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월세보다 관리비가 더 많이 청구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임대주택 관리비의 불투명한 부과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법 개정이 추진된다.
진보당 손솔 국회의원은 2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청년진보당·청년 세입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임대인의 관리비 내역 공개 의무와 부당한 관리비 청구 금지 등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발의 계획을 밝혔다.

손 의원 측이 제시한 사례에 따르면 일부 임대주택에서는 월세가 30만원인 반면 관리비는 38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대문 지역 실태조사에서도 응답자 3명 중 1명이 관리비 사용 내역을 한 번도 안내받지 못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의원은 임대인이 월세를 낮게 책정하는 대신 관리비를 높여 사실상 임대료를 우회적으로 인상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청년층이 주로 거주하는 원룸과 다가구주택 등에서 관리비 부과 기준과 사용 내역을 확인하기 어려워 세입자의 비용 부담과 분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개정안은 임대차계약 단계부터 관리비 부과 기준을 명확히 하고 실제 발생한 비용을 초과하는 관리비 청구를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요 내용은 △세입자 요청 시 임대인의 관리비 내역 제공 의무화 △실제 소요 비용을 초과하는 관리비 청구 금지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에 관리비 부과 항목과 금액 명시 △관리비를 부과하는 임대인의 계약서 관련 사항 기재 의무화 △관리비 증감 관련 분쟁의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조정 대상 포함 등이다.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세입자가 계약 체결 전 월세와 관리비를 포함한 주거비 부담을 확인하고 관리비 부과에 이견이 있을 때 분쟁조정 절차를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가 마련될 전망이다.
손 의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관리비 내역 공개 정책에 대해서도 정보 공개만으로는 부당한 청구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역을 받아 들고도 '이건 너무하다'고 말할 수 없다면 반쪽짜리 대책"이라며 "공개에서 멈추지 말고 쓴 만큼만 받게 해야 한다. 부당하면 조정받을 길까지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월세는 낮게 적고 그만큼을 관리비로 옮겨 받는다. 세입자가 내는 돈은 똑같은데 이름표만 바꿔 단 것"이라며 관리비를 통한 임대료 우회 인상 문제를 지적했다.
손 의원은 "청년에게 집은 삶의 출발선"이라며 "그 출발선에서부터 속고, 참고, 포기하는 법을 배우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개정안은 관리비 부과의 투명성을 높이고 세입자의 권리구제 수단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실제 비용 산정 기준과 임대인의 증빙 의무 범위, 관리비 분쟁조정의 실효성 등은 향후 입법 과정에서 검토가 필요한 쟁점으로 꼽힌다.
/수원=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