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스포츠는 경기장에서 끝나지 않는다"…문화로 읽는 스포츠 '아킬레우스의 제례'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스포츠는 몸으로 하는 경기이기만 할까?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승패의 드라마 뒤에는 인간의 본능과 욕망, 권력의 작동 방식, 시대의 이념과 문화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경기장은 단순한 운동 공간이 아니라 사회가 자신의 가치와 열망을 드러내는 무대이며, 스포츠는 때로 한 시대의 정신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신간 '아킬레우스의 제례'. [사진=글누림출판사]

시인이자 언론인 출신인 허진석 한국체육대학교 교수의 신간 '아킬레우스의 제례'는 스포츠를 역사와 문화, 정치와 미디어의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보는 '스포츠 문화론'이다.

고대 그리스 신화와 로마 제국의 검투사 경기에서 출발해 중세와 르네상스, 근현대의 스포츠와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다양한 역사적 사건과 인물, 예술과 대중문화의 사례를 연결하며 스포츠가 인간 사회에서 차지해 온 의미를 탐색한다.

이 책에서 스포츠는 인류 문명의 오랜 이야기와 현대사회의 복합적인 현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열쇠로 등장한다.

"인간은 왜 놀이와 경쟁에 열광하는가?", "권력은 왜 스포츠를 이용하는가?", "올림픽의 성화와 거대한 경기장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가?", "미디어는 어떻게 선수를 영웅으로 만들고 팬덤을 형성하는가?" 저자는 이러한 질문을 역사적 사실과 흥미로운 일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풀어낸다.

이를테면 고대 로마의 콜로세움은 제국의 권력을 과시하는 공간 미디어로,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은 스포츠가 정치적 선전과 민족주의의 도구로 활용된 역사적 사례로 등장한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텔레비전 중계와 스포츠 스타, 팬덤과 프로슈머의 현상을 살펴보며 스포츠와 미디어가 서로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분석한다.

저자는 미디어를 신문이나 방송, 디지털 화면에 한정하지 않는다. 건축물과 경기장, 인간의 신체와 몸짓까지도 메시지를 전달하는 미디어로 바라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스포츠는 경기 결과를 넘어 인간의 신체와 감정, 사회적 제도와 집단의 열망이 교차하는 문화적 현상이 된다.

'아킬레우스의 제례'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경기와 선수, 응원 문화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하고, 역사와 문화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는 익숙한 사건을 색다르게 해석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스포츠를 전공하는 학생과 미디어·인문학을 공부하는 독자에게도 유용한 교양서이자 강의 자료가 될 수 있다.

스포츠를 이해한다는 것은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이 만들어 온 문명과 사회를 이해하는 일이다. 이 책은 경기장 안팎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스포츠가 우리에게 던지는 더 크고 깊은 질문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10월 30일 출간, 글누림출판사, 320쪽.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