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가까운 미래에 팀의 4번 타자가 충분히 될 수 있는 선수 중 하나죠."
염경엽 SK 와이번스 단장은 넥센 히어로즈 사령탑을 맡고 있었을 때 이런 얘기를 종종 했다. 그가 한 말의 주인공은 김하성(내야수)이다.
김하성은 프로 입단 2년차 시즌이던 2015년 19홈런을 쳤다. 그리고 염 단장이 넥센 사령탑으로 마지막 시즌이 된 지난해 드디어 20홈런 타자가 됐다. 또한 20홈런 28도루를 기록하며 '20-20' 클럽(20홈런 20도루 이상 달성시)에 이름을 올렸다.
염 단장에 이어 넥센 지휘봉을 잡고 있는 장정석 감독은 최근 김하성을 4번 타순에 기용하고 있다. 김하성은 지난 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원정 경기에서 '파워'를 선보였다.
넥센은 이날 상대 추격을 뿌리치며 7-5로 이겼다. 1위를 달리고 있고 4연승 도전에 나선 KIA를 꺾었다. 팀 승리 주역은 4-4로 팽팽한 가운데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이던 9회초 결승타가 된 2루타를 날린 이정후가 됐다.
하지만 KIA에게 동점을 허용하지 않았다면 김하성이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그는 이날 KIA 선발투수 양현종을 상대로 2홈런을 쏘아 올렸다. 1회초 기선을 제압하는 3점포를 날렸고 5회초에는 솔로포로 다시 한 번 손맛을 봤다.
그는 7, 8호 홈런을 기록하며 채태인과 허정협(이상 7홈런)을 제치고 팀내 최다 홈런 타자가 됐다. 넥센은 예전과 달리 팀 컬러가 바뀌었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유한준(kt 위즈) 등 팀을 대표하던 거포들은 이제 없다.
그리고 중장거리포로 기대를 걸었던 외국인 타자 대니 돈은 1할대 타율(1할2푼5리)에 홈런은 단 한 개로 부진하다. 김하성에 앞서 올 시즌 개막 이후 4번 역할을 맡겼던 윤석민도 타율은 3할3푼6리로 높은 편이지만 홈런은 4개에 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하성의 한 경기 2홈런은 거포 갈증에 시달리고 있는 넥센과 장 감독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김하성은 KIA전이 끝난 뒤 "첫 타석에서는 볼 카운트가 몰려 빠른 구종을 노렸다. 세 번째 타석은 투 볼 이후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를 잡길래 한 번 던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변화구 타이밍을 노렸다"고 홈런 상황에 대해 말했다.
김하성은 올 시즌 개막 후 유독 맞지 않은 방망이 탓에 마음 고생도 했다. 타율이 2할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KIA전까지 조금씩 끌어올리긴 했지만 9일 기준으로 타율은 2할6푼5리(220타수 53안타)다. 기대치에 견줘 아직은 성이 차지 않는다.
그는 "타격감은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은 (타율에)크게 신경쓰지는 않고 있다. 조급해하지 않고 부담 없이 편하게 생각하고 타석에 서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경을 쓰는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타점이다. 김하성은 "타점을 올릴 수 있고 찬스를 잘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9일 KIA전 4타점을 추가해 36타점으로 팀내 타점 부문에서도 서건창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하성은 4번 타순에 나오는 것에 대해 "그렇다고 해서 꼭 홈런에 욕심을 내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타순과 타율은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며 "경기를 치를 수록 (기록 수치는)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넥센은 10일 같은 장소에서 연승 도전에 나선다. KIA는 전날에 이어 또 다시 좌완인 팻 딘이 선발 등판한다. 김하성의 배트도 이미 예열이 끝났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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