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NH농협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출에 돌입한 가운데 차기 회장 후보에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손병환 회장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결정을 따른다는 입장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지난달 14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해 차기 회장과 농협은행장, 농협생명 대표, NH벤처투자 대표 등 3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선 절차에 들어갔다.
농협금융은 지배구조 내부 규범상 경영승계 절차가 개시된 날로부터 40일 이내에 최종 후보자 추천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임추위는 늦어도 23일 이내 차기 회장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임추위가 차기 CEO를 추천하면 농협금융과 각 계열사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차기 회장 후보로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차기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거론되고 있다"면서 "이 전 실장은 대선 캠프에서 기여한 바를 고려해 영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실장은 행시 26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금융위원회 상임위원과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때도 기획재정부 2차관, 국무조정실장(장관급)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 첫 영입 인사로 합류했으며, 경제부총리와 산업은행 회장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손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점쳤던 금융권의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금융권에선 농협금융이 지난해(2조2천919억원)와 올해 상반기(1조3천505억원)에 연이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다, 역대 회장 중 2년 임기 후 1년 연임한 사례가 많은 점을 들어 연임 전망이 우세했다. 금융 당국도 손 회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농협금융 지분 100%를 보유한 농협중앙회가 손 회장 대신 관료 출신인 이 전 실장을 낙점하면서 상황이 뒤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선 농협중앙회가 정권 교체 이후 정부와의 소통 강화 차원에서 관료 출신 인사를 영입했다고 알려졌다.
농협금융 내부에선 아직 확정할 수 없다면서도 달라지는 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손병환 회장이 추가로 1~2년 이내의 임기를 할 때도 임추위는 열린다"면서 "손 회장이 연임할지, 이 전 실장이 될지는 알 수 없다"고만 말했다.
손병환 회장은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연임을 포기하거나 향후 거취를 결정한 건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임추위 결정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관료 출신 이 전 실장이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확정되면 외부 압력에 따른 부담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앙회가 자발적으로 추천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 말을 누가 믿겠느냐"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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