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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9년]'일밤' 권석CP "예능은 대하드라마…롱런하고파"(인터뷰②)


"'일밤' 내리막길에 대한 걱정, 없다면 거짓말"

[이미영기자] '일밤'이 시행착오 속에 만들어낸 '아빠어디가'와 '진짜사나이'는 그야말로 화제의 중심에 서있다.

광고 완판 등 MBC 효자 프로그램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고 해외 방송사에서도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판 '아빠 어디가'가 만들어졌을 정도로 해외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샘해밍턴과 박형식 등 예능 블루칩을 배출했고, 출연자들은 CF에서 종횡무진했다.

이처럼 잘 나가는 '일밤'이지만, 그만큼 '치열한' 오늘을 보내고 있다. 현장에서는 리얼리티 특유의 '날것'을 카메라에 담아야 하고, 편집실에서는 숨은 1센치를 찾기 위해 밤을 지샌다. 권석 CP는 "우아한 백조 같지만, 물밑에서는 죽어라 다리를 젓고 있다"고 비유했다. '아빠어디가'와 '진짜사나이', 숨겨진 그 뒷이야기를 들었다.

◆"'아빠어디가' 성공 예감, '진짜 사나이'는 반대했다"

-'아빠어디가'와 '진짜사나이' 기획 때부터 성공을 예감했나.

"'아빠어디가'는 감이 왔는데 '진짜사나이'는 반대했다. 김민종 PD가 기획안을 냈을 때 '군대 이야기를 여자들이 보겠냐'고 했다. 녹화장을 갔더니 느낌이 있었다. 논산훈련소에서 엄마들이 우는 풍경에서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애틋함도 있었고.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뚜껑을 열기 전에 성공을 점친다는 것이 어렵다. 같은 소재를 갖고도 만드는 솜씨가 중요한데 두 코너의 젊은 PD들이 기획안과는 또 다른 창작물을 잘 만들어줬다."

-'아빠어디가'와 '진짜사나이' 모두 리얼리티를 극대화하는 프로그램이다. 제작진의 노동 강도나 편집량이 엄청날 것 같다.

"노동강도가 세졌다. '진짜사나이'의 경우 1회 촬영 테이프 분량이 1000시간이 된다. 카메라 15대가 동시에 촬영을 하니 테이프 양이 엄청나다. 군대 한 번 갔다오면 PD들이 달라붙어서 편집을 하고, 그게 4-5주 가량 방송된다. 찍은 것의 6%는 나가고 94%는 버리는 것이다. 재미있을 수 밖에 없다. 노동 강도가 세지면서 PD들이 고달파졌다. 후배 PD들에게 미안하다. 힘들어도 피드백이 오니 일을 한다."

-'일밤'에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늘 따라다니는 논란이 없다. 그 이유는.

"원칙만 잘 지키면 된다. 어차피 100% 리얼리티는 없다. 제작진의 편집이 있고 또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상황을 만들어주고 벌어지는 일들을 담는거다. 짜여진 것은 짜여진 만큼 밝히면 되는 것이다. 시청자들이 그 정도 안목은 있다.

-제작진이 아닌 시청자의 입장에서 울컥하거나 감동을 받은 순간은 없나.

"'아빠어디가'는 아이들이 어른들의 생각 이상으로 순수할 때 깜짝 놀란다. 동물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아빠들의 이야기를 믿을 때 놀랐다. 제 아이들이 어릴 때 좀 더 칭찬해줄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사나이'에서는 어머니나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뭉클한 감동을 받는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결국은 모두 군인 가족 아닌가 싶다."

-두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고비는 없었는지 궁금하다.

"매순간 고비다. 우아한 백조 같지만 물밑에서는 죽어라 하고 있다. 굉장히 어렵고, 한 주 한 주 힘들다. 아마 잘나가는 프로그램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순풍에 돛단듯 가는 것 같지만 안에서는 매주 몸부림 치면서 하고 있을 것이다. 그걸 서로 아니까 위로가 된다. 마라톤을 하면 나도 죽을 것 같지만 옆선수도 나만큼 힘들겠다는 생각으로 달리지 않나. 우리도 그런 마인드가 있는 것 같다."

-'아빠어디가'와 '진짜사나이' 출연자들의 피로도는 없나.

"'아빠어디가'의 아빠들은 촬영 오는 것을 좋아한다. 아이들이 주인공이니까 오히려 쉬는 기분으로 온다. 집안일을 안 해도 되고 와이프 잔소리도 없고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놀기도 하고. 아빠들은 촬영을 와서 오히려 쉬는 것 같다고 한다. 아이들은 또 노니까 좋아한다. 여행에서 하는 경험들이 좋은 것 같다. '진짜사나이'는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군대 안에 있으면 마음은 오히려 편안하다고들 한다. 먹으라면 먹고 자라면 잔다(웃음). 촬영을 하면서 건강이나 체력이 좋아진다는 출연자들도 있다. 서경석 씨는 촬영 끝나고 나서도 군대에서 힘들 걸 생각해서 항상 운동을 한다고 들었다."

-각 코너의 새로운 소재 발굴에 대한 생각은.

"예능도 연속극 같다고 생각한다. 단막극이 아니라 연속극, 기본적으로 대하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롱런을 해야 한다. 많이 안 바꾸고 조금씩 조금씩 베리에이션을 줘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것보다 천천히 가는 것이 요즘 트렌드와 맞다. 그게 기본적인 접근이다.

-잘 나가는 '일밤'이지만 시청률 하락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솔직히 인기 예능프로그램이라면 불안감은 안고 간다고 생각한다. 항상 이 바닥이 그렇다. 잘 나갈 때 플랜비를 준비해야 한다. ('일밤'의 플랜비가 있냐는 질문에) 나름 계속 생각하고 있고 찾고 있다. 항상 잘 나간다고 거기에 젖어 있을 수 없다."

-'일밤'의 장기 플랜이나 목표는.

"이야기 했듯 '일밤'은 지금 대하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아빠어디가'의 경우 아이들이 성장을 하는 재미가 있고 아빠들과 아이들의 관계가 개선되는 모습이 흥미롭다. '진짜사나이'는 병사들 진급도 시키고 제대까지 지켜보는 하나의 긴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일밤'은 흑역사가 있어 그게 약이 됐다. 한 번 찾아온 기회니 오랫동안 사랑을 받고 싶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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