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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몇 번 울었다"는 '하얼빈' 현빈의 책임감 "더 나은 미래 위해"


현빈-우민호 감독, 13일 영화 '하얼빈' GV
"근육 빼달라는 요청에 12kg 감량, 감독님 앞에서 몇 번 울었다"
"그 시대의 공기 만드는 현빈, 고마움보다 미안함 크다" 우민호 감독의 고백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현빈이 안중근을 연기하기 위해 12kg 감량을 하고 엄청난 부담감 속 눈물까지 흘렸다고 고백했다. 이에 우민호 감독 역시 고마움보다 미안함이 크다며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현빈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좋은 일을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며 더 깊어진 책임감을 전했다.

지난 13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하얼빈'(감독 우민호) 까레아 우라 GV(관객과의 대화)에는 우민호 감독과 배우 현빈이 참석했다.

배우 현빈과 우민호 감독이 영화 '하얼빈' GV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조이뉴스24 DB]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이다. 압도적 스케일의 글로벌 로케이션이 자아내는 분위기와 우민호 감독의 시선으로 풀어낸 독립군들의 목숨을 건 여정을 담아냈다.

안중근 역의 현빈을 비롯해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릴리 프랭키, 이동욱 등 탄탄한 조합의 배우들이 완벽한 연기 호흡을 통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독립군들의 투지와 의지를 전했다.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는 '하얼빈'은 지난 11일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날 우민호 감독은 "명배우를 만나는 건 큰 축복이다. 특히나 제가 현빈을 만날 줄 몰랐다. 될 때까지 쫓아다녔다"라며 "특별한 연출이 있다기보다는 좋은 배우들과 작업할 수 있는 것이 운이었던 것 같다. 특히 '하얼빈'은 그랬다. 현빈, 박정민, 조우진 등 모든 배우가 그들끼리 동지애가 좋았다. 그 앙상블이 자연스럽게 화면에 담긴 것 같다"라고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에 현빈은 "감독님이 저를 쫓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감독님은 저를 계속 불러냈다. 미팅하러 제가 감독님을 쪽으로 갔다"라며 "출연 결정을 하고 나서 감독님이 하셨던 얘기 중 하나가 근육을 다 뺐으면 좋겠다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당시 제가 운동을 하던 시기라 몸이 컸다"라며 "감독님이 근육이 없으면 좋겠으니 빼달라고 하셔서 촬영 들어가기까지 12kg을 감량했다. 근육 없는 몸으로 촬영했다"라고 고백했다.

또 현빈은 "우리가 안중근 장군의 외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건 거사 이후의 모습이다. 그 전의 모습은 안 남아있다. 그 부분을 영화적으로 만들 수 있겠다 싶어서 수염, 머리는 창작해서 만들었다"라며 "자료 찾아보는데 시간을 보냈다.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건 인간적으로 느낄 뒤의 모습이라 그건 자료가 거의 없다. 기록 사이 비어있는 것을 찾으려고 노력했다"라고 캐릭터를 만들어간 과정을 전했다.

배우 현빈과 우민호 감독이 영화 '하얼빈' GV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조이뉴스24 DB]

"여기서 처음 얘기한다"라고 운을 뗀 현빈은 "감독님 앞에서 운 적이 몇 번 있다. 어깨를 짓누르는 것이 커서 해소를 하고 싶은데 100% 해소가 안 되다 보니까 술 먹으면서 주절주절 하소연하고 촬영도 했다"라며 "이렇게 훌륭하신 분을 연기한다는 거 자체가 큰일이다. 제가 배우로서 살아가면서 가장 진심을 다해 보낸 시간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러자 우민호 감독은 "현빈 배우가 그 시대의 공기를 만들었다. 말 안 하고 아무것도 안 해도 현빈 배우가 그 공간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 시대 공기와 안중근 장군의 숨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라며 "힘들 수밖에 없다. 무게감이 컸다. 그래서 술 마시면서 가끔 울었는데, 저도 울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물론 현빈 배우 앞에서 울지는 않았고, 가고 나서 아내에게 전화해서 "현빈이 운다"라며 울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고, 그게 너무 슬퍼서 울었다. 저는 같이 있어 주는 것 뿐이다. 디렉션을 주지만 결국 배우가 만들고 해내는 것"이라며 "현빈 배우가 이 작품에 어마어마한 공헌을 했다. 너무나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미안하다. 고마움보다 미안함이 크다"라고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또 그는 "안중근 자서전을 처음 읽었을 때 느낀 감정이다. 30살에 거사를 했는데 고마움보다 미안함이 크게 왔다"라며 "그래서 저는 이 영화를 통쾌한 영화로 보여드리고 싶지 않았다. 연출자로서 관객들이 고마움보다 미안함을 느끼길 바랐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현빈이 영화 '하얼빈'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CJ ENM]

초반 전투신의 액션을 촬영 전날 다 바꿨다고 회상한 현빈은 "무기 사용도 많았고 화려한 액션이었는데 다 걷어내고 힘과 살아남아야 하는 처절함만 가지고 액션신을 찍길 바랐다"라며 "온종일 리허설하고 한 컷 오케이를 받기까지 6시간 동안 찍었다. 살아남아야 하는 처절함이 첫 번째였고, 그래서 대역이 있으면 안 됐다. 감정을 담아야 하니까 모든 배우가 대역 안 쓰고 다 소화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 관객은 현빈에게 연기적으로 잘했다고 하는 부분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현빈은 "'하얼빈'을 떠나 연기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만족한 적이 없다. 그런 순간이 오길 바라며 연기한다"라며 "잘했다기보다는, 연기적인 감정을 잡거나 집중하는 것에서 '이 신을 잘했구나' 하는 장면은 이창섭(이동욱 분) 동지와 대화하는 신이다"라고 꼽았다.

이어 "원래 대본에 없던 신이다. 감독님이 전날 갑자기 얘기하셨고, 촬영 당일에 그 시퀀스에 대한 대본을 주셨다. 어느 누구보다 가깝고, 둘만의 동지애를 보여줘야 할 것 같다고 하셨고 당일에 대본 받고 원샷으로 촬영했다"라며 "한번에 오케이가 됐다. 이동욱 배우와의 호흡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많은 것을 느끼며 촬영했다. 잘했다기보다는 좋아하는 신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우민호 감독은 "독립군의 모습이 저러지 않을까. 두 사람이 별 얘기 없이 앉아 있고 정적이 흐른다. 안중근 장군이 태우는 담배 연기만 계속 피어오른다"라며 "대본엔 그런 정적은 없는데 배우가 만든 거다. 순간 대사를 까먹었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말할 수 없는 마음일 거고, 그 마음이 빈 공간을 채웠다"라고 전했다.

배우 현빈이 영화 '하얼빈'에서 안중근을 연기하고 있다. [사진=CJ ENM]

이에 현빈은 "쉽게 대사가 안 나왔다. 한동안 멍하니 생각했다. 안중근 장군은 술을 잘 드셨는데, 독립된 이후에 술을 마시겠다며 술을 끊으셨다. 그걸 기반으로 신경 썼다"라고 덧붙였다. 또 현빈은 "영화엔 담배 피우는 신이 많이 나온다. 이것도 실제 있던 일이고 자료에 담겼다. 그들은 몇 분 후에 어떻게 될지 몰라서 불안한 마음을 담배나 술로 달랬다고 하더라"라며 "멋있는 모습으로 사진 찍은 것도 많은데, 이게 마지막 사진일 수 있어서 그렇게 찍었다고 하더라. 누가 그러더라. '제작비 다 담배에 썼냐'고. 그 시대 담배 연기가 우리 영화 안에 자리 잡은 거라고 받아들여 달라"라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현빈은 "제가 지금 가정이 없고 전쟁이 났다면 나갔을 거다. 하지만 가정이 생기고 입장이 바뀌니까, 생각할 것이 많고 고민이 생긴다. 그 당시라고 하더라도 지금 같은 상황이면 쉽게 결정하지 못할 거다"라며 "그래서 업적이 대단한 것 같다. 그분이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름과 기록이 남아있는 건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도 감히 말씀드리는 건 저는 발톱도 못 따라간다. 아무리 찾아도 따라갈 수 없는 분이다. 그래서 그 분의 업적과 성함이 우리 가슴에 남아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안중근 장군에게 어떤 말을 전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감사하다는 말 뿐"이라며 "미약하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좋은 일을 해야겠다는 혼자만의 다짐을 하는 거다"라고 답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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