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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년차 뮤지컬, 그리고 영화 '영웅'…한국판 '레미제라블' 꿈꾼다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국내 창작 뮤지컬을 기반으로 한 뮤지컬 영화가 탄생했다. 안중근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뮤지컬 '영웅'은 올해로 14년을 맞았고, 극장에는 뮤지컬 영화 '영웅' 포스터가 내걸렸다.

올해로 9번째 시즌을 맞은 뮤지컬 '영웅'이 18일 오후 서울 강남에서 미디어데이를 개최하고 남다른 의미를 되새겼다. 이날 행사에는 에이콤 윤홍선 대표를 비롯해 뮤지컬 '영웅'을 초연부터 이끌어온 윤호진 예술감독, 그리고 '영원한 안중근' 정성화와 양준모가 참여했다.

뮤지컬 '영웅'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배우 정성화 [사진=에이콤]
뮤지컬 '영웅'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배우 정성화 [사진=에이콤]

뮤지컬 '영웅'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배우 양준모 [사진=에이콤]
뮤지컬 '영웅'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배우 양준모 [사진=에이콤]

이날 윤호진 예술감독은 뮤지컬 '영웅'의 첫 막을 올리기까지의 우여곡절을 회상했다. 앞서 윤 감독은 뮤지컬 '명성왕후'를 통해 역사적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윤 감독은 "뮤지컬 '영웅'은 5년간 준비해서 2009년 초연을 올렸다. 한 청년이 찾아와 '5년 후 안중근 서거 100주기니 작품을 하나 만들어달라'고 하더라. 일주일 후 다시 찾아와서 '안중근은 명성왕후의 후손인데 왜 안하려고 하느냐'고 하더라"라면서 "이후 궁금증이 일었고, 안중근의 동양평화에 꽂혔다. 그때부터 정신없이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영웅'의 시작점이 된 그 청년은 과연 어떻게 됐을까. 윤 감독은 "나를 만난 이후 죽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라면서 "안중근 의사가 그 청년을 통해 내게 작품을 만들 용기를 준게 아닌가 싶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뮤지컬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다.

지난해 12월21일엔 뮤지컬 '영웅'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뮤지컬 '영웅'의 정성화가 영화에서도 중심을 잡았고, 나문희, 김고은 등이 함께했다.

윤 감독은 "2017년 뮤지컬 '영웅'을 보고 윤제균 감독이 찾아왔다. '엄청 울었다, 영화화 하고싶다'고 하더라. 우리로서는 환영할 일이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엔 뮤지컬 영화도 처음인데 안중근 일대기를 다뤄야 하는 만큼 무모한 도전이라고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가장 큰 산은 캐스팅이었다. 특히 작품의 중심축으로 활약할 안중근 역 캐스팅이 난항이었다. 제작사와 투자자의 의견이 부딪혔다.

윤 감독은 "나는 뮤지컬 배우를 제안했고, 투자사 측은 인지도 있는 배우를 원했다. 우여곡절 끝에 정성화가 발탁됐을 때 '큰 산 하나 넘었다' '여기서부터 간다'고 생각했다"며 "연습 첫날부터 나문희 선생님 때문에 많이 울었다. 존재감이 컸다. 노래를 썩 잘하는 김고은은 나와 윤제균 감독이 함께 추천했다. 그렇게 하나하나 산을 넘었다"고 했다.

'영웅' [사진=CJ ENM]
'영웅' [사진=CJ ENM]

'영웅' [사진=CJ ENM]
'영웅' [사진=CJ ENM]

영화는 2019년 촬영을 진행했다. 그후로 3년의 시간이 흘러 지난해 비로소 개봉을 했다.

뮤지컬과 영화에서 모두 안중근으로 활약한 정성화는 "영화 캐스팅이 결정된 직후부터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했다. 한달에 10㎏을 급격히 빼다보니 무대 막바지에 '장부가'를 부르다 실신한 적도 있고, 한동안 트라우마를 겪기도 했다"고 당시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렇게 힘들게, 총 14㎏을 감량한 상태로 영화 촬영에 나선 그는 촬영 기간 내내 체중 유지의 고통을 겪었다고. "촬영 후 맥주 한잔을 먹게 되면 다음날 저녁까지 아무것도 안먹고 굶었다"며 "몸매(?) 유지에 신경을 많이 쓴 작품"이라고 했다.

고생스럽지만 또다시 뮤지컬 영화 출연 제안이 온다면 급격하게 살을 빼서라도 출연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뮤지컬 '영웅'의 영화화는 내 꿈을 이룬 순간이었다. 또 뮤지컬 영화의 주연이라니, 나는 (출연료) 입금으로 다이어트를 한 게 아니라 소망과 꿈으로 감량한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 촬영은 고단했다. 뮤지컬 무대와 다른 환경에서 감정과 노래,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는 "모든 씬에서 14~15테이크는 기본이었다. 마지막 '장부가'는 40번 넘게 불렀다"라면서 "'장부가'는 고음이 많아서 한번만 불러도 탈진하다시피 하는 곡"이라고도 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뮤지컬 영화 '영웅'은 탄생했다. 그리고 1월19일 현재 누적관객수는 267만명이다. 그리고 현재 뮤지컬 '영웅' 역시 공연 중이다. 영화 덕분에 뮤지컬 공연장을 찾는 일반 관객들도 늘어났다. 한국 문화계에 주목할 만한 변화다.

안중근 역을 연기하는 양준모는 "이번 시즌에는 초, 중학생 관객들도 많이 찾아온다. 어린아이들이 집중을 잘하는 건 물론 눈물도 흘리더라"라며 "(영화의 영향으로) 뮤지컬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관객들도 많이 찾아온다"라고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을 꼽았다.

뮤지컬 '영웅' 캐릭터 포스터 [사진=에이콤]
뮤지컬 '영웅' 캐릭터 포스터 [사진=에이콤]

뮤지컬 '영웅'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한국 문화계에 새로운 지평을 연 의미있는 사건이기도 하다. 뮤지컬 제작사 에이콤은 앞으로도 '영웅'이라는 IP를 다양한 방면으로 확장시킬 계획이다.

에이콤 윤홍선 대표는 "영화를 본 관객들이 뮤지컬을 보러 오면서 관객 폭이 넓어졌다"라면서 "뮤지컬 '영웅'의 영상화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언젠가 뮤지컬 '영웅'과 영화 '영웅'을 OTT에서 함께 보는 날이 오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어 "향후 신작 뮤지컬 역시 영화 사업과 연계해 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뮤지컬 '영웅'은 오는 2월28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된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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