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수원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 '푸른피의 사나이' 곽희주(36)가 미련 없이 은퇴를 선택했다.
수원은 5일 중앙 수비수 곽희주가 현역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3년 입단해 두 번의 K리그 우승을 이끈 곽희주는 등번호 29번을 남기고 수원을 떠나게 됐다.
이미 곽희주는 지난해 은퇴에 대한 고민과 함께 시점을 고르고 있었다. 8월 FC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어깨 부상을 당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모든 투혼을 불사르는 슈퍼매치를 누구보다 간절하게 뛰는 곽희주의 열정이 그만 선수 생명을 단축시키고 만 것이다.
10월 초 수술대에 오른 곽희주는 재활에 열을 올렸다. 12월 3일 적진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을 승부차기로 꺾고 FA컵 우승을 차지하는 장면을 본 뒤 눈물을 흘리며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다.
곽희주는 2013년 리그 종료 후 기자에게 "팀 리빌딩을 위해 떠나겠다"고 한 바 있다. 팬들은 그와의 이별을 안타까워했고 마지막 경기에서 등번호 29번이 새겨진 종이를 들어 올리며 예우했다. 이후 2014년 일본 J리그 FC도쿄, 알 와크라(카타르)를 거쳐 2015년 수원으로 돌아와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총 369경기를 뛴 곽희주는 21골 6도움을 기록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곽희주의 골이 있었다. 특히 2008년 우승 당시 서울과의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골을 넣으며 팀이 네 번째 별을 가슴에 새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찰거머리 수비는 상대 공격수들의 신경질을 유도했다. 곽희주는 데얀(FC서울), 이동국(전북 현대)의 킬러로 유명했다. 결정력 좋은 이들도 곽희주 앞에서는 약한 남자였다.
수원은 곽희주를 예우하기 위해 구단 산하 유소년 클럽 지도자를 제안했다. 그러나 곽희주는 계획했던 일들을 수행하기 위해 정중하게 거절했다.
애초 한 대학의 코치로 가기로 했지만, 실현되지는 않았다. 차분하게 자신을 돌아본 곽희주는 한 대학에서 스포츠심리학 강의를 듣는 것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먼 훗날 지도자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관련 학문을 익히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서다.
곽희주는 "은퇴하고 나면 좀 여유로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정말 할 일이 많다. 지도자 자격증은 B급 라이선스까지 확보했다. A급은 올 연말에 도전하려고 한다. 시간이 걸릴 일인데 지도자를 하려면 당연히 거쳐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목표도 뚜렷하다. 그는 "지금 가장 오래 지휘봉을 잡고 계신 분이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님 아니신가. 최 감독님 이상으로 오래 감독을 하고 싶다"며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수원에 대한 애정은 팔에 새긴 수원 엠블럼으로 모든 것이 설명된다. 곽희주는 "수원이 더 잘 되기를 바랄 뿐이다. 언젠가는 팬들과 함께하고 싶다. 수원은 내 마음이자 자부심이다"라고 전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