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홍진영 "1인 기획사 직원들 저버릴 수 없어 복귀…모든 건 겸허히"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가수 홍진영이 신곡 'VIVA LA VIDA'로 가요계 복귀했다. 논문 표절 논란으로 2020년 11월 활동을 중단한 지 약 1년 5개월 만이다. 이번 신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 힘든 일상을 보낸 이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하는 마음을 담은 노래다.

홍진영은 최근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를 통해 1년 5개월만에 복귀하는 소회, 공백기 동안 겪었던 복잡다단한 감정들, 또 신곡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들을 허심탄회하게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홍진영과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약 1년 5개월만의 복귀다.

컴백을 준비하기까지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 이 자리도 굉장히 무섭고 두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은 거쳐야 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어렵게 컴백 준비한만큼 좋은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한다.

◆공백기 동안 근황은?

딱히 뭘 하지 않았다. 반년은 산 송장처럼 지냈다. 처음 있는 일이라 수만 가지 생각을 했다. 긍정적인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여러 생각이 들었다. 잠도 잘 안 오고 입맛도 없고 그렇게 지냈다.

◆많이 핼쓱해졌다.

처음엔 7kg 정도 빠졌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심해지면서 삼시세끼를 꼬박꼬박 챙겨먹었고 현재는 좀 돌아왔다. 쉬는 도중에 코로나19에 걸린 소식이 나오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온오프라인 여론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나.

자숙기간 동안 뉴스를 안 봤다. 핸드폰도 안 봤다. 그 뒤로는 경제면만 봤다. 기사가 나면 주변에서 얘기를 해줘서 알게 됐다. 심리적으로 많이 약해진 상태라 못 보겠더라.

◆컴백을 결심한 이유는?

작곡가 조영수가 정말 좋은 곡을 써주고 중간중간 응원을 많이 해줬다. 심혈을 기울인 곡이라 하더라. 그 말을 듣고 용기를 내서 컴백을 하게 됐다.

◆컴백 소식을 알린 뒤 대중 반응을 찾아봤나.

아직 마음이 100% 괜찮아지지 않아서 못 찾아볼 것 같다. 되게 무섭고 두렵다. 말 한 마디도 조심스럽고 누굴 만나는 것도 조심스럽다.

◆무섭고 두렵고 불안한 상태에서도 컴백을 하는 이유가 있는가. 심적으로 괜찮아질 때까지 시간을 좀 더 가질 수도 있었을텐데.

나는 1인 기획사다. 내가 일을 하지 않으면 회사가 쉬어야 한다. 나를 믿고 따라와주는 직원도 있고 거기에 대한 책임감도 있다. 쉬면서도 회사를 계속 유지를 했었다. 쉬는 기간동안 회사 오퍼가 많이 들어왔었다. 울타리가 크게 되어줄 회사를 찾으라는 얘기도 많았다. 하지만 우리 직원들을 다 포용해줄 수 있는 회사는 없더라. 나 혼자 살자고 직원들을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 힘들더라도 내가 잘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줘야 나를 믿고 따라와줄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용기를 내서 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기존 하이텐션 콘셉트를 예능에서 보긴 어려울 것 같다.

(복귀 소식이 알려진 뒤) 주변에서 방송 연락이 많이 왔다. 너무 감사하지만 일단은 다 거절했다. 대중에게 음악을 먼저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 음악을 사랑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복귀를 향한) 첫 걸음 내딛는 데 성공한 거라 생각한다. 음악방송은 한 번 하기로 했다. 첫방이자 막방이다. 그 이후는 결정한 게 없다.

◆하지만 이번 신곡은 굉장히 신나고 밝은 노래다.

이 노래가 대중에게 보여졌을 때 내가 정말 근심 걱정이 없어 보일 수 있다. 나는 그렇지 않아서 걱정도 되지만, 그렇다고 뮤직비디오를 어둡게 찍을 수도 없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힘들고 지친 상황인데 이 곡을 들으면서 3분 동안 쉬었다 가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신곡을 녹음하며 어떤 기분이 들었나.

녹음할 때 울컥울컥했다. 신나는 멜로디인데도 부르는데 울컥해서 힘들었다. 뮤직비디오 촬영장에서 위축돼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울컥했다'는 것이 정확히 어떤 감정이었나.

굉장히 복합적인 감정이었다. 나는 무대하는 게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다시 무대에 설 수 없겠다는 두려움이 있었고, 이게 맞나 싶은 걱정도 앞섰다. 그러다가 제 곡으로 녹음을 하니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다. 만감이 교차했다.

◆자숙을 거치며 음악적으로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조영수가 녹음을 하고 나서 '노래는 신나는 노래인데 슬퍼'라고 하더라. 목소리가 더 슬퍼졌다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목소리가 더 좋다고 하시더라. 목소리에 구슬픔이 생기지 않았나 싶다. 들어보시면 뭔가 슬픈 감정이 있을 것이다.

◆홍진영이 다시 원래 활동하듯 연예계에 복귀하는 기간은 얼마나 걸릴까.

나도 갈피를 못 잡겠다. 내가 잘못한 부분이라 대중이 차가운 시선을 보내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컴백을 했다고 예능에 나와서 밝게 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좋은 취지로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출연을 생각해볼 수도 있지만 그 외의 방송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