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한때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A컵까지 세 대회를 모두 쥐고 시즌을 이어가고 있던 제주 유나이티드가 또 여름 징크스에 빠졌다.
올해는 내상이 훨씬 깊다. 5월 21일 12라운드 대구FC전까지 리그 1위를 질주했던 제주는 18라운드 6위로 미끄러졌다. 그 사이 ACL도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16강에서 1차전을 잡고도 2차전에서 폭력 사태에 휘말리며 탈락했다. FA컵 16강에서도 수원 삼성에 패하며 탈락했다.
조성환 감독은 "여름에 오는 징크스가 조금 더 빨리 왔다. 대처를 잘해서 리그를 준비하겠다"고 했지만, 상황은 오히려 제주에 더 불리하게 돌아갔다.
제주의 여름 징크스는 연례행사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감안을 하고 봐야 했다. 무더위에 항공기를 통한 이동 등은 힘겨움의 연속이다. 제주에서는 어디를 가더라도 모두 장거리다.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무엇보다 우라와전 여파가 가장 치명적이었다. AFC는 조용형에게 6개월 자격정지, 백동규에게도 3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수비수 두 명이 졸지에 K리그는 물론 친선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김수범 등 다른 수비진이 있지만 노련한 조용형이 시즌 아웃이나 마찬가지인 징계를 받은 것은 억울한 상황에 뺨을 때린 격이다.
A매치 휴식기 중 FA컵을 잃으면서 제주의 방향성도 상실했다. 선수들을 대거 보강해놓고 누구에게 기회를 부여해야 하는지 머리가 아플 정도로 고민했던 조 감독의 두통을 더 심하게 만들었다.
대구전 승리 후 강원과 울산 현대에 1골 승부에서 졌지만, 포항을 이기면서 반전하는 듯하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전남 드래곤즈에 비기더니 18라운드 수원 삼성에 0-1로 졌다. 옌볜 푸더(중국)에서 복귀시킨 윤빛가람이 뛰었지만 큰 소득은 없었다.
오히려 마르셀로(오미야 아르디쟈)가 일본 J리그로 이적했고 황일수도 수원전이 끝난 뒤 옌볜으로 떠났다. 미드필더 이창민의 중동 이적설까지 떠오르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레버쿠젠으로 보냈던 류승우가 돌아오는 것이 반갑지만 현 상태로는 누가 온다고 쉽게 바뀌지는 않을 모양새다.
제주 관계자는 "조 감독의 전술에 조금은 변화가 생겼다. 선수들이 적응하는 단계다. 선수가 빠지는 것을 고려한 조치다. 팀으로 뭉쳐 적응하고 이겨내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본다"고 했다.
제주의 향후 일정은 더욱 버겁다. 12일 홈에서 1위 전북 현대와 20라운드로 만나고 16일 FC서울과 21라운드를 치른다. 두 경기에서 최소 1승 1무를 해야 순위 싸움을 이어간다. 그렇지 않으면 19일 상주 상무, 22일 포항 스틸러스전의 부담이 상당히 커진다. 멘디, 마그노 등 개성 넘치는 외국인 공격수의 활용도를 높이면서 정면 돌파로 여름 징크스를 부셔야 하는 제주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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