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 뒷문지기 얼굴이 자주 바뀌고 있다. 지난 시즌 마무리를 맡아 36세이브(2승)를 올린 김세현이 부상과 컨디션 저하로 중간계투로 보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일은 없을 것 같다. '필승조'에 속한 투수가 김세현의 자리를 잘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김세현이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 빠져있는 동안 먼저 임시 마무리 역할을 맡은 주인공은 이보근이다. 그런데 이보근도 부상을 당했다. 그 자리를 이번에는 김상수가 이어 받았다.
김상수는 지난 1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쓴맛을 봤다. 7-7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던 연장 10회초 넥센의 다섯 번째 투수로 나와 실점을 내줬다. 앞서 마운드에 있던 하영민이 내보낸 주자가 홈으로 들어와 김상수에게 실점과 자채점이 주어지지 않았지만 넥센은 이날 연장 접전 끝에 7-9로 졌다.
다음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김상수는 다시 마운드에 올라갔다. 소속팀이 2-1로 리드하고 있던 9회초 제이크 브리검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전날과 다른 상황이다. 한 점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나온 것이다. 그는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김상수는 9회초 선두타자 손아섭을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한 뒤 최준석과 윤길현을 대신해 타석에 나온 이우민까지 각각 삼진과 2루수 앞 땅볼로 돌려세우며 넥센의 2-1 승리를 지켰다. 넥센은 이날 승리로 32승 1무 32패로 다시 5할 승률에 복귀했다.
그는 연투에도 흔들리지 않고 시즌 7세이브(1패 5홀드)를 올렸다. 마무리 보직에 대해 "자리가 바뀌었다고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자리나 잘 던져야하고 긴장되는 부분은 있기 마련"이라며 "마무리로 보직이 변경된 뒤 김세현도 그렇고 (이)보근이 형 그리고 박승민 투수코치가 조언을 해줬다"고 말했다.
단순한 격려가 김상수에게는 힘이 됐다. 그는 "팀 동료들도 첫 세이브를 올린 뒤 '클로저 자질이 있다'고 농담을 건냈다"며 "무엇보다 자신감을 갖고 타자와 승부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는 올 시즌 개막 후 다소 부진했다. 주자를 내보내는 횟수도 늘어났다. 김상수는 "주로 내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등판하는 보근이 형에게는 정말 미안했다"며 "승계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타자를 상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고 했다.
김상수는 마운드에 오를 때면 한 가지를 마음 속에 담고 공을 던진다. 그는 "내 뒤에 나올 투수가 없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중간계투로 뛸 때도 그렇고 마무리로 돌아선 지금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맞이하는 상황을 피하지 않겠다는 각오이고 그렇게 마음을 먹어야 타자와 승부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수는 "시즌 초반에는 전반적으로 안 좋은 사이클에 속해 있었던 것 같다"며 "지금은 사이클이 올라오고 있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컨디션이 떨어질 때도 있고 반대로 그렇지 않은 시기도 있는데 지금은 좋아지고 있는 때다. 앞으로 좀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중간계투에서 마무리로 변경됐지만 크게 변화를 준 건 없다. 그는 "투구 패턴과 구종을 바꾸진 않았다"며 "어떤 자리에 나오든 타자와 승부한다는 사실은 변함 없다"고 강조했다.
연투에 대한 부담도 크게 없다. 아직까지는 그렇다. 김상수는 "체력적으로 문제는 없다"며 "팀이 순위 경쟁을 한창 하고 있고 부상 선수들도 있어 조금은 쉽지 않은 시기다.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마운드에 오르면 '잘 버티자'는 생각만 한다"고 했다. 또한 그는 "세이브나 홀드 몇 개를 올리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마운드에 있을 때 만큼은 잘 버티기가 올 시즌 1차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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