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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날라리 종부전', '반전드라마' 수준의 영화


한때 드라마 타이즈의 코미디가 유행했다. MBC '일밤'의 인기코너였던 '인생극장'을 시작으로 SBS '일요일이 좋다'의 '반전드라마'까지 이런 형식의 코미디는 꾸준히 제작됐고, 리얼리티 오락프로가 자리잡기까지 큰 인기를 누렸다.

여성 그룹 '쥬얼리'의 리더 박정아가 출연해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날라리 종부전'은 제작진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드라마 타이즈 코미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영화다.

조직폭력 조직의 보스를 아버지로 두고 있는 천연수(박정아 분)은 시쳇말로 '퀸카'다. 착한 몸매와 얼굴로 모든 남자들을 우습게보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뭐든 하고 산다.

그러던 어느날, 휴대폰 분실을 계기로 뼈대 있는 가문의 3대 독자 이정도(박진우 분)를 만난다. 첫 눈에 그의 반듯한 외모가 마음에 들었던 천연수는 그를 '후리려고' 하지만, 이정도는 너무 반듯한 나머지 어떠한 유혹에도 넘어오지 않는다.

천연수의 갖은 술수 끝에 연인이 된 두 사람. 하지만 조폭 아버지의 반대로 둘은 이별을 하게된다.

'날라리'로 살던 여자가 엄격하기 그지없는 종갓집에 들어가 온갖 구박과 고생 속에 양갓집 규수로 재탄생된다는 이야기는 이미 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그려졌던 이야기다.

특히 몇년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낭랑 18세'는 이 영화와 거의 흡사하다.

이렇게 익숙한 이야기를 끌어오면서도 감독은 이 영화만의 재미나 독특함을 보여주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

생이별을 맞게 된 연인이 나누는 대사는 60년대 영화에서 신성일과 엄앵란이 나눴던 대사마냥 민망하고, 온갖 귀여운 척은 다하는 천연수 역의 박정아는 귀엽게 봐주기엔 너무 '오버'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그 나마 이 영화의 품격을 지켜주는 것은 중견 배우들이다. 천연수 아버지로 등장하는 이원종이나 이정도의 아버지 역의 조상구, 시고모 역의 양금석 등이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는 덕에 그나마 영화가 '산다'.

조폭 똘마니로 등장하는 조연들의 대사를 통해, 조폭들과 마을 사람들이 벌이는 황당한 공방전을 통해 때때로 웃음을 유발되기도 하지만 영화는 큰 웃음 한 방도, 가슴 찡한 감동도 없이 그 사이를 어정쩡하게 헤매다 끝맺는다.

이 영화를 위해 흘린 땀방울을 생각하면 이렇게 가혹한 평가가 미안해지기도 하지만, 또 그렇기 때문에 영화 만들기가 얼마나 많은 숙고를 필요로 하는 작업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조이뉴스24 이지영기자 jy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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