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어휴, 정말 이제는 그만 갔으면 좋겠어요."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지난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홈경기에 앞서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꺼냈다.
바로 5세트 승부에 관해서다. 한국전력은 이날 KB손해보험전에 앞서 올 시즌 12차례나 풀세트 접전까지 가는 경기를 치렀다. 그런데 신 감독의 바람과 달리 이날 KB손해보험전도 5세트까지 진행됐다.
한국전력이 3-2로 승리를 거뒀지만 경기 후 신 감독의 표정은 조금 어두웠다. 그는 "승점3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었는데 이를 놓친 부분이 아쉽다"고 했다.
그런데 5세트 승부가 늘어날수록 승리팀은 승점에서 손해를 보는 부분이 있다. 5세트에서 승리를 거둘 경우 승점2가 주어지고 패한 팀도 승점1을 가져가는 규정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13일 기준으로 19승(10패)을 올리고 있다. 승수만 따지면 1위 대한항공(20승 8패)에게 차이가 얼마 안난다. 하지만 잦은 5세트 승부로 승점에서 손해를 봤다. 한국전력보다 승수에서 1승이 부족한 현대캐피탈(18승 11패)이 2위에 올라있는 이유다.
신 감독은 잦은 5세트 승부에 대해 "선수들이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될 수 있지만 부정적으로 평가를 한다면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치열한 순위 경쟁 상황에서 승점에서 밀리는 원인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벤치에서 지켜보는 코칭스태프도 그렇지만 코트 안에 있는 선수들도 5세트 경기가 자주 나오면 괴로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순위 경쟁에서 고비가 찾아왔다"며 "우리카드, 대한항공과 연달아 만나는데 만약 이기더라도 5세트까지는 안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단 첫 단추는 잘 뀄다. 한국전력은 지난 10일 장충체육관에서 만난 우리카드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3-1로 이기며 승점3을 챙겼다. 오는 14일 대한항공을 상대로 다시 한 번 승점3을 챙긴다면 20승 고지에 오르는 동시에 현대캐피탈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그런데 두팀이 이날 5세트까지 가는 경기를 치른다면 한국전력은 진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V리그 출범 후 한 시즌 최다 5세트 경기를 치른 팀이 바로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1-12시즌 모두 14차례 풀세트 접전을 치렀다. 한국전력은 이 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당시 대한항공 사령탑이 신 감독이었다,
그는 2013-14시즌 한국전력 지휘봉을 잡았는데 당시에도 11차례나 풀세트 승부를 경험했다. 2014-15시즌에도 10차례나 5세트까지 가는 경기를 치렀다. 지난 시즌에는 그나마 9회에 그쳤다. 신 감독과 5세트 승부 사이에는 질긴 인연이 있는 셈이다.
한편 한국전력은 대한항공을 상대로 올 시즌 풀세트 접전은 한 번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16일 열린 맞대결이었고 한국전력이 3-2로 대한항공에게 이겼다. 한국전력은 올 시즌 5세트 승부에서 유독 강하다. 지금까지 치른 13차레 풀세트 접전에서 10승 3패를 기록하고 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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