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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쉬운 과학속으로]생수 알고 마시자


환경오염이 점점 심각해짐에 따라 많은 국민들은 더 이상 수돗물을 신뢰하지 못하게 되었고,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생수를 사서 음용수로 대신하고 있는 인구가 급속히 늘고 있다.

예전에는 지하수나 수돗물에 보리차를 넣어 끓여 먹는 정도의 단순화 된 물을 섭취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1994년 먹는 샘물의 국내 시판이 공식적으로 허용되면서 각 가정에서는 생수를 배달해 먹기 시작하였고, 이로 인해 정수기의 대중화도 급속하게 진행되었다.

국내에서 현재 시판되고 있는 먹는 샘물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하다. 건강을 위해 각종 미네랄이나 첨가물이 함유된 것에서부터 탄산수, 천연게르마늄, 해양심층수 등 그 종류만 해도 수십 여 가지에 이르고 있으며, 일부 첨가물이 들어있거나 특수 공법으로 제조된 생수들은 상당히 고가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비싼 가격을 지불하면서 음용하고 있는 브랜드 생수들은 과연 얼마나 믿을 수 있는 것일까? 생수로서 시중에서 시판되고 있는 다양한 음용수들은 과연 믿을 수 있는 종류의 물로 만들어 졌을까? 몸에 좋은 많은 광물질을 함유하고 있다고 선전하는 생수 안에는 어떤 종류의 광물질이 함유되어 있을까?

그리고 청정성과 안정성 등을 바탕으로 개발되어 최근 고가에 시판되고 있는 해양심층수는 다른 생수와 구별이 가능할까? 이렇듯 해가 다르도록 성장하고 있는 생수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은 매우 어렵기만 하다.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생수의 기원을 구별해 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동위원소(isotope)라는 추적자를 이용하는 것이다. 영어의 'isotope'는 원래 그리스어의 'isos'(같은)와 'topos'(위치)에서 온 말로, 주기율표에서 같은 위치를 차지하는 (즉, 원자번호가 같고 질량수가 다른) 원소를 말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지각과 대기 중에 존재하고 있는 원소의 대부분은 몇 가지의 동위원소가 혼합된 것으로서 그 혼합비는 대체로 일정하다. 따라서 같은 원소의 동위원소는 화학적 성질이 같다는 점을 이용하여 어떤 원소의 행동을 알고자 할 때 동위원소를 추적자로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추적자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들 중에서 겉으로 나타나지 않고 관찰이 어려운 물질들을 직접적 혹은 간접적인 방법으로 관찰할 수 있는 도구들을 일컫는 것으로 안정동위원소, 방사성동위원소, 미량원소 등이 주요 추적자로 이용되고 있다. 이러한 추적자들은 학술적 연구 분야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주변의 여러 의구심을 풀어줄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는 대전지역 백화점 및 대형 할인 매장에서 시판 하고 있는 약 50여 종의 국내외 음용수를 구입한 후 용기에 표시된 정보에 따라 크게 3가지 (생수, 탄산수, 해양심층수)로 구분하여 추적자를 이용하여 이들의 기원을 구분해 보았다. 산소와 수소 동위원소 추적자를 이용한 결과, 고산지역 빙하수라고 알려진 한 제품이 빙하수가 아니었고, 해양심층수라고 하여 비싸게 수입되고 있는 것 중에도 해양심층수가 아닌 것이 있음이 확인되었다.

특히, 탄산수에 있어서 놀라운 결과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탄산수에 용해된 이산화탄소의 기원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이기 보다는 인위적으로 혼합된 것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제품 용기에는 이러한 결과와는 다르게 표기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탄소동위원소 추적자를 이용한 결과 11 종류의 탄산수 중 단지 4종류만이 자연적 탄산수임이 확인되었고, 우리가 흔히 자연탄산수로 알고 있는 국내의 한 종류 탄산수도 인위적으로 생산한 이산화탄소를 공정과정에서 주입한 탄산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동위원소 추적자를 이용하면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매우 제한된 정보로 인한 막연한 불안함을 해소할 수 있으며, 과장되거나 왜곡된 상품 정보들로부터 진짜를 좀 더 쉽게 구별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첨가물이 들어 있거나 특수 공법으로 제조된 생수를 고가의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건강을 위해 선택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나, 보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소비자들 믿을 수 있는 제품선택을 도와주는 것은 과학자의 몫이라 생각된다. 소비자들이 선택해야 하는 제품에 대해 정확한 성분표시와 정보의 제공은 우리 국민의 보다 안전한 먹거리 보호를 위해서 무엇보다 선행되어져야 할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류종식박사(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환경과학연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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