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은 지난 13일 새 사령탑을 선임했다. 지난 4년 동안 팀을 이끌었던 신영철 감독과 결별한 뒤 후보자를 물색했고 그 결과 내부 승격으로 결정했다.
선수와 코치로 23년 동안 한국전력에 몸을 담았던 김철수 코치가 감독직을 맡았다. 김 감독은 17일 선수단 숙소가 있는 경기도 얀양에서 '조이뉴스24'와 만나 "책임감과 함께 부담감이 크다"고 밝혔다.
감독 자리는 코치 시절과 전혀 다르다. 그는 코치로 지금까지 공정배 현 한국전력 단장·강만수 전 우리카드 감독·신춘삼 전 한양대 감독·신 전 감독 등 사령탑 4명을 보좌했다. 김 감독은 "이런 경험이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사령탑 선임 후 이제는 전임이 된 신 감독과도 연락했다. 김 감독은 "신 감독께선 코치마인드와 감독 마인드는 달라야한다고 강조했다. 당연히 잊지 않고 가슴에 새겼다"고 말했다.
그는 배구단을 떠나 회사로 복귀해 직원으로 근무할 계획도 세웠다. 김 감독은 "신 감독이 팀을 떠난 뒤 새로운 사령탑이 오게 되면 그렇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외부 인사 영입보다는 내부에서 새 감독을 찾았고 김 감독이 낙점받은 것이다. 그는 "사장님을 비롯해 구단 관계자분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며 "다가올 새 시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오프시즌 가장 큰 숙제는 '집토끼 단속'이다. 한국전력은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중 한 명인 서재덕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다. 원 소속팀 외에 다른 몇몇팀에서도 서재덕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김 감독은 사령탑 선임 당일 공 단장 및 구단 고위층과 만난 자리에서 '서재덕은 반드시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재덕이가 만약 빠진다면 밑그림을 다시 그려야한다"고 했다. 서재덕이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다. 팀 색깔을 크게 바꾸지는 않을 전망이다. 김 감독은 "신 감독께서 만들어 둔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고 했다.
서재덕이 팀을 떠나는 상황도 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이럴 경우 주상용과 박성률이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자리로 갈 수 있다"고 했다. 오는 5월 열리는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한 자리만 고집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웃사이드 히터 외국인선수를 선발할 수 도 있다.
김 감독은 "외국인선수를 레프트로 데려온다면 재덕이가 라이트(아포짓 스파이커)로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부 FA 영입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다. 재덕이와 재계약이 최우선"이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국내 선수 트레이드와 같은 전력 보강 방법는 "아직은 시기 상조"라고 했다. 한국전력의 약점 중 하나로 꼽히는 주전과 백업 멤버간 격차 줄이기가 오프시즌 또 하나의 과제다. 김 감독은 "신 감독과도 올 시즌 내내 그 문제를 풀기 위해 고민을 했었다"며 "그 차이를 최대한 좁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배구를 하고 싶다기 보다 '이기는 배구'를 하려고 한다"며 "이번 플레이오프 결과를 두고 신 감독을 비롯해 선수들 모두 크게 실망했다. 우리팀 스스로 흔들리면서 허무한 결과(한국전력은 예상과 달리 현대캐피탈에게 시리즈 전적 2패로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을 손에 쥐었다"며 "2년 전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할 때와 다른 느낌"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승부 근성'을 강조했다. 그는 "선수들이 코트에서 열심히 뛰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기려는 의지가 상대와 비교해 조금 모자란 부분이 있었다고 본다"며 "다음 시즌은 올 시즌과 달리 조금 더 끈끈해진 조직력을 보여드릴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한국전력에 입단했다. V리그 원년(2005 겨울리그)까지 현역 선수로 뛰었고 2007-08시즌까지 플레잉코치로 있었다. 한국전력이 프로팀으로 전환된 2008년부터 정식으로 코칭스태프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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