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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겸손과 상생, 작은 밀알이 되어 자란다


[아이뉴스24 고종민 기자] 취재활동을 하다 보면 기업 오너들과 전문 경영인들을 접할 기회가 많다. 자수성가한 경영인도 있고 금수저 경영인도 있다. 또 전문경영인도 만난다. 이 과정에서 경영인을 평가하게 되는 기준은 능력이 필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하게 보게 되는 부분은 겸손이다.

최근 2차전지 산업과 관련해 신사업 기업들을 두루 취재하는 과정에서 조광페인트가 눈에 띄었다. 조광페인트는 페인트 분야에서 현재 보유한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2차전지 방열 소재를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 중이다. 3세 경영인 양성아 조광페인트 대표와 관련해서도 여러 정보가 수집됐다.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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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페인트는 매년 2천억원 규모의 매출을 일으키고 올해부터 흑자 턴어라운드를 예상하는 기업임에도 오너의 허례허식은 없어 보였다. 전통적인 제조업은 보통 권위적이고 형식적인 부분에 얽매이곤 한다.

양성아 대표는 지난 달 17일 열린 헝가리 헤베시 공장 준공식에서 생각의 틀을 깬 행동을 했다. 당시 현지에서 준공식 행사를 도운 한 관계자는 “(양성아 대표가) 바쁘게 일하는 직원들을 신경 쓰이게 하고 싶지 않다며 공항에서 직접 렌트한 차로 운전해 행사장에 도착했다”며 “숙소도 본인이 직접 알아보고 예약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젊은 대표가 참 멋지단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같은 달 29일 진행된 조광페인트 주최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에서도 양 대표의 경영 마인드를 읽을 수 있었다. 당시 처음으로 양 대표를 대면했는데, 양 대표가 현장에서 했던 발언의 핵심은 조광페인트와 함께 많은 스타트업이 상생하고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경영수업을 제대로 받은 느낌이다. 1977년생인 양 대표는 고(故) 양성민 회장의 셋째 딸로 지난 2003년부터 조광페인트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다. 그는 2012년 기획조정실 부장으로 승진한데 이어 2014년 영업본부장(이사), 2016년 영업·기술본부 총괄(전무이사), 2017년 부사장 등을 거쳐 2018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조광페인트를 찬양하고자 하는 글은 아니다. 좋은 사례들을 널리 알려, 보다 많은 경영자가 겸손과 상생의 마인드를 갖길 바라는 글이다.

국내 대기업·중견기업들은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많은 우량 스타트업을 협력사이자 좋은 파트너로 키울 수 있다. 실제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이 탄탄한 경제 기반을 갖춘 이유 중 하나가 강소기업 육성이다.

대표적인 예로 대기업 ‘벤츠’와 당시 중소기업 ‘보쉬’의 상생협력 사례가 있다. 보쉬는 상생을 기반으로 현재 글로벌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자동차 부품 기업으로 성장했다. ‘나혼자 다 독식할래’가 아닌 파트너를 배려하고 함께 하려는 경영인의 마인드가 성공으로 이어진 사례다.

과거 독불장군식 대기업 문화가 사라지고 대·중·소기업의 상생 마인드가 업계 전반에 정착된다면 한국도 과거 독일이나 일본처럼 강철 체력을 가진 국가로 한 단계 도약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고종민 기자(kj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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