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인생의 새로운 챕터가 열리는 것 같아요."
발라드 음악을 해왔던 민서가 밴드 프로젝트를 결성했다. 늘 가슴 한켠에 자리잡았던 꿈이었고, 마음맞는 음악 동료들을 멤버로 맞았다. 민서는 "예전에는 겁이 많았는데 새로운 것들을 하고 싶다"며, 설레임과 도전으로 30대를 맞았다.
민서가 지난 8일 나인티 프로젝트(90 project)의 첫 번째 싱글 '어나더 웨이(Another Way)'를 발매하고 컴백했다. 앨범 발매 후 조이뉴스24와 만난 민서는 "정말 오랜만에 내는 앨범이라 설레면서도 너무 떨렸다. 주변 반응이 좋아서 어젠 기분 좋은 잠을 잤다"고 활짝 웃었다.
새해의 시작과 함께, 민서의 새로운 프로젝트 '나인티 프로젝트(90 project)'가 공개됐다.
데뷔 후 줄곧 솔로 활동을 해왔던 그는 처음으로 팀 활동을 하게 됐다. 밴드 '나인티 프로젝트'는 민서와 함께 아이유, NCT 도영, 루시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호흡을 맞춰 온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 강버터, 민서의 A&R을 담당해 온 재준으로 구성됐다. 민서의 오랜 음악 동료들이었다. 이들은 채워질 듯 채워지지 않는 인생의 10%를 함께 채워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뜻과 90년대생들이 모인 팀이라는 의미를 담아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나인티 프로젝트'는 민서가 직접 아이디어를 낸 이름이다.
"저는 살면서 완성형 인간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저는 유난히 더 몇퍼센트씩 모자라는 사람이었어요. 달리기를 하면 2,3등, 미술대회를 나가도 동상을 받았어요. '나는 일등이 될 수 없을까'. 애매한 언저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 속상할 때도 있었고 아쉬울 때도 있었어요.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늘 일등만 할 수도 없고 '백퍼센트'를 다 가진다는 것은 이상이죠. '원영적 사고'처럼 럭키비키에요. 내가 모자란 것은 채워나갈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됐어요. '조금은 모자란 사람들끼리 이상을 향해보자'는 뜻을 담았는데, 멤버들도 마음에 들어해요."
팀의 시작은 지난해 늦여름이었다. 밴드 사운드가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방향성도 일치했다. 더이상 미룰 수 없었다.
"10년 간 '이런 음악을 하면 좋겠다'고 이야기 해왔어요. 꿈과 희망은 많지만 재정적, 상황적으로 할 수가 없었어요. 다같이 나이가 들고 난 뒤에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이 친구들에게 '이런 음악을 해보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지속적으로 팀을 해보고 싶다'고 했어요. 이 친구들이 흔쾌히 좋다고 했죠."
2017년 발매된 '좋아'를 부르던 발라더로 각인된 이미지가 큰 민서. 왜 밴드 사운드였을까. 밴드의 유행에 휩쓸려 팀을 결성한 것이 아닌, '로망'의 실현이다.
"음악적 갈증이 있었어요. 학창시절부터 밴드 음악, 인디밴드 음악을 많이 듣고 자랐고, 그런 음악을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었어요. 오디션 프로그램과 '좋아'로 엄청난 사랑을 받았고, 발라드를 많이 했죠. 그 당시 소속사(미스틱스토리)에서는 스타성이 있는 가수를 꿈꿨어요.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공교롭게도 밴드 음악은 없었어요. 회사를 이적했고, 갈망했던 밴드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지지를 해줬어요."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어나더 웨이'는 많은 고민과 걱정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기타 중심의 모던 록 장르 곡이다. 민서가 데뷔 후 처음으로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지금 내가 걷는 길이 정답'이라는 메시지에는, 그의 솔직한 이야기가 깃들었다.
" 저한테 하고 싶은 말로 시작이 됐어요. 저는 미완의 사람이고 인생의 갈림길에 있을 때 두려움도 많고 겁도 많이 냈어요.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에요. 이제 와서는 그 선택에 후회하지 않지만, 예전엔 과거에 머물러서 후회도 많이 했어요. '그걸 선택하지 않았다면' 하는 속상함이 있었어요. 그래서 못 나아갔던 것도 있었어요.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실패를 했던, 후회를 했던, 아픔이었던 상관없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줬어요. 세상에 틀린 선택은 없구나. 어떤 길을 나아가더라도 다 정답이고 나만의 길이구나 깨달았어요. 저 자신에게도 위로를 주고 싶었고, 각자의 선택 앞에 놓인 분들에게 '틀린 답은 없다' 용기를 주고 싶었어요."
민서는 자신의 20대를 돌이켰다. 20살이 되던 해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슈퍼스타K 7'에 출연해 보이시한 비주얼과 유니크한 음색으로 주목 받았다. 이후 윤종신의 미스틱스토리에서 가수 데뷔했고, 2017년 발매된 '좋아'의 흥행으로 이름을 알렸다. 어린 나이에 유명세를 탔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기도 했지만, 그 시절이 마냥 행복했던 것은 아니었다.
"가끔 '슈스케'를 봐요. 그 당시에는 제가 못났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지금 보니 너무 예쁘고 풋풋한데 말이죠. '좋아' 때 음방에서 1위한 영상도 찾아봐요. 너무 예쁘고 좋은데, 저는 그 때의 마음가짐을 알고 있어서 그런가 시무룩해 보였어요. 안타까웠고. 그렇게까지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데, 그 당시의 마음이 안타까웠어요."
그에게 20대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앞서던 시기였다고 떠올렸다.
"그 땐 안 행복했어요. 20대 초반엔 걱정과 불안으로 밤을 지새우는 일이 많았어요. 어리다보니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이나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 자체가 정리가 안됐고 불안하던 시기였어요. 쫓기는 마음보다 무서운 마음이 컸어요. 한 번에 집중을 받고 큰 사랑을 받으니 하나부터 열까지 다 잘해야겠다는 무거운 책임감도 느꼈어요. 그걸 내가 할 수 없는 건데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컸어요. 못하면 자책하고, 또 불안하고 무서운 굴레였어요. 이십대 후반으로 오면서 인생의 안정감을 찾는 방법을 배웠어요. 행복을 찾았다기보단, 소소하고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껴요. 지금은 너무 행복하고, 30대가 너무 기대됩니다."
2025년 새해 첫 시작을 힘차게 알린 민서의 눈빛이 반짝였다. 민서는 "대중들은 왜 굳이 '발라드 잘하는데 저런 음악했어?' 할 수도 있지만 그 경험들이 지금의 경험들과 목소리를 만들어줬다"라며 "앞으로는 나인티 프로젝트로 여러가지 성과를 내고 싶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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