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임시완은 비호감이고 친구하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그의 수많은 고민과 노력 끝에 탄생한 명기다. 그렇기에 온전한 100점은 아니라해도 후회 없다고 말하는 그다. 그렇기에 전 세계 시청자들도 극에 온전히 몰입해 뜨거운 반응을 보낼 수 있었지 않았을까. 그래서 시즌3에서는 시즌2와는 또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임시완의 명기를 기대하게 된다.
지난 26일 전 세계에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다.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감독상을 수상하며 새로운 역사를 쓴 황동혁 감독이 다시 각본, 연출, 제작을 맡았으며, 이정재와 이병헌, 위하준, 공유, 임시완, 강하늘,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서환, 채국희, 이다윗, 노재원, 조유리, 최승현(탑), 원지안 등이 출연했다.
8일 넷플릭스 TOP 10 투둠 웹사이트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 시즌2는 12월 30부터 1월 5일까지 58,200,000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시리즈 부문 영어, 비영어 통합 1위를 차지, 93개국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또 공개 첫 주 만에 넷플릭스 역대 최고 인기 시리즈(비영어) 7위에 올랐던 '오징어 게임' 시즌2는 11일 만에 126,200,000 시청수 기록을 세우며 2위에 등극했다.
임시완은 코인(암호화폐) 투자 방송을 하던 유튜버 명기 역을 맡았다. 명기는 잘못된 투자로 자신은 물론 구독자들까지 거액의 손해를 보게 만든 후, 빚쟁이와 구독자들을 피해 도망 다니다 게임에 참가한 인물이다. 조유리가 연기한 준희의 전 남친이자 뱃속 아이의 아빠다. 임시완은 선과 악을 넘나드는 마스크와 섬세한 표현력으로 명기를 유연하게 연기해내 호평을 얻었다. 다음은 임시완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시즌1 배우들 외 임시완 배우 캐스팅 소식이 가장 먼저 나왔다. 보안이 중요한 작품이다 보니 그것에 대한 신경도 많이 썼을 것 같은데 어땠나?
"저도 제가 나온 분량만 받았다. 공유가 안 됐다. 각자 분량의 대본만 가지고 있다 보니 본인 이외의 역할이나 다른 신은 서로 몰랐다. 그런 보안이 있었고, 촬영 들어갔을 때 의상을 입는 순간 세트장에서만 존재해야 했다. 제 모습이 노출될 수도 있으니까 그 안에만 있었다."
- 팬심이 있기는 했지만, 연기할 때는 또 다른 마음이었을 것 같다.
"팬심과는 별개로 명기는 어렵게 찍었다. 과연 명기는 어디까지 진심일까, 어떤 마음으로 대사를 했을까 생각했다. 이제껏 찍어온 작품에 비해 전사가 충분하지 않아서 상상으로 채워야 했다. 감독님이 생각하는 정도는 어디까지일까, 촬영 마지막까지 고민하면서 찍었다. 나라면 저런 선택을 안 할 것 같은데 그런 선택을 하는 인물이라 명기 입장에서 상상하는 노력을 했다."
- 나라면 저런 선택을 안 했을 것 같다 하는 지점이 무엇이었나?
"우선 알트코인을 건드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심지어 누군가에게 추천했다. 남의 돈으로 투자를 하는 건 정말 어리석은 생각이다. 또 준희와의 관계에서도 잠수를 탄다. 명기가 저에게 친구 하자, 친하게 지내자고 하면 안 한다고 하고 싶은 친구다."
- 코인 투자 유튜버이지 않나. 그것에 대한 연구도 한 것이 있나?
"지나가다 본 유튜브가 떠오르긴 했다. 직업적으로 해보진 않았다 보니 그런 것을 입히기 위해 '나는 유튜버다'라고 생각하고 코인 투자에 대해 설명하고 추천하는 것을 연상하면서 혼자 촬영도 해봤다. 전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해봤는데 나름대로 소질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추천해서 수익을 내는 것은 책임을 질 수 없으니까 거기에 소질이 있다는 건 아니고 혼자서 아무 말이나 내뱉으면서 해봤다."
- 코인에 대해 원래 좀 알고 있거나 관심을 가진 것도 있나?
"명기를 연기하면서 알트코인은 절대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것이 더욱 명확해졌다. 명기보다 앞서 비트코인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현시대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발만 담그듯이 해보긴 했다. 팔지 않고 가지고만 있다. 그래도 손해는 아니지만, 수익이 나도 미비할 정도다. 정말 발만 담갔기 때문에 티끌만큼의 수익이다. 그럴수록 알트코인은 아니라는 생각이 명확해지는 것 같다."
- 전 세계의 관심을 받다 보니 SNS 팔로워수도 이슈가 된다. 효과를 느끼나?
"이전엔 200만 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300만 명이 넘었다. 100만 명 정도 더 늘었다. '오징어 게임' 효과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 조유리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나이 차가 꽤 많이 났던 것 같은데 저는 촬영하면서 나이 차를 잘 못 느꼈다. 유리가 붙임성 있게 선배님들에게 먼저 다가와서 질문도 잘하는 성격이더라. 저에게도 마찬가지로 잘 다가온다. 그래서 촬영 끝나고 (노)재원이나 (이)다윗, (원)지안, 유리와 같이 놀기도 했다."
- 많은 배우가 있었는데 특별히 호흡이 좋았다고 느낀 배우가 있다면?
"전체적으로 다 좋았는데, 유리와 붙는 것이 많았다. 대사 연습도 같이했는데 잘 맞았던 것 같다. 다음 날 찍을 것들이 입에 잘 안 붙거나 정확하지 않으면 "맞춰볼래?" 물어봤다. 그렇게 같이 맞춰보다 보니 더 잘 맞았던 것 같다."
- 화장실 전투신에서 최승현 배우와 싸우는 장면이 강렬하게 그려졌다. 그 신에서의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달라.
"몸싸움 때문에 액션스쿨을 승현 형, 재원이랑 같이 다녔다. 액션 D-day가 됐는데, 배우들은 슛하면 그 상황 속에 미쳐있어야 하니까 정신없이 했다. 승현 형과 정신없이 찍었는데 동시에 공중에 살짝 떴다가 땅에 떨어졌다. 그때 승현 형 갈비뼈가 나갔다. 갈비뼈에 금이 갔던 분은 알겠지만, 숨도 못 쉬고 거슬림의 끝인 통증이다. 저도 복싱하면서 갈비뼈가 부서져 본 적이 있다. 그 통증을 잘 아니까 촬영을 못 할 정도였을 거다. 그런데 끝까지 진행하더라. 프로의 모습이었다. 이틀 정도 찍었다."
- 임시완 배우는 부상 없었나? 이 장면 말고도 계속 부딪히며 대립해야 했는데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은 없었나?
"다행히 저는 부상도 체력 이슈도 없었다. 연기 이슈, 분석 이슈만 있었다. 그게 매일 어려웠다."
- 댓글이나 반응 중에 뿌듯하고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반응을 기대한 건 크게 없었고, 분량 자체도 대단히 많은 것이 아니다 보니 시즌2를 기다렸던 입장에서 보게 되는 것 같다. 개인으로 생각한다면 '짜증 나는, 논리적인 척하는 사람'이라는 평가가 제 예상보다 더 좋게 연기력을 봐주신 것 같아서 좋더라."
- 이 작품을 통해서 연기적으로 깊어졌다거나 성장했다 하는 지점이 있나? 만족감이 어떤지 궁금하다.
"깊이가 달라진 것은 모르겠고, 끝까지 확신이 들지는 않지만 놓으려고는 하지 않았다. 촬영 마지막 날까지 계속해서 캐릭터에 대해서 의심을 가지고 물고 늘어졌던 것 같다. 그런 것에 대해서는 적어도 100점짜리 결과는 아닐지라도 후회 없이 해야 할 도리는 한 것 같다."
- 왜 100점이 아니라고 생각하나?
"100점 이상이 되려면 카메라 앞에 서기 전 고민이 다 해소가 되어야 하고 카메라 앞에 그대로 발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카메라 앞에서도 고민했다. 감독님과 끊임없이 조율했다. 그래서 100점은 아닌 것 같다. 어찌 보면 끊임없이 확신하지 않고 고민하는 모먼트가 명기일 수 있지 않을까, 당위성을 주기 위해 애썼다."
- 그럼 몇 점이라고 보나?
"(웃음) 점수는 정말 모르겠다. 점수보다는 '명기랑은 친해지고 싶지 않다'로 느껴진다면 그래도 의도한 바는 보인 것이지 않을까 싶다."
- 해외 사람들은 88년생이라는 말에 동안이라며 많이 놀라 했다. 그런 반응을 알고 있다.
"저도 봤다. 개인적으로는 놀랍지 않다. 해외여행을 좋아하니까 갈 때마다 실제 나이보다 어리게 인식한다는 것은 안다. 여행을 다닐 때 일상이었다. 88년생이라고 하면 다들 놀라기 일쑤였다. 그게 인터넷으로 옮겨진 것뿐이다."
- 안 그래도 노재원 배우 얘기할 때 "재원이"라고 해서 혼자 속으로 놀랐다.(웃음) '미생'에서 함께 했던 강하늘 배우와 재회했다. 그때보다 훨씬 성장한 상태에서 만났는데 어땠는지 궁금하다.
"하늘이랑 같이 촬영해서 좋았다. 하나 생각나는 것이 서로 캐스팅이 어떻게 됐는지 비밀인 상태일 때 테스트 촬영에서 마주쳤다. "너도 여기야?" 했다. 촬영할 땐 마주치는 신이 직접적으로 많지 않았다. 하늘이와는 다른 작품에서 같이 했으면 좋겠다."
- 팬의 입장에서만 보던 작품에서 함께 하게 된 황동혁 감독은 어떤 감독이었나?
"감독님은 눈이 냉철하고 정확하다. 진심을 느꼈을 때와 느끼지 않았을 때를 정확하게 명확하게 구분하실 줄 아는 눈을 가지신 것 같다. 디렉팅의 결과를 봤을 때 어떤 쪽이 방향성이라고 얘기를 해주는 것이 본질이다. 거짓말을 했을 때 들킨다. 진심으로 들어갔을 때 알아봐 주신다. 연기자로서 그런 감독님을 만난 것이 축복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감독님과 작품을 한 것이 저에겐 굉장히 영광이다. 사전 조사도 철저하게 하신다. 더 좋은 건 뭘까 촬영 직전까지 고민하신다. 그런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여유로울 수 있다. 그런 현장 애티튜드를 보여주시니까 같이 할 때 굉장히 좋았다."
- 작품 공개가 되었을 때 인상적이다 하는 인물이나 캐릭터가 있었나?
"저는 정배다. 대본에 나와 있는 것도 충분히 웃기고 재미있는데, 서환 선배님이 하실 때 그 이상으로 러블리 했다. 해병대 허세도 사랑스럽게 표현했다. 기훈의 친구로 등장하는데, 내 친구라면 든든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위트 속 절절한 감성까지도 잘 표한하시니까 정배라는 캐릭터게 제 눈에는 사랑스러운 느낌이었다.
- 작품마다 좋은 성과를 얻곤 했는데 이번 '오징어 게임2'로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나?
"일차적으로는 팬심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제 실제 나이를 알릴 수 있었고 그로 인해 K-뷰티에 대한 자긍심이 늘릴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우리나라에 동안인 사람이 많다. 저라는 배우가 있음을 외국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같이 협업을 제안하는 일이 생긴다고 하면 충분히 열려 있으니까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영어 공부 같은 준비도 많이 하고 있나?
"영어는 연기 때문에 공부한다기 보다는 인생 목표가 여행이다 보니까 인생을 더 풍족하게 하려고 영어를 배운다. 콜라보를 한다고 해도 영어보다는 한국어로 할 기회가 오면 좋을 것 같다. 저의 정서를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건 한국어다. 한국어로 소통하고 한국어로 하는 연기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영역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
- 명기는 시즌3에서 변화를 겪게 되나? 시즌3에 대한 귀띔을 해준다면?
"아직 안 죽었으니까 시즌2보다는 단체 샷이 잡혀도 지분이 클 수 있을 것 같다. 준희와 명기의 관계성은 숙제로 남아있다. 지금까지는 본인만을 위한 선택이 주라면, 준희와의 관계성을 선택하는 것이 좀 더 많이 생길 거다."
- 이번에도 이병헌 배우의 집을 방문했다고 하던데, 이번엔 사전에 얘기가 잘 됐나? "놀러 와"라는 지나가는 말도 진심으로 받아들여서 상대가 당황해했다는 일화가 화제가 많이 됐는데, 그 일들 이후 달라진 것이 있나?
"맞다. 이번에는 얘기를 나누고 갔다. 예능에서 그렇게 말하고 콘셉트가 잡혔으니 계속 그렇게 해야 할 것 같다.(웃음)"
-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
"연기자로서 악역, 비호감 역할을 만났을 때 축복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런 걸 여러 번 하다 보니 언뜻 저의 일상에서 그런 표정이 보였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래서 악역이랑 비호감보다는 선역을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똑같이 좋은 작품이라고 하면 이왕이면 악역보다는 선역을 하고 싶은 욕심은 있다."
- 올해 계획은 어떻게 되나?
"바쁘게 지내서 이번 2025년은 저에게 쓰는 시간을 많이 가지는 한 해였으면 좋겠다. 여행도 계획하고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려고 한다. 333번을 등에 붙이고 가면 어떨까 싶다.(웃음)"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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