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3~4팀 빼고는 다 경쟁이지요."
전남 드래곤즈는 지난해 스플릿 그룹A(1~6위)에 합류해 5위로 마감하는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시즌 초반 11위까지 내려갔었던 최악의 상황에서 반전에 성공하며 아름다운 마무리를 했다.
좋은 기억은 어제 내린 눈이 됐다. 새해가 밝았고 또 생존 경쟁을 시작하는 신세가 됐다. 클래식에 승격한 강원FC가 정조국, 이근호 등 10명을 폭풍 영입하며 이적 시장 초반을 흔들었고 제주 유나이티드도 만만치 않은 영입을 했다.
5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묘역에서 출정식을 가진 노상래(47) 전남 감독은 선수단을 향해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가며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멋지게 도전하자"라며 올해도 다크호스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자고 의지를 다졌다.
장소를 옮겨 기자간담회에 응한 노 감독은 "지난해 마지막에 좋은 모습으로 리그를 끝냈다. 올해는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도전하는 마음으로 나서려고 한다"라며 긴장의 끈을 조이겠다고 말했다.
전남은 수원 삼성에서 중앙 수비수 연제민을 영입한 것을 비롯해 박대한, 김준수 등 즉시 전력감을 각각 인천 유나이티드와 포항 스틸러스에서 보강했다. 외국인 공격수를 물색하는 등 전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노 감독은 "우리 전력은 전체의 중간 정도라고 평가하고 싶다. 기존 선수들이 거의 남았고 부족했던 포지션에서 할 일이 있는 선수들로 보강했다. 그들과 함께 좋은 방향으로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른 팀의 전력에 대해서는 "전북 현대, FC서울, 제주 유나이티드가 좋고 울산 현대나 상주 상무, 수원 삼성도 괜찮은 것 같다. 3~4팀 빼고는 모두 경쟁이다"고 예상했다.
목표 설정은 조심스러웠다. 클래식은 3위까지 다음 해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한다. 노 감독도 "지난해와 비교해 더 나은 성적을 내고 싶다. 그러면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아니냐고 하는데 그것은 아니다. 그저 작년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두루뭉술 넘겼다.
2016년은 노 감독에게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는 하위권에서 허덕이던 지난해 5월 5일 인천 유나이티드 원정을 0-0으로 비긴 뒤 자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심적 괴로움을 견디지 못했다. 구단의 만류로 사퇴를 철회하자 시즌 막판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낸 뒤에는 자격 시비에 휘말렸다.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려면 P급 라이선스가 있어야 하는데 노 감독은 A라이선스가 전부였다. 결국 송경섭 코치가 감독을 맡고 노 감독이 코치로 신분을 전환, '바지 감독'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해였다. 노 감독은 "감독 3년 차인데 선수들과는 농담도 많이 하고 장난치면서 더 다가가려고 한다.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가려고 한다"고 했다.
중도 사임 철퇴는 지도자 생활의 전환점이었다. 노 감독은 1995년 전남을 통해 프로에 입문해 2002년까지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는 "당시 그(사임 의사) 선택은 내가 전남에서 오래 선수 생활을 했고 창단 멤버라는 자격으로 팀을 생각하다 보니 그랬다"라며 팀에 대한 책임의식으로 내린 결정이었음을 고백했다.
이어 "사랑해서 헤어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것과 똑같다. 그 일을 계기로 한 번 정도는 더 생각하게 됐다"라며 큰 약이 됐음을 강조했다.
노 감독은 강원에서 코치 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그는 "(강원이) 전남은 무조건 넘는다고 생각하리라 본다. 일단 응원하겠다. 클래식에도 왔고 선수 구성도 좋더라. 일전에 전북 최강희 감독님이 강원이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던데 부정적인 뜻이 아닌 선의의 경쟁이라는 생각으로 한 말이다. 일단 응원은 해주겠다"고 했다. 견제를 하되 격려도 아끼지 않는다는 표현이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