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이창동 감독 "조인성처럼 생기면 그 자체로 권력⋯'이창동 매직'은 농담"

(인터뷰)이창동 감독,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으로 8년 만 연출 복귀
다시 만난 전도연·설경구 향한 굳건한 믿음⋯지적인 조여정·유머 넘치는 조인성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가능한 사랑' 이창동 감독이 배우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을 극찬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창동 감독 특유의 농담과 겸손이 더해진 칭찬 릴레이에 인터뷰 현장도 웃음바다가 됐다.

이창동 감독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 인터뷰에서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과의 호흡에 대해 "작업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왼쪽부터)이창동 감독-배우 전도연-설경구-조여정-조인성이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가능한 사랑' 오픈토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이어 "나는 원래 영화를 쓸데없이 힘들게 찍는다. 다른 사람이 보면 '왜 저렇게 하나' 싶을 정도다. 남들이 볼 땐 문제가 없는 부분도, 나는 '이게 아닌데' 싶은 거다"라며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진짜 같지 않은 것 때문이다. 연기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지 진짜 인물처럼 안 느껴진다. 이런 것을 현장에서 계속 고민하고, 계속 괴롭히는 거다"라고 자신의 작업 방식을 설명했다.

"대부분 이해를 못 하고, 나 스스로만 가지고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힘들다"라고 전한 그는 "그런데 이번 '가능한 사랑'은 옛날만큼 힘들지 않았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 내려놨을 수도 있다"라며 "또 다른 이유는 같이 했던 네 배우다. 등장인물이 많지만, 네 명이 극을 끌고 간다. 네 명이 나를 수월하게 해줬다고 생각한다"라고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 덕분에 전보다 힘들지 않게 촬영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연기 잘한다고 느껴지도록 한 것이 아니라 그 인물로 살았다는 것이다. 그 점이 편했다"라며 "전도연은 19년, 설경구는 20년 정도, 오랜만에 만났는데 예전에는 두 사람도 젊었기 때문에 뭔가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와 치열하게 싸웠고 잘했다. 저 또한 그때는 뭔가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싸웠을 거다"라고 과거 전도연, 설경구와의 작업을 회상했다.

이어 "그 이후 두 사람 다 긴 시간 동안 자주 많았고, 형제, 친구처럼 친해졌다. 이미 관계 자체가 달라졌다"라며 "배우와 감독으로 다시 만났다기보다는 서로 잘 이해하는 사람끼리 같이 일을 하는 것 같았다"라고 전했다.

조여정과 조인성을 향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이 감독은 "조여정은 캐릭터 자체도 그렇지만 굉장히 성실하고 지적이고 나름 자기 캐릭터 안에서 균형을 잡으려 노력한다. 네 명의 관계에서도 그 역할을 잘했다"라며 "조인성은 의외로 굉장히 유머가 있다. 상우 캐릭터는 네 인물의 관계를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해고 노동자의 삶을 바꾸고 앗아갈 수 있는 자본이 있다. 잘생기고 뭐든지 잘하는 사람이다. 무서운 힘을 숨긴 사람인데, 부드럽고 친절하며 인간적이다. 그런 척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그래야 한다. 조인성이 의외로 그런 사람이더라"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감독은 "그 정도로 생기면 그 자체로 권력이다"라고 조인성의 외모를 극찬해 현장 기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다. 그는 "잘하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라며 "또 항상 농담하고 부드럽게 분위기를 끌고 간다. 그게 영화 속에서 자기 캐릭터로 자연스럽게 나왔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조인성, 전도연이 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 1관에서 진행된 제4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영평상) 시상식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문수지 기자]

그러면서 이 감독은 지난 4일 '밀양' 이후 20년 만에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영평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에 대해서도 애정 어린 마음을 표현했다.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감독은 "평론가들이 영화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봐준 것이라 감사하다. 같이 했던 스태프, 배우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보상받은 것이라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전한 후 "전도연이 20년 만에 상을 받았다는 걸 기사로 보고 깜짝 놀랐다. '이럴 수가' 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그동안 얼마나 좋은 작품이 많았는데, 작품은 안 남아도 캐릭터는 생생하게 살아있는데, 어떻게 평론가들이 한 번도 상을 안 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또 전도연이 수상소감에서 '이창동 매직'이라고 한 것에 대해선 "배우 네 명이서 농담 삼아 하는 말이다"라며 "이창동 감독이 한 것도 없는데 우리는 왜 연기를 잘하지? 그런 의미다. 그래서 매직인 거다. 배우들이 알아서 잘했다"라고 네 배우의 열연을 극찬했다.

6일 공개되는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 분)과 그의 아내 미옥(전도연 분) 그리고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 분)와 그녀의 남편 상우(조인성 분),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이창동 감독의 8년 만 신작으로, 앞서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심사위원대상 수상,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트리뷰트 어워즈에서 한국인 최초로 TIFF 에버트 감독상 수상, 제49회 밀밸리영화제 어터상을 수상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