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아 이제 나이를 먹었나 보네."
훈련 중 맏형 이정수(37, 수원 삼성)의 몸 개그가 나오자 여기저기서 폭소가 터졌다.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도 "야 이거 재미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7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르베야 다마 데 노체 훈련장, 전지훈련 막바지인 수원 선수단에 큰 웃음보가 터졌다.
전날 크라스노다르(러시아)와의 연습 경기에 나섰던 B팀은 회복 훈련을 한 가운데 8일 슬라비아 프라하(체코)와의 최종 연습 경기에 나설 A팀은 전술 훈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A팀은 김태영 코치 주재로 순간 반응 속도 확인 훈련에 집중했다. 순간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는 스프린트와 빠른 반응을 확인하는 민첩성을 동시에 소화하는 것이다.
지난해 수원은 경기 막판 체력이 떨어지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져 이기거나 비길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김 코치는 이 훈련을 통해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움직이는 힘을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 끝까지 집중해서 상대를 놓치지 말아야 지난해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김 코치의 재치있는 입담과 함께 훈련에 열을 올렸다. 훈련의 능률은 상당히 높았다. 특히 공격수가 수비수를 잡고 수비수가 공격수를 따돌리는 요구 조건이 명확한 훈련에서는 재미 만점이었다. 산토스와 양상민은 서로를 붙잡은 뒤 등을 강하게 두드리며 복수했다.
김 코치가 등 뒤에서 볼을 떨어트리는 소리에 반응하는 훈련에서는 이정수를 주시했다. 185㎝의 장신 이정수의 동작이 너무나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이정수는 김 코치가 등 뒤에서 내는 축구공 낙하 소리에 반응해 움직여야 하는데 손뼉 치는 것에 너무 빨리 반응, 혼자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제조했다. 김 코치는 "(이)정수야 귀만 열어"라며 다른 생각을 하지 말라고 자극했다.
서서히 이정수에게 시선이 더 집중됐고 부담스러웠던 이정수는 앞구르기와 뒤구르기를 연속으로 한 뒤 런닝으로 이어가는 과정에서 어설픈 동작을 취했다. 그러자 웃음보는 더 커졌다. 조나탄, 매튜 저먼 등 두 외국인 선수와의 대결이라 더 돋보였다.
멋쩍은 이정수는 "야, 왜 나만 할 때 웃냐"라며 후배들에게 항변(?)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이정수지만 가는 세월을 붙잡기는 어려웠던 모양이다. 그래도 훈련이 끝난 뒤에는 김태영 코치에게 "훈련 막바지에 집중력이 떨어진 것 같아 죄송하다"라며 웃음거리가 아닌 훈련 성의 저하로 벌어진 일이라는 뜻을 전했다.
최선참의 몸을 던지는 희생으로 막내들까지 편안하게 웃으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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