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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차두리, 현역 이미지 버리고 지도력 무장할 때


감독 보좌하면서 선수단 인화단결 이끌고 수비 재건해야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신태용호의 코치진 진용이 갖춰졌다. 23세 이하(U-23) 대표팀과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함께 했던 전경준(44)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와 성남 일화의 전성기를 함께 누렸던 김해운(44) 골키퍼 코치가 신 감독을 보좌한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제각각이라는 점을 고려, 이재홍(34) 피지컬 코치도 보강했다. 울리 슈틸리케(63) 전 감독 시절 전문 피지컬 코치 없이 카를로스 아르무아 코치에게 모든 것을 맡긴 것에서 전문화, 세분화한 셈이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역시 김남일(40)과 차두리(37)다. 현역 시절 '진공청소기'로 불렸던 김남일 코치는 2002 한일, 2006 독일, 2010 남아공월드컵에 모두 출전해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어봤다.

'차미네이터' 차두리는 전력분석관이라는 직책으로 슈틸리케 체제를 함께 하다 지난 3월 중국, 시리아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연전이 끝난 뒤 돌연 사퇴했다. 지난 5월 독일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A급 지도자 자격증을 따면서 코치 직함을 얻었다. 다시 대표팀에 합류한 것에 대한 비판론이 있는 것이 사실이었고 신 감독이 12일 인터뷰를 통해 "일주일간 내가 전화하고 쫓아다니며 설득했다"고 진화에 나섰다.

역할은 확실하다. 전 코치가 전체를 아우르고 김 코치는 수비를 맡으면서 선수단과 코치진 사이의 가교 역할을 맡는다. 차 코치도 수비에 공을 들인다. 카리스마 넘치는 김 코치와 선수로 복귀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여전히 혈기가 넘치는 차 코치의 합류는 새로 구성되는 A대표팀 선수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신 감독은 김 코치에 대해 "월드컵 본선에 3회 출전한 경험이 필요했다. 힘든 시기에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을 비롯한 감독들이 어떤 조언을 했을 때 가장 동기부여가 됐는지 살펴보고 나에게 충언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월드컵 본선 경험이 없는 자신을 깨우면서 선수단의 정신도 집중시키는 이중효과를 노린 셈이다. 차 코치에 대해서는 "남은 두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두 코치에게는 현역 시절의 아우라가 여전하다. 김 코치는 A매치 98경기를 뛰었고 차 코치도 76경기를 소화했다. 코치의 무게감을 높이기에 충분한 경력이다. 동시에 전 수석코치, 김 골키퍼 코치가 선수단 파악하는 시간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코치 신분에서는 과거를 버리고 새 출발을 해야 한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조용하게 단합의 연골 고리 역할을 해줘야 한다. 소리없는 희생이다. 신 감독은 성남 일화 시절과 U-23, U-20 대표팀에서 '형님 리더십'으로 재미를 봤지만, A대표팀은 조금 다르다. 머리가 굵은 선수들이 모인다. 완전히 뭉치는 '원팀(One Team)'이 필요하다. 기존의 형님 리더십에 두 코치의 카리스마를 앞세운 지도력이 섞여 나와야 하는 이유다.

A대표팀 코치를 경험했던 한 지도자는 익명을 전제로 "현 대표팀은 무너진 기강을 확립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서 두 사람이 적임자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2경기에서 수비를 얼마나, 어떻게 잘하느냐에 있다. 공격은 신 감독의 혜안이 있어 걱정하지 않지만, 수비 지도력이 정말 중요하다. 두 코치는 지도자 시선에서 보면 '햇병아리'다. 무너진 수비력의 틀을 얼마나 잘 세우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체제에서 공격을 담당한 설기현 코치의 존재감이 희미했던 것이나 차 코치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은 사례가 분명하게 있다. 신 감독은 벽을 허물고 '충언'을 강조했다. 문제가 있다면 얼마든지 쓴소리를 하라는 뜻이다.

수비력 복원은 이들의 최대 과제다. 지난 8경기를 치르면서 한 번도 수비진이 같은 조합으로 꾸려진 일이 없다. 현역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하면서도 중앙 수비까지 해본 김 코치와 공격수에서 측면 수비수로 성공적으로 변신했던 차 코치의 경험이 시너지 효과를 이뤄야 한다.

운이 좋은 것은 이들의 풍부한 월드컵 예선, 본선 경험이 좋은 약으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이다. 김 코치는 "내가 월드컵에 출전하면서 힘든 순간마다 느낀 생각을 선수단에 전수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며 확실한 지도를 예고했다. 두 코치의 제대로 된 코칭 실력이 기대되는 이유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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