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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즌' 한석규, 언제나 '플레이어'이고 싶은 배우(인터뷰)


"계속 연기할 수 있는 나, 복 많은 사람"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배우 한석규가 영화 '프리즌'을 통해 악역으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영화의 주인공 익호를 만나게 된 배경은 물론, 오랜 시간 국민적 사랑을 받아오면서도 배우의 삶을 고민해야 했던 순간들을 그에게 직접 들을 수 있었다.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프리즌'(감독 나현, 제자 큐로홀딩스)의 개봉을 앞둔 배우 한석규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프리즌'은 밤이 되면 죄수들이 밖으로 나가 완전범죄를 저지르는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익호(한석규 분)는 그 안의 왕이자 권력 실세로 군림한다. 검거율 100% 전직 경찰 유건(김래원 분)이 뺑소니, 증거인멸, 경찰 매수의 죄목으로 입소하고 익호는 유건을 새로운 범죄에 앞세운다.

영화를 연출한 나현 감독과 한석규는 '프리즌'에 앞서 다른 작품으로 협업을 준비한 인연이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제작 투자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탓에 한석규는 영화 '상의원'을 차기작으로 택하게 됐다. 한석규는 이후 나현 감독과 새 영화 '프리즌'으로 재회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나현 감독과 작업을 함께 못한 1년의 시간이 있었죠. 두 번째 시나리오를 제게 줘서 일단 기뻤어요. 그게 좋았던 것 같아요. 시나리오를 단숨에 읽었는데, 드는 생각은 쉽지 않겠다는 것이었어요. 본능적으로 '이 인물은 내가 입기 쉽지 않은 옷이구나. 만만치 않겠구나' 싶었죠. 악역은 몇 번 했었지만 이번에 익호의 악은, 자신이 없었어요. '못 해낼까봐'가 아니라, 제 고정관념인 것도 같은데 여태껏 제가 사투리를 쓰며 연기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과 비슷한 고민이었어요. 익호 역이 마치 그런(내 말이 아닌 말로 연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죠. 영화의 완성본을 본 뒤 익호 역에 대한 감독의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데뷔 30년을 바라보고 있는 한석규의 존재감은 한국영화계에서 꾸준히 묵직했다. '프리즌'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김래원에게 "배우는 마흔부터"라는 조언을 하기도 했던 한석규는 과거 자신의 연기가 못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때를 떠올렸다. "내가 연기하는 게 별로 꼴보기가 싫었다"며 "눈이 멍을 때린다고 해야 하나, 그랬는데 요즘 조금 봐줄만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관객으로서 내가 연기하는 눈을 보면, 이제 좀 사연이 담겨보여요. 눈도 뭔가 담아내는 것 같아요. 대사 없이도 눈으로요. 그게 40살은 넘어야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로 그런 말을 했었죠. 완성이 없는 거니까요. 젊을 때는 뭔가를 이루는 것, 완성시키는 것에 정신이 팔려 있었어요. '이룬다' '해낸다'라는 말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게 별 것 아니라는 걸, 하나도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요."

영화는 물론 드라마를 통해서도 최근 큰 사랑을 받았던 한석규는 꾸준히 작품을 할 수 있는 자신의 상황이 행운이라는 말도 더했다.

"계속 플레이어이고 싶은 거죠. 되든 말든 상관 없이 생각했던 것을 계속 해 보려고 해요. 나는 복이 많은 놈이라 생각해요. 계속 하니까요. 그런 무대가 계속 주어지고 제가 생각하는 것들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로든 드라마로든 하고 싶은 게 많아요. 계속 할 거고, 하고 싶어요. 한국영화에서 못한 게 많거든요."

그가 제작자나 영화 관계자들을 만나 종종 제안하는 영화 형식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한석규는 "내가 해보고 싶은 연기 중 하나가, 중편 시나리오 60분 짜리를 하나 완성해서 전혀 다른 두 팀이 서로 모르게 작업하는 것"이라며 "다른 연출, 다른 배우들이 같은 내용의 같은 시나리오를 60분 영화로 상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걸 해보고 싶어요. '같은 글로 연출자와 연기자가 이렇게 다르게 해석해서 접근하는구나' 하는 것을 꼭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관객도, 후배나 동료들도 그걸 보면서 '저렇게 다르구나. 답이 없구나'라고 생각할 것 같거든요. 한 신을 완성하는 데 답이 없죠. 하지만 목표는 있는 거예요."

한편 '프리즌'은 오는 23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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