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웅 유니폼 사태 신영철 감독 "내 책임 크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한국전력 세터 강민웅이 경기 퇴장 조치됐다. 그는 지난 1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원정경기에 선발 세터로 나오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원정 유니폼을 가져와야 했는데 그만 홈 경기용을 챙겨왔다. 경기장에 도착한 뒤 사실을 인지했고 원정 유니폼은 뒤늦게 체육관에 도착했다.

강민웅은 1세트 초반 먼저 코트에 나섰던 황원선과 교체됐다. 그런데 바꿔입은 유니폼이 사달이 났다. 한국전력 선수들이 착용한 반소매가 아닌 어깨가 드러나는 민소매 유니폼이었다. 디자인이 달랐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V리그 경기를 뛰는 선수들은 등록된 동일 유니폼을 입어야한다는 경기요강을 두고 있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 항의를 했고 결국 1세트 중반 경기가 중단됐다.

강민웅은 규정상 더이상 코트에 있을 수 없었고 한국전력은 강민웅이 코트에 처음 나왔을 때 올린 점수로 돌아갔다. 한국전력은 1세트를 힘없이 내줬지만 2, 3세트를 연달아 가져가며 승리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결국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2-3으로 졌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유니폼을 잘못 가져온 (강)민웅이가 실수를 햤지만 어쨌든 내 불찰"이라고 했다. 주무가 유니폼을 챙기는 팀도 있긴 하지만 한국전력은 아니다. 선수들이 유나폼을 직접 챙긴다. 신 감독은 "민웅이에게 하지 말아야 할 실수를 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는 하겠다"고 하면서도 "이런 일로 민웅이가 의기소침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KOVO 미등록 유니폼이 체육관으로 온 이유가 있다. 한국전력 선수들은 전용 숙소가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 팀 전용체육관이 있는 의왕시에 있는 아파트를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신 감독은 "홈이나 원정경기에 있을 때 아파트에 남아 있는 인원이 없다"고 했다.

강민웅의 원정 유니폼은 아파트 근처에 있는 마트 주인이 가져다 줬다. 원정 유니폼에 해당하는 색상은 잘 찾았지만 그 다음이 문제였다. 선수, 코칭스태프, 구단 사무국 직원이 아닌 이상 KOVO 등록 유니폼이 어떤 것인지 알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전력은 예전과 비교해 배구단 지원과 환경이 나아졌다는 얘기를 듣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다른 구단에는 모자란 부분이 있다. 배구단 운영주체가 국내 유수의 공기업이긴 하지만 팀이 회사 총무부서에 속해 있기 때문에 운영과 지원에 있어 한계도 있다.

신 감독은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했다"며 "두 번째 유니폼을 가져오는 과정에서 생긴 일 역시 내 불찰이고 책임"이라고 거듭 말했다. 대한항공전에서 매끄럽지 않고 경기 진행 상황을 맞았고 승점1 추가에 그쳤지만 긍정적인 소득도 있었다.

강민웅을 대신해 뛴 황원선이다. 그는 지난 시즌 신인드래프 2라운드 3순위로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팀내에서 강민웅, 이승현에 이은 세번째 세터다. 평소 출전 기회가 거의 없었지만 황원선은 어수선한 가운데도 나름 제몫을 충분히 해줬다. 경기에 패했지만 승점을 올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 됐다. 신 감독은 "(황)원선이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한 경기라고 본다"며 "제역할을 다해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