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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기]VC가 주목하는 이색 비즈니스 모델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탄생하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할지 여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성공여부는 고사하고 앞으로 주목해서 봐야 할 모델인지 여부도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필자는 눈에 띄는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면 일단 미국 벤처캐피털이 얼마나 투자했는지를 먼저 살펴보곤 한다. 미국 벤처캐피털(VC)들이 투자한 기업이라면 기본적인 검증은 거친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제대로 검증을 하기 위해서는 이후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 초기 시드 펀딩에 이어 시리즈 A, B, C로 이어지는 후속 투자가 얼마나 활발하게 이뤄지는지, 실적은 어떤지, 기업가치는 얼마나 상승하는지 등을 모두 살펴봐야 한다.

필자는 앞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VC가 주목하는 이색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주제로 연재를 해 나갈 예정이다. 주된 대상은 미국에서 시작된 스타트업이다. 가능한 최근 2년 이내에 미국 VC가 투자한 스타트업 중 국내에서 관심을 가져볼 만한 비즈니스모델을 주로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미국 VC로부터 인정받은 이색 비즈니스 모델 중 ▲자동차를 광고판으로 사용하는 애드버카(AdverCar) ▲P2P 자동차 렌털 서비스인 겟어라운드(Getaround) ▲JPEG 이미지에 음성이나 음악을 결합할 수 있는 셔터송(Shuttersong) 등 3가지를 소개한다.

◆ 자동차 광고 스타트업 애드버카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애드버카는 2007년에 설립된 자동차용 광고서비스 회사다. 이 회사는 개인용 자동차의 앞, 뒤, 옆면에 광고를 게재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통 자동차에 광고를 부착하려면 많은 비용이 들지만 이 회사는 제거가능한 스티커 형식의 광고를 부착한다. 캠페인 기간이 끝나면 스티커만 제거하면 되기 때문에 차량 소유주 입장에서도 부담이 적은 편이다. 광고주가 차량 한 대에 이런 광고 스티커를 부착하기 위해 애드버카에 지불하는 비용은 월 280달러 가량이다. 이 비용은 일반 광고주가 택시에 부착하는 광고비와 비슷하다고 한다.

광고주가 애드버카와 광고계약을 하면, 애드버카에 등록된 개인 자동차 중 광고주가 원하는 대중에게 가장 잘 노출될 수 있는 차량을 선택해 광고를 게재한다. 예를 들어 IT 관련 제품이면, 해당 제품의 잠재 고객층이 가장 많은 지역에서 주로 운행하는 자동차를 선택해 광고를 게재하는 식이다.

애드버카는 광고를 게재하기로 결정한 차량에 GPS를 탑재해 캠페인 기간동안 얼마나 많은 거리를 운행했는지, 또 운행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대중에게 광고가 노출됐는지 등을 측정한다. 애드버카가 개발한 ‘트래픽 오딧 뷰로(Traffic Audit Beureau)'라는 시스템으로 이를 측정한다. 애드버카가 수주한 광고를 게재한 차량의 주인은 매월 100달러를 애드버카로부터 받는다.

애드버카의 CEO인 닐 터너(Neil Turner)는 자가용 소유자가 특정 회사의 광고를 자기 차량에 부착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차량 소유자가 첫 20분간은 광고를 게재한 사실을 인지하지만, 그 후에는 전혀 알지 못하는 만큼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애드버카를 통해 자동차보험 대셔(Dashers)의 광고를 자가용에 부착해서 운행중인 마샤 에스코바(Marshia Escobar)는 지난해 페이스북에 포스팅한 글을 통해 “나는 애드버카 광고를 내 차에 부착한 것이 자랑스럽다”면서 “이 차를 몰고 나가면 사람들이 차를 세우고 이것저것을 물어보는데, 나는 그들에게 광고를 게재하기까지의 전체 프로세스를 얘기해 준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애드버카는 지난 2012년 10월 벤처캐피털로부터 시드 라운드로 2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당시 투자자로는 카난 파트너스(Canaan Partners), 1-800-플라워스 등이 참여했다.

◆ P2P 자동차 렌털 서비스, 겟어라운드

2009년 9월 설립된 겟어라운드(Getaround)는 P2P 자동차 렌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자동차 소유주는 겟어라운드를 통해 시간, 일, 주 단위로 자신의 차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줄 수 있다.

겟어라운드는 지난 2011년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뉴욕에서 우승을 차지한 회사이기도 하다.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행사는 매년 스타트업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의 혁신성 등을 평가해 시상하는 경연대회다. 이 행사에서 승리한 회사는 성공가능성이 높은 유망 벤처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곤 한다.

겟어라운드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가용은 통상 92%의 시간동안 주차돼 있다고 한다. 이처럼 차량을 사용하지 않는 92%의 시간에 다른 사람에게 차를 빌려주도록 하자는 것이 겟어라운드의 사업 취지다. 일종의 자동차를 위한 에어비앤비(Airbnb)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겟어라운드는 2012년 8월 벤처캐피털로부터 1390만달러(시리즈 A)를 투자받았다. 이 투자로 겟어라운드는 회사 설립 후 벤처캐피털로부터 받은 누적 투자 금액이 총 1900만달러로 늘어났다. 당시 1390만달러를 투자한 사람 중에는 야후 CEO인 마리사 메이어도 포함돼 있어서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겟어라운드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빌리는 사람은 19세 이상의 운전 경력 2년 이상어야 한다. 또 페이스북 계정이 있어야 한다. 일종의 신원 검증용 장치인 셈이다. 이와함께 음주운전 같은 범죄 경력이 없어야 한다.

겟어라운드를 통해 빌려줄 수 있는 차량은 15만 마일 미만의 운행 기록을 가진 1995년 이후 연식의 모델이어야 한다.

차량 소유주는 겟어라운드는 통해 자기 차량을 빌려줄 때 겟어라운드 카킷(carkit)이라는 장치를 탑재할 수 있다. 이 장치를 이용하면 스마트폰의 웹 기술을 이용해 자동차 키가 없어도 차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다. 자동차를 빌려줬을 때 차량 키를 복제하는 등의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장치인 셈이다.

겟어라운드는 2012년 8월 겟어웨이(Getaway)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했다. 겟어웨이 서비스는 최소 6개월 이상 장기간 차량을 빌릴 수 있는 장기 렌털 서비스다. 예를 들어 해외연수 등으로 인해 오랜기간 집을 비워야 할 경우 차를 오랫동안 주차장에 묵혀두거나 굳이 팔 필요가 없다. 6개월 이상 겟어웨이 서비스를 이용해 차량을 빌려주면 적지않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겟어웨이에 등록된 차량은 겟어라운드 카킷(carkit)을 탑재하고, GPS도 장착해야 한다. 겟어라운드는 겟어웨이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렌트 관리 및 유지보수 서비스까지 모두 제공해 준다.

◆ JPEG 이미지에 음성·음악 결합 가능한 셔터송

JPEG 이미지만으로 입체적인 느낌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동영상을 제작하는 것은 쉽지 않다. 좋은 품질의 동영상을 만들려면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동영상 파일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대용량의 동영상 파일을 공유하거나 플레이하려면 여러 가지 제약 조건이 있다.

만일 일반적인 JPEG 이미지 파일에 간단하게 음악이나 음성 메시지를 내장할 수 있다면 이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선언하면서 나온 기술이 바로 셔터송이다.

셔터송은 JPEG 이미지에 음성을 녹음하거나 음악의 특정 부분을 삽입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셔터송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샘플 이미지들을 클릭하면 JPEG 이미지 파일인데도 녹음된 음성메시지나 음악 등이 흘러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셔터송을 사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모바일 앱을 구동한 후 원하는 이미지를 선택한다. 이후 이 이미지에 내장한 음성 메시지 등을 녹음하면 된다. 음악을 덧씌울 경우에는 해당 음악 파일에서 원하는 부분만 잘라서 이미지에 내장하면 된다.

JPEG 이미지에 음성이나 음악을 첨부한 후 페이스북, 트위터, 텀블러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물론 SMS, 이메일로 해당 이미지를 공유할 수 있다. 공유된 이미지는 별도의 다운로드 절차 없이 클릭만으로 이미지를 보는 것은 물론 내장된 음악이나 음성 메시지 등을 들을 수 있다.

셔터송은 현재 애플 iOS 모바일 기기용 셔터송 앱만 공급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용 앱은 현재 개발중이다.

셔터송 앱은 동영상에 비해 훨씬 작은 용량으로 입체감있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개인간 이미지 파일 공유는 물론 기업의 마케팅용 이미지 제작 등에도 활발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9월에 설립된 셔터송은 2013년 2월과 11월에 벤처캐피털로부터 각각 80만달러, 87만5000달러를 시드 라운드로 투자받았다. 올해 안드로이드용 앱이 출시되면 벤처캐피털로부터 200만달러 이상의 시리즈A 투자를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서기 (innovationok@khu.ac.kr)

박서기 소장은 21년여 IT기자 생활을 거쳐 올초 박서기IT혁신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분야는 ▲소셜, 모바일,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IT 신기술 기반의 비즈니스 혁신 사례 연구 ▲글로벌 시장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사업 모델과 신제품, 신기술 연구 등 크게 두가지다. 경희대 경영대학원에서 IT 기반 경영혁신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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