국민 눈에 뻔히 보이는 권력 싸움을 한창 하고 있고, 민주당은 선거 중이다. 어제(10일) 스타벅스 노동인권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작은 퍼포먼스도 하나 있었다. 그런데 관심이 별로 없으셨다.(웃음) 더 분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왜 관심이 없었다고 보나.

"노동 문제는 인기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게 항상 고민이다. 저도 노조에서 일했고, 노동 이슈를 참 많이 다루는데 세상에 알리기가 쉽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 하나 싶다. 개인적으로 여성, 청년, 노동 의제를 이야기할 때 노동 의제에 대한 주목도가 훨씬 낮다. 기사화도 잘 안 된다. 노동 운동이라고 하면 소위 중년 남성, 현장직을 주로 떠올리는데, 이것을 제가 다루는 것 자체가 어색해 보여서 그런 것인가 싶다. 회의할 때도 노동 안건을 제일 길게 한다."

-노동 분야인 타투업법 관련 기자회견은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그건 시각화에 성공한 것이다."

"국정감사 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산업재해 문제를 다루면서 안전모를 쓰고 김용균 노동자가 입었던 복장을 입고 질의한 적이 있다. 그때 '어이' 사건이 있었다. 국정감사장에서 어떤 분이 제 말을 끊기 위해 그렇게 말한 것인데, 그게 '어이'냐 '감탄사'냐 이런 논란이 있었다. 그게 훨씬 관심을 많이 받아서 '현자(현실 자각) 타임'이 왔었다."

-퍼포먼스는 앞으로도 계속 한다는 말인가.

"그렇다. 열심히 하려고 한다. 정의당의 주요 의제가 일상에 녹아드는 그날까지.(웃음) 장혜영 의원이 이런 말을 했다. 넷플릭스 콘텐츠와 경쟁해야 한다고. 같은 10분 영상이어도 우리 메시지도 그만큼 흥미로워야 한다. 일상 언어로 잘 풀어내고자 한다."

-당 재정이 어려워 의원들이 대출 받아 빌려줬다고. 대출을 얼마나 받은 건가.

"하하하. 그렇긴 한데, 부양가족이 적어서. 이야기해도 되나."

-그래도 당을 위해서 한 것인데.

"5천만원 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당에서 비례대표 의원 총사퇴 권고 당원 총투표가 추진되고 있는데.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는 당이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고 생각하나.

"당이 선거에서 크게 지는 상황이 이어졌고, 계속 가난해졌고, 인재가 떠나는 상황이 악순환처럼 반복됐다. 활동가들도 지쳤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인 상황인데, 의원단은 당에서 가장 많은 자원을 가졌다. 의원실에 근무하는 보좌진 10명은 당의 굉장한 인재들이고. 그만큼 기대가 크기 때문에 책임도 크게 져야 한다는 취지로 받아들였다. 1천명 정도 접수했기 때문에, 확인되면 투표가 진행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내 쓸모를 스스로 증명해야 할 것이다."

-강제성은 없는데, 투표 결과 찬성 비율이 높다면.

"권고니까 '무슨 상관이야', 이런 태도로 하면 그게 윤석열 정부와 같은 공감 없는 태도인 것이다. 엄중한 시기에 대해 진정성 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투표 전에 토론하는 기간이 있을 텐데 적극적인 태도로 임하려고 한다. 결과는 9월 넘어서 나오기 때문에 지금 (거취를) 말하기는 섣부른 것 같다."

-게임 개발자를 대변하겠다고 말씀하셨다. 게임 업계의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이고, 어떻게 풀어갈 계획인가.

"국회에 와서 여러 업계 노동 문제를 다루다 보면, 모든 업계가 특수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 결과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 고용불안인데, 특수하지 않은 것이다. 을에 놓여서 일을 하는 많은 분들이 겪는 일반적인 문제다. 1호 공약으로 포괄임금제 폐지를 내놨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유발하는 큰 원인을 포괄임금제라고 봤다. 노조 있는 곳은 폐지됐고, 그 영향을 받은 규모 있는 회사들도 폐지했다. 게임회사는 포괄임금제 적용 대상 업종도 아닌데 악용되고 있다. 이것부터 폐지해 일한 만큼 노동의 대가를 받아갈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고 싶다. 게임은 즐거움을 만드는 산업이다. 그러려면 우선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들이 즐겁지 않으면 안 된다."

-청년 세대 최대 고민이 무엇이라고 보나.

"아득바득 살아도 기본권을 누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게임으로 예를 들어볼까. 게임은 틀려도 된다는 것이 좋은 점이다. 현실에서는 틀리면 안 된다. 1점 차이로 학교가 바뀌고, 대학교가 직장을 바꾼다. 거기서 바뀌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남은 인생의 격차를 벌어지게 한다. 매 순간 아득바득 살아야 하는 것에 비해 얻을 수 있는 건 너무 적다. 그렇게 살아도 집 하나 얻기 힘들다. 계속 포기하는 것이 어른이 되는 것인 줄 아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게 힘든 것 같다."

-정치인으로서 목표는.

"늘 똑같이 대답한다. 권력이 없는 사람이 필요로 할 때 옆에 있었던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정치는 사회적 약자의 무기라고 생각한다. 더 잘 드는 무기가 되고 싶다. 노동 의제의 경우 워낙 안건이 많아 순서를 정한다. 아무래도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등 조금 더 자원이 부족한 곳에 더 우선순위를 놓고 일을 하고 있다."

"고민이 하나 더 있다. 정치가 혼자의 힘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지난 2년간 저를 지지해준 분들이 많이 계셨다. 하지만 같은 뜻을 가진 사람을 모으는 일에 서툴렀다. 당내에서 뭔가를 알리는 데 능숙한 의원이라는 시선이 생기기는 했지만, 조금 더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부족했다는 말이다. 그 역량을 키우고 싶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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