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폐지 댓글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 폐지될지 모른다면 해볼 것은 다 해보자는 생각이예요. 지금까지 '우결'을 끌어온 패턴이 있다면 조금씩만 더 변화를 줘도 다르지 않을까요. '우결'은 끝날 만하면 상승의 여지가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달콤하고 심장 터질 듯한 설렘이 전부가 아니라 기본으로 돌아가서 재미있는 결혼 생활을 보여줄 수 있는게 뭘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불과 넉달 전,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 제작진의 이야기였다. 10년 동안 반복되는 패턴에 대한 시청자들의 피로감에 대해, 그리고 프로그램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나 '우결'의 쇄신은 통하지 않은 모양새다. 또다시 폐지설이 거론되고 있다.
물론 아직 '우리결혼했어요'의 폐지는 결정된 사항이 아니다.
MBC 관계자는 "개편 시기가 되어 여러가지 방안이 논의되는 과정에 있다"면서 "'우결'은 그 중 하나일 뿐 본격적으로 폐지를 논의하고 있지도, 결정된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우리결혼했어요'의 폐지를 이야기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것.
출연자들도 "폐지 통보는 받지 못했다"지만 MBC 예능국 내부의 미묘한 분위기는 감지했다. 한 출연자의 소속사 관계자는 "폐지나 마지막 촬영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다만 외부에서 이같은 이야기가 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작진으로부터 '기다려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개편 때 통상적으로 나올 수 있는 이야기다. 다만 폐지가 거론됐다는 것만으로도 '우리결혼했어요'의 현위치와 경쟁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리결혼했어요'는 2008년 3월 첫방송을 시작해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초기만 해도 가상커플이라는 신선한 콘셉트가 판타지를 자극하며 설렘을 안겼다. 알렉스-신애, 서인영-크라운제이, 조권-가인, 닉쿤-크리스탈 등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커플로, 대세 아이돌의 출연 희망 1순위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높은 시청률에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가상 커플을 앞세운 만큼 작위적이라는 지적도 종종 받았다. 과거 대본 논란에 휩싸인 바 있으며, 출연자가 열애설에 휩싸여 하차했던 경우도 많았다. "대본은 없다"고 해명하고, 출연자들의 '리얼리티'를 강조했지만, 프로그램의 태생상 진정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여기에 최근에는 실제 커플을 앞세운 나영석 PD의 '신혼일기', 예능적 재미를 더한 JTBC '님과 함께' 등 비슷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으로 경쟁력마저 약화 됐다. 새 커플 투입을 위한 화제성도 잠시뿐, 커플들의 패턴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시청률은 3~5%대로 고전하고 있다.
수차례 위기설에도 새 커플들을 지속적으로 투입하며 명백을 이어왔지만, 이제는 폐지 위기까지 몰렸다. '우리결혼했어요'의 기사 댓글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이 프로그램 언제 폐지되나요'는 웃픈 현실이 되는 걸까.
또다시 닥쳐온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시청자들과 안녕을 고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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