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 류경수 "故 강수연=거대한 산…'매력있다' 칭찬 힘 됐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류경수가 '정이'에서 함께 연기한 故 강수연을 추억했다.

류경수는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영화 '정이'(감독 연상호) 인터뷰에서 '인질' 황정민에 이어 故 강수연, 김현주 등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선배님들과 작업하면서 어떻게 해오셨는지, 또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제 스스로도 해나가야 하는 지점이 있지만 선배님들에게 많이 도움을 받고 싶다. 아직은 제가 부족한 것 같다는 느낌이 있다. 그럴 때 팁 같은 것이 도움이 많이 된다"라며 "이번 '정이'는 선배님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 가까워졌다. 많이 편안했고 놀 수 있게 해주셨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故 강수연과의 첫 촬영을 회상하며 "준비한 것을 해야 하는데 걱정이 되더라. 선배님과 둘이 하는데 첫 테이크에서 오케이가 났다. 하지만 걱정이 되다 보니 선배님께 먼저 가서 어떤 것 같은지, 이상하지 않는지 여쭤보니' 너무 매력있다'라고 해주셨다. 그 힘으로 계속 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故 강수연에 대해 "대배우시다. 진짜 배우 중에 배우이지 않나. 그래서 처음엔 '차가우시면 어쩌지' 하면서 걱정을 했다"라며 "제 주변, 제 또래에서 선배님과 작업을 해본 사람이 없다. 에피소드를 묻고 싶어도 선배님을 아는 사람이 없다. 그것도 저는 영광이다. 그런데 첫 만남부터 마치 알고 있던 사람처럼 인사를 해주셨다. 시크하실 줄 알았는 정반대로 편했다"라고 떠올렸다.

연상호 감독과 김현주, 류경수에 따르면 故 강수연은 촬영 현장에서 엄마처럼 모든 스태프들을 챙기는 배우였다. 특히 팬데믹으로 전체 회식을 못하는 상황에서 8인 인원으로 스태프들을 따로 모아 밥을 사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류경수는 "현장에 앉아 계시면 (선배님이) 거대한 산 같았다. 범접할 수 없는 분이고, 저는 미생물 같았다"라며 "선배님이 스태프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수만가지 직업 중 내가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을 한다고 예민하게 굴었나 싶을 때가 있었다. 주변 사람들을 잘 못 챙겼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故 강수연을 통해 깨달은 바를 전했다.

이어 "오랜만의 복귀작이라 선배님이 더 부담이 크실텐데, 그런 여유와 멋있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라며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보여주신 거다. 참 멋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공개된 '정이'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다. 지난해 5월 세상을 떠난 故 강수연의 유작이다.

공개 3일 만에 1천93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 한국을 비롯해 미국, 독일, 스페인, 대만, 싱가포르 등 총 80개 국가/지역의 TOP 10 리스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류경수는 어떻게든 뇌복제 실험을 성공시켜야만 하는 연구소장 상훈 역을 맡아 탁월한 존재감과 열연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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