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값 뛰자 패널값 압박…삼성·LG디스플레이 수익성 '비상'

LGD 3분기 영업익, 전년 대비 42% 줄어
삼성D 29일 실적 발표 앞두고 영업익 감소 전망
4분기에도 칩플레이션 영향으로 수익성 회복 제한
中 BOE 8.6세대 OLED 양산에 원가 경쟁 심화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수익성 확보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스마트폰과 노트북 제조사의 원가 부담이 늘면서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에도 인하 압력이 가해지고 있어서다. 중국 업체들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확대까지 겹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 매출 6조2770억원, 영업이익 250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42% 감소했다. 직전 분기 1077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지만 시장 기대치인 2591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대형 OLED와 스마트폰용 패널 출하는 계절적 성수기에 힘입어 늘었다. 모바일 부문 매출 비중은 전분기보다 10%포인트 상승한 42%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도 67%로 분기 기준 최고치를 나타냈다.

출하량 증가에도 수익성이 부진했던 것은 환율 하락과 칩플레이션 영향이다. 원·달러 평균 환율이 전분기보다 약 6% 하락하면서 달러로 벌어들인 매출의 원화 환산액이 줄었다.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일부 완제품 가격이 오르자 LG디스플레이가 주력하는 고가 제품 수요도 둔화했다.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에 따른 중형 액정표시장치(LCD) 출하 감소는 매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김규동 LG디스플레이 금융·리스크관리담당 상무는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원·달러 평균 환율이 전분기 대비 약 6% 하락했고 칩플레이션 영향으로 판가 관리에도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4분기 패널 출하 면적이 전분기보다 약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상반기 선행 구매에 따른 영향과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완제품 수요가 불확실해지면서 면적당 판매가격은 한 자릿수 초반 수준의 상승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도 이 같은 부담을 반영해 실적 전망을 낮췄다. 키움증권은 지난 26일 LG디스플레이의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3%, 15% 하향 조정했다. 매출은 6조8220억원, 영업이익은 3040억원으로 예상했다. 전분기보다 이익이 늘지만 환율 하락과 패널 가격 인하 압력이 수익성 개선을 제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1캠퍼스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오는 29일 실적 공개를 앞둔 삼성디스플레이도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 12일 삼성디스플레이의 3분기 영업이익을 1조1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조2000억원보다 9.6% 줄어든 수준이다. 4분기 영업이익은 1조2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럭시 등에 중소형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패널 비중이 높은 만큼 완제품 시장의 수요 변화에 민감하다.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로 패널 공급이 늘더라도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제품 수요와 패널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신규 생산설비에 따른 비용 부담도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충남 아산 A6 라인에서 8.6세대 IT용 OLED 양산을 시작했다. 기존 6세대보다 큰 유리 기판을 사용해 노트북과 태블릿용 패널의 생산 효율을 높이는 것이 목표지만 초기에는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부담이 발생한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7월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에서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고객사들도 힘들어해 물량 자체가 많이 줄어들고 있다"며 "상반기는 업황이 나쁘지 않았지만 올 하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의 OLED 생산 확대도 국내 업체들이 풀어야 할 과제다. 중국 BOE는 지난 6월 8.6세대 IT용 OLED 양산에 돌입했다. 비전옥스와 TCL CSOT도 차세대 OLED 생산설비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공급 물량이 늘면 노트북과 태블릿용 OLED 시장에서도 가격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8.6세대 OLED 생산라인의 수율과 생산성을 높여 원가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8세대 생산설비를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OLED 패터닝 기술 '플립(FLiPP)'을 개발해 대응하고 있다. 플립은 미세금속마스크(FMM) 없이 화소를 형성해 공정 시간을 줄이고 재료 사용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플립의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양산 시점을 확정하지 않았다. 올해 설비투자 규모도 2조원대 초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장 수요에 대한 가시성과 고객과의 긴밀한 협의를 바탕으로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를 신중히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